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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al of Internal Korean Medicine > Volume 44(5); 2023 > Article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포함한 한방치료로 호전된 파킨슨병 환자의 불안 및 불면 치험 1례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port the case of a patient with Parkinson’s disease experiencing anxiety and insomnia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therapies.

Methods:

A patient diagnosed with Parkinson’s disease with anxiety and insomnia was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therapies, including herbal medication (Gyejigayonggolmolye-tang), acupuncture, electro-acupuncture, and moxibustion, for 18 days. To evaluate the therapeutic effect, we checked the Beck Anxiety Inventory (BAI) and Insomnia Severity Index (ISI) scores to monitor anxiety and insomnia.

Results:

After treatment, the patient’s BAI and ISI scores for anxiety and insomnia decreased. Further, the patient and her protector mentioned that their quality of life had improved.

Conclusion:

These results suggest that Korean medicine therapies with Gyejigayonggolmolye-tang have a beneficial effect on anxiety and insomnia in patients with Parkinson’s disease.

I. 서 론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노인 인구의 만성질환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노인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10만 명에 27.8명, 60세 이상 인구에서는 10만 명에 165.9명으로 추정되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1.
파킨슨병은 흑질(substantia nigra) 내의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퇴행으로 선조체(striatum)의 도파민 감소가 야기되는 질환이다. 선조체의 조절을 받는 기저핵(basal ganglia)의 비정상적인 기능으로 인해 안정 시 진전, 근긴장 이상, 운동완서, 보행장애와 같은 운동성 증상을 보이게 된다1.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뿐 아니라 정신 장애나 수면 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감각 이상과 통증 등의 다양한 비운동 증상을 동반하며, 이러한 비운동 증상은 환자나 보호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2.
약 40%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상당한 불안을 경험하며, 약 29%에서 DSM 기준에 따라 정의된 국한적인 불안장애로 진단받는다. 또한 7~30%가 공황장애로, 11%까지가 범불안장애로, 13%까지가 특정 공포증으로 고통 받는다3. 파킨슨 환자에서의 불안은 질병 자체의 신경화학적 변화 또는 질병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 반응의 결과일 수 있다. 즉, 심각한 보행 장애와 이상운동증, 강직, 운동동요현상, 체간의 불균형 등 주관적인 운동 문제의 증가뿐만 아니라 우울 증상, 불면, 자율신경 실조증, 인지기능장애와도 관련되어 있다4. 파킨슨병 환자의 불안 증상은 삶의 질과 관련하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초기 연구에서는 파킨슨 환자에서 공황장애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최근 큰 연구들에서는 파킨슨 환자에서 비삽화성 불안장애 이환율이 더 높음을 보였다3.
파킨슨병에서 수면장애는 보고에 따라 유병률이 다양한데, 국내외를 포함하여 38%에서 98%까지 보고되어 있다. 파킨슨병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수면질환으로는 주간 과다 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렘수면 행동 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 하지 불안 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 등이 있고, 낮은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과 수면 분절(sleep fragmentation) 등 수면의 질적인 저하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파킨슨병 환자의 수면장애는 수면 중 운동 증상, 야뇨 등의 자율신경학적 이상, 도파민성 약물치료로 인한 변화, 우울이나 불안 등의 정신과적 요인으로 인한 장애5 등의 이차적인 원인뿐 아니라, 질병자체의 진행으로 인해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뇌줄기를 비롯한 뇌의 여러 부위의 신경 세포가 소실되는 것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2.
의학의 발전과 의료혜택의 확장으로 평균 수명이 연장되어,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만성질환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만성질환의 대부분은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하고 치료의 초점이 질병의 진행억제나 증상의 완화에 있다. 따라서 만성병 환자의 건강 상태나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데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6.
이에 저자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기존에 앓고 있던 불안 및 불면 증상이 악화된 환자에 대하여 한방치료를 시행하여 유의미한 증상 개선을 확인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II. 증 례

본 증례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동서협진과에 입원한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증례보고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를 거쳤다(KHMC 2023- 08-006).
1. 환자정보 : 女/75
2. 주소증 : 전신 무력감, 서동증, 종종걸음, 우측 손 안정 시 진전, 연하장애, 불안, 심계, 불면
3. 과거력
2013년 심방세동, 2017년 뇌경색(좌측 중대뇌동맥 영역), 2019년 고혈압, 2021년 고지혈증 진단 하에 경구약 복용 중, 2021년 좌전하행동맥 협착으로 관상동맥 조영술 시행
4. 현병력
상기 환자 75세의 왜소한 체격의 여환으로, 2013년 심방세동, 2017년 뇌경색(좌측 중대뇌동맥 영역), 2019년 고혈압, 2021년 고지혈증 진단 하에 경구약 복용 중이며, 2021년 좌전하행동맥 협착으로 관상동맥 조영술 시행한 병력 있는 자로, 약 15년 전 배우자와의 사별 이후 화병으로 인한 이명, 불안, 불면 증상 발생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으나 별무 호전하던 중, 2020년 4월 20일경부터 우측 손 안정 시 진전 증상 발생하였으나 별무 처치하던 중 2021년 3월 25일경 호흡곤란 발생하였고, 전신 무력감, 서동증, 종종걸음, 연하장애 증상 동반 및 이명, 불안, 불면 증상 악화되어 2021년 3월 26일 시행한 Brain PET CT(F-18 FP-CIT) 상 Severely decreased DAT binding in both mid-to-posterior putamen 소견 받아 파킨슨병 진단 후 연하장애로 인한 흡인성 폐렴 의심되어 적극적인 한방처치 받고자 2021년 3월 26일 외래 경유하여 입원함.
5. 가족력 : 兄 - Cancer
6. 사회력
1) 음 주 : 해당사항 없음
2) 흡 연 : 해당사항 없음
7. 계통적 문진 : 입원 당시 계통적 문진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垂 面 : 不良(難入眠, 頻覺, 淺眠)
2) 食慾, 消化 : 低下, 不良(嘈雜)
3) 汗出 : 自汗, 盜汗
4) 寒 熱 : 惡寒, 惡風
5) 大⋅小便 : 大便 4~5일 1회(普通便~硬), 夜間尿 1~2회
6) 舌 : 舌紅裂, 舌苔無
7) 脈 : 脈沈遲
8) 기 타 : 耳鳴, 耳聾, 心悸, 不安
8. 초진소견
입원 당시 환자의 혈압은 160/80 mmHg, 맥박은 56회/분, 호흡수는 20회/분, 체온은 36.2 ℃, 산소포화도는 96%로, 혈압은 높고 맥박은 약간 낮은 상태였다. 왜소한 체격에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였으며, 스스로 거동 가능하였으나 보폭이 좁은 종종걸음의 양상을 보였다. 우측 손의 안정 시 진전이 심했으며, 스스로 우측 손을 사용하거나 보호자가 우측 손을 꽉 잡아주고 나면 일시적으로 진전이 멈추었다. 평상시 행동이 느리고 말도 느리면서 어눌하였으며, 연하장애가 있어 흡인성 폐렴이 반복되어 비위관을 삽관한 상태였다. 정신증상으로는 이유 없이 불안감을 호소하였으며, 주로 저녁에 가슴 두근거림이 동반되면서 불안감이 악화되어 지속적으로 우황청심환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불안감 때문에 병실 문을 열고 취침하지 못했으며, 간호사가 채혈을 위해 침대를 약간 움직였다는 이유로 깜짝 놀라고 불안감이 악화되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수면 관련하여서는 쉽게 잠들 수 없다고 하였으며, 취침 시에는 얕은 수면을 취하면서 지속적으로 양 상지로 침대 난간을 치는 양상을 보인다고 보호자가 진술하였다. 또한 수면 중 자주 요의를 느껴 잠에서 깨고, 침상에 소변을 지릴 것 같다며 화장실에 들락날락하고 불안감을 호소하였으나, 야간뇨를 실제로 본 횟수는 1~2회로 적었다. 추위를 많이 타고, 바람 맞는 것을 싫어하여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여는 것을 극렬하게 거부하였고, 항상 핫팩을 배와 등에 대고 있거나 양하지에 문지르는 모습을 보였으며, 두꺼운 양말을 착용하였다.
9. 치료내용
1) 치료기간 : 2021년 4월 23일-2021년 5월 10일 총 18일간
2) 치료방법
(1) 한약치료 : 계지가용골모려탕(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약제팀)을 2021년 4월 23일부터 2021년 5월 10일까지 총 18일간 제제약으로 복용하였다. 계지가용골모려탕(1포당 계지, 작약, 대추, 생강, 용골, 모려 각 6 g, 감초 4 g) 제제약을 1포씩 따뜻한 물에 개어 매일 취침전에 복용하였다.
해당 기간에 주 입원 목적인 폐렴증상 치료을 위하여 시경반하탕가미(시호 4 g, 황금, 과루인, 반하, 지각, 길경, 상백피, 행인, 맥문동, 청피 각 2 g, 감초, 생강 각 1 g)를 70 cc 2첩 3팩으로 달여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식후 2시간 1포씩 복용하였다.
(2) 침치료 : 0.25×40 mm stainless steel(동방침구제작소, 일회용 호침)을 사용하여 1회 당 20분간 留針하였다. 선혈 穴位는 GV20(百會) 및 양측 LI11(曲池), L10(手三里), TE5 (外關), LI4(合谷), ST36(足三里), ST37(上巨虛), GB39(懸鍾), LR3(太衝)이었다. 모든 穴은 앙와위에서 0.5寸 깊이로 刺針하였고, 별다른 補瀉는 시행하지 않았다. 침치료는 입원 기간 중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4시경 1일 1회 시행하였다.
(3) 전침치료 : 0.25×40 mm stainless steel(동방침구제작소, 일회용 호침)을 사용하여 양측 LI11(曲池), LI4(合谷), ST36(足三里), LR3 (太衝)을 4 Hz로 환자가 수축 자극은 느끼지만 통증은 느끼지 않을 정도로 1회당 20분간 시행하였다. 전침치료는 입원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경 1일 1회 시행하였다.
(4) 뜸치료 : 황토숯쑥탄((주)동방메디컬)을 사용하여 1회당 20분간 CV4(關元)에 間接灸를 시행하였다. 뜸치료는 입원 기간 중 매일 오전 10시경 1일 1회 시행하였다.
(5) 양방치료 : 입원 전부터 복용하던 약물을 입원 중에도 지속적으로 복용하였으며, 입원 후 불안 및 불면 증상에 대하여 양방 consult 하에 추가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① warfarin 5 mg 1 Tab 매 아침 식후 30분(항응고제)
② levodopa 250 mg+carbidopa 25 mg 1 Tab 매 아침, 저녁 식후 30분(항파킨슨용제)
③ amlodipine 5 mg+olmesartan 20 mg 1 Tab 매 아침 식후 30분(칼슘채널차단제+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
④ carvedilol 12.5 mg 1 Tab 매 아침 식후 30분 (베타차단제)
⑤ rivastigmine 3 mg 1 Tab 매 아침, 저녁 식후 30분(퇴행성 질환용제)
⑥ memantine 10 mg 1 Tab 매 아침 식후 30분(퇴행성 질환용제)
⑦ etizolam 0.5 mg 0.5 Tab 매 아침 식후 30분, 1 Tab 매 저녁 식후 30분(항불안제)
⑧ mirtazapine 7.5 mg 1 Tab 매 저녁 식후 30분 (항우울제)
⑨ iron acetyltransferrin 200 mg/10 ml 1 Pack 매 아침, 저녁 식전 30분(빈혈용제)
⑩ oxybutynin 5 mg 1 Tab 매 저녁 식후 30분 (방광 및 전립선 질환 치료제)
⑪ lansoprazole 30 mg 1 Tab 매 아침 식전 30분 (제산제, 항역류제, 항궤양제)
Fig. 1
Case report time-line.
jikm-44-5-846-g001.jpg
10. 평가방법
1) 정신증상의 평가
(1) BAI(Beck Anxiety Inventory)7 : 치료 전과 치료 6일차, 12일차, 18일차 총 4회 오전 8시에 지난 2~3일간의 불안 상태에 대하여 Beck 불안 질문지(Beck Anxiety Inventory, BAI)을 측정하였다. BAI는 1988년 Beck, Epstein, Brown과 Steer에 의해 개발된 불안검사로, 본 연구에서는 1992년 Kwon과 호주의 대학 한국어학과 교수에 의해 번안된 한국판 Beck 불안 질문지를 활용하였다. 이 척도의 문항의 예는 ‘신경이 과민 되어 있다’, ‘안절부절못해 한다’ 등이 있으며, 총 21문항으로, 점수는 0점에서 3점까지 Likert 4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은 63점으로 22-26점은 관찰과 개입을 요하는 불안상태, 27-31점은 심한 불안상태, 32점 이상은 극심한 불안상태로 분류할 수 있다.
2) 수면상태의 평가
(1) ISI(Insomnia Severity Index)8 : 치료 전과 치료 6일차, 12일차, 18일차 총 4회 오전 8시에 지난 2~3일간의 수면 상태에 대하여 불면증 심각도 척도(Insomnia Severity Index, ISI)를 측정하였다. ISI는 2002년 대한수면연구회에서 Morin이 개발한 도구를 번안한 척도로, 총 7가지 항목으로서 입면 장애, 수면 유지 장애, 수면 도중 각성의 정도와 수면에 대한 만족도, 수면장애가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정도, 수면장애로 인한 삶의 질 손상 정도, 불면증에 관한 걱정 정도를 Likert 5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총점은 28점으로 0-7점은 정상, 8-14점은 역치 이하의 불면증, 15-21점은 임상적 불면증(중등도), 22-28점은 임상적 불면증(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III. 치료결과

본 증례에서의 BAI 및 ISI 변화는 다음 표(Table 1) 및 그림(Fig. 2)과 같다. 복약 시작 후 치료 18일차까지 BAI 점수는 총 19점 하강하였으며, ISI 점수는 총 11점 하강하였다. 치료 12일차 이후부터는 저녁에 불안감 및 가슴 두근거림을 호소하면서 우황청심환을 찾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불안 증상을 증폭시키는 주변 환경 요소에 대해 짜증을 내는 경우도 없었다. 또한 수면 개시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고, 조금 더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으며, 취침 시 양 상지로 침대 난간을 치는 행위를 보이지 않았다. 소변 지림에 대한 걱정 및 불안감 호소가 줄었으며, 취침 중 요의를 자주 느끼지 않게 되어 실제로 야간뇨를 보기 위해 깨는 1~2회 이외에는 추가적으로 잠에서 깨어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없었다. 이에 더하여 오한 및 오풍 증상이 줄어들어 더 이상 두꺼운 양말을 착용하거나 핫팩을 지니고 다니지 않게 되었고, 창문을 열고 생활할 수 있었다. 이에 환자와 보호자 모두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표현하였다.
Table 1
The Change of Symptoms
  Date Day 0 Day 6 Day 12 Day 18
Anxiety (BAI*) 42 32 27 23
Insomnia (ISI) 20 16 12 9

* BAI : Beck anxiety inventory, †ISI : insomnia severity index

Fig. 2
The change of symptoms.
jikm-44-5-846-g002.jpg
그 외 전신증상으로는 자한 및 도한 증상이 사라졌다. 또한 소화불량 및 변비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으나, 다소 개선되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가 감소하였다. 설상과 맥상은 큰 변화가 없었다.

IV. 고 찰

파킨슨병은 동작이 느려짐과 떨림, 경축을 주된 특징으로 하지만, 이 외에도 자세의 이상, 보행의 장애를 보이기도 하며, 운동 증상 이외에 인지 기능의 장애나 정신 증상, 감각의 이상과 같은 다양한 임상적 특징을 보이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다9. 초기 단계의 파킨슨병 환자는 소량의 약물로 증상이 잘 조절되어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지만,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는 기본적인 일상생활 등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일상생활의 장애는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계속 증가한다. 과거에는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증상과 이에 대한 치료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이나 우울, 조기 은퇴로 인한 소외감, 가족 간의 갈등 등 환자들이 경험하는 사회심리적인 문제에 관한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10.
불안은 파킨슨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정신과적 특성이며, 이는 신체적 및 기능적 장애를 악화시키는 데에 기여하고, 삶의 질 저하와 보호자의 부담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 특히 파킨슨 환자 중 운동동요현상이 심한 경우 불안 증상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더 높으며, 이는 보행 장애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불안 치료를 위한 첫 번째 선택은 도파민 대체 치료 기간을 줄이고 다른 약물적 중재를 고려하는 것이다. 불안과 우울이 동반된 파킨슨 환자에서는 SSRI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자살시도가 없는 심각한 불안이 동반된 우울 환자에서는 lorazepam(0.5~0.1 mg) 또는 clonazepam (0.5~1.0 mg)과 같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의 단기간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파킨슨 환자에서의 불안 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추천하는 데 있어 충분한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4.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에 변화가 발생하게 되며, 이는 정상적 수면-각성주기의 유지를 어렵게 만들어 수면의 분절화와 주간의 졸림을 특징으로 하는 불면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11. 게다가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도파 제재와 다른 약물들은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도파 제재는 일반적으로 각성(arousal)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통해서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항콜린성 약물도 REM 수면을 억제하여 수면의 구조(sleep architecture)를 변화시키게 된다12. 파킨슨병 환자의 불면증 치료를 위해서는 밤 시간 동안의 운동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레보도파 서방정, COMT 억제제 등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우울증이나 정신병적 증상의 치료도 수면-각성 주기를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약물복용 시 약물 의존성 및 소화불량, 식욕부진, 간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과 약물 중단 시 발생할 수 있는 반동성 불면증(rebound insomnia)의 위험성이 있어 이를 대신할 치료법이 요구되는 실정이다13.
기존 파킨슨 환자의 한방 치료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본바 황련해독탕 투여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불면증을 치료한 증례보고13, 파킨슨병 환자를 氣血兩虛로 변증 및 치료하여 파킨슨병 환자의 장애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인 UPDRS(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score상 유의한 경과 및 환자의 자각적인 증상 호전을 보고한 연구14, 한방치료로 유의한 효과를 본 파킨슨병 환자의 요통 증례보고15, 파킨슨병 환자를 肝氣鬱結로 변증하고 가미소요산과 간정격 치료를 병행하여 UPDRS 및 우울증에 대한 척도인 K-BDI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보고한 증례16 등이 있었다. 이와 같이 파킨슨병으로 인해 기존의 불안 및 불면 증상이 악화된 경우에 대한 기존 연구는 미비한 실정으로, 관련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불안장애에 대해 驚悸, 怔忡, 恐驚, 焦慮 등의 범주에서 다루고 있다. 七情 중에서는 恐情에 가장 가깝다 볼 수 있는데, 불안으로 인한 恐情의 발생에 관해서 ≪靈樞⋅本神篇≫에서는 “是故怵惕思慮者 則傷神傷神則恐懼流淫而不止”라 하여 불안이 곧 恐情을 유발한다 하였다17. 驚悸, 怔忡, 恐驚의 증상들은 心膽虛怯, 心脾兩虛, 心氣不足, 心陰虧虛, 肝腎陰虛, 脾腎兩虛, 痰濁阻滯, 血脈瘀滯 등으로 그 원인을 나누어 치료한다고 하였다18.
한의학적으로 불면증은 心, 脾, 肝, 膽, 腎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병리에 대하여 心脾兩虛, 肝鬱化火, 膽熱內擾, 心腎不交, 心膽氣虛, 胃氣不和로 설명하였다. 허증일 경우 補精安神하고, 실증은 邪熱을 치고 安神을 겸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치료한다고 하였다13.
본 증례에서는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환자의 불안 및 불면 조절 목적의 한약처방으로 선택하였는데, ≪金匱要略≫에서는 “夫失精家少腹弦急 陰頭寒 目眩 髮落 脈極虛芤遲 爲淸殺亡血失精 桂枝加龍骨牡蠣湯主之”, “脈得諸芤動微緊 男子失精 女子夢交 桂枝加龍骨牡蠣湯主之”이라 하여 계지가용골모려탕을 주로 체력이 소모되어 약해진 상태에서 생식기계의 신경쇠약증상이 나타나는 증상을 목표로 사용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계지가용골모려탕은 계지탕에 重鎭安神작용이 있는 용골, 모려를 加한 처방으로써, 신경쇠약, 두통, 불규칙한 발열, 신체동통, 심계항진, 煩驚, 目眩, 불면 등 임상에서의 적응증이 자율신경계의 부조화로 인한 교감신경 항진상태, 불안장애 또는 신체형 장애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들과 유사하다17. 계지탕은 治太陽傷風, 惡風寒에 사용하는 처방으로, 상한론에 수록되어 있으며, 解肌發汗하고 調和營衛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19. 용골은 平肝潛陽함으로써 肝陽上亢으로 인한 頭目眩暈 등을 치료하고, 質重하여 鎭靜安神작용이 있어 神志不安, 心悸怔忡, 健忘失眠, 驚癎, 癲狂 등을 치료한다. 모려는 性寒質重하여 平肝潛陽, 重鎭安神시키는 효능이 있어 肝陰不足으로 肝陽上亢하여 나타나는 頭目眩暈, 心悸失眠, 煩燥不安, 耳鳴 등과 肝風內動의 抽搐驚癎 등에 사용한다20.
계지가용골모려탕의 중추신경계와 순환기계에 미치는 작용을 관찰한 연구에서는 Pentobarbital-Na 수면시간에서의 유의성 있는 수면시간 연장효과 및 비실혈적 방법과 실혈적 방법으로 관찰하였을 때 농도 의존적으로 유의성 있게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19.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입원 당시 체격이 왜소하였고, 추위를 많이 타며 바람 맞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였다. 화병의 과거력이 있었으며, 혈압이 높고, 불안, 心悸, 깜짝 놀람과 함께 짜증을 자주 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수면 중 팔로 난간을 치는 행위와 함께 잦은 요의 및 침상에 소변을 지릴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불면증이 있었으며, 추가적으로 전신 무력감, 耳鳴, 耳聾, 自汗, 盜汗, 변비 증상이 있었다. 舌質은 紅하고 갈라져 있었으며, 舌苔는 없었고, 脈은 沈遲했다. 이를 통해 한의학적으로는 체격이 왜소하고 전신 무력감 및 自汗 증상이 있는 점, 맥이 沈한 점을 통해 체력이 소모되어 약해진 상태임을 알 수 있었으며, 맥이 遲하고, 惡寒, 惡風 증상이 있는 것을 통해 寒證 및 營衛不和로 변증할 수 있었다. 따라서 기본방으로 계지탕을 선방하였다. 또한 화병의 과거력이 있고, 불안, 짜증 등의 정신 증상과 盜汗, 변비, 혀가 갈라져 있는 점 등을 통해 肝陰不足의 證을 추측해볼 수 있었으며, 心悸, 불안, 깜짝 놀람, 고혈압, 불면, 耳鳴, 耳聾, 야뇨 등의 증상들을 통해 心腎不交의 證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계지탕에 重鎭安神작용이 있는 용골, 모려를 加한 계지가용골모려탕이 유효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계지가용골모려탕이 체력이 약해진 환자에서 생식기계의 신경쇠약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이었다는 금궤요략에서의 언급에 비추어보았을 때, 본 증례의 환자도 실제로 야간뇨를 보지는 않았으나 잦은 요의를 느껴 침상에서 소변을 지릴 것 같은 불안감에 자주 잠에서 깨는 것이 환자 및 보호자의 삶의 질을 많이 저하시켰었는데,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통해 불안감 및 생식기계 자율신경계의 부조화가 안정되어 불면 증상도 함께 호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앞서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활용한 실험적 연구에서 계지가용골모려탕의 수면시간 연장 효과 및 혈압 강하 효과를 보고하였던바, 본 증례의 환자도 계지가용골모려탕이 높았던 혈압을 안정화시켜 불안, 심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었고, 수면시간을 연장시켜 신체적 및 정신적 체력 회복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또한 해당 기간 중 폐렴 증상 호전을 위해 시경반하탕가미도 복용하였으나, 이는 치료 목적이 상이하여 불안 및 불면 증상에 대해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증례에서는 기존의 화병으로 인해 가지고 있었던 불안 및 불면 증상이 파킨슨병으로 인해 악화된 환자에게 본원 동서협진과에 입원한 후 2021년 4월 23일부터 5월 10일까지 총 18일간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투여하였으며, GV20(百會)와 양측 LI11(曲池), L10(手三里), TE5(外關), LI4(合谷), ST36 (足三里), ST37(上巨虛), GB39(懸鍾), LR3(太衝) 刺針 치료 및 양측 LI11(曲池), LI4(合谷), ST36(足三里), LR3(太衝) 電鍼치료, CV4(關元)에 間接灸 치료를 시행하였다. 치료 시작 전, 치료 6일차, 치료 12일차, 치료 18일차 총 4회에 걸쳐 BAI(Beck Anxiety Inventory) 및 ISI(Insomnia Severity Index) 설문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였으며, 치료 기간 중 양방 경구약제의 용량 및 종류의 변화는 없었다.
치료 결과 BAI는 치료 전 42점의 극심한 불안상태였으나 치료 후 23점의 관찰과 개입을 요하는 경한 불안상태로 확인되어 불안 증상이 호전되었음을 알 수 있었으며, ISI는 치료 전 20점의 임상적 중등도 불면증 상태였으나 치료 후 9점의 역치 이하의 불면증 상태로 확인되어 불면 증상 또한 호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증례에서는 기존의 불안 및 불면 증상이 파킨슨병 발병과 함께 악화되었고, 기존 양방 치료로 호전되지 않았던 환자에게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포함한 한방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의 호전을 확인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계지가용골모려탕의 투약을 포함한 한방치료가 기존 치료로 만족스럽게 호전되지 못했고, 파킨슨병으로 인해 악화되었으며, 파킨슨 치료제로 인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불안 및 불면 증상을 개선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의 향상에 기여하는 데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본 증례의 대상 환자가 1례로 적었으며, 환자의 치료 기간이 18일로 짧아 장기적인 효과를 관찰할 수 없었다는 점, 총 수면시간, 수면 중 각성 횟수,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정확한 측정방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환자의 설문지 답변에만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 점에서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V. 결 론

불안 및 불면을 호소하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18일간 계지가용골모려탕을 포함한 한방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 향후 해당 주제에 대한 추가적인 임상보고 및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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