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은 지방간과 함께 1) 과체중 혹은 비만, 2) 2형 당뇨병, 3) 대사 불균형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경우로 정의되며, 대사 불균형은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슐린 저항성 등과 관련된 항목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경우를 의미한다1.
MAFLD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이 전신적인 대사 장애의 영향이 간에서 발현된 질환이라는 관점이 우세해지면서 등장한 새로운 정의로, 과도한 알코올 섭취, 기저 간질환 등 지방간의 이차적 원인을 배제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대사이상과 관련된 기준에 해당되는지에 따라 정의를 내리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합의에 근거를 두고 있다2.
MAFLD의 병태생리는 아직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슐린 저항성, 장내 미생물, 지방증 관련 유전자, 지방독성 등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포도당, 과당, 포화지방의 과다한 섭취, 좌식 생활 등의 부적절한 생활방식 인자와 연령, 유전자 등 생활방식 외의 인자와 관련된다1,3.
MAFLD는 간의 지방증에서 시작하여 지방간염, 간경화, 간암, 간이식을 요하는 상태, 나아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수십 년 내 말기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지만, 아직까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체중감량 외 MAFLD 완화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승인된 약제는 없다4,5.
한약을 포함한 한방치료는 NAFLD 치료에 효과와 안전성을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6, 이에 본 증례는 MAFLD 환자에게 생간건비탕 엑스산제를 투여하여 유의한 체중감량 없이도 혈액검사 상 간기능 및 지질 수치, 간지방증지수 및 임상 증상의 개선을 보여 보고하는 바이다.
본 증례는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대학교 한방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았다(IRB File No. 2023-03-005).
II. 증 례
1. 성별/연령 : 남자/43세
2. 내원기간 : 2022년 07월 09일~2022년 12월 24일
3. 주소증 : 피로, 소화불량
4. 현병력
173 cm, 86.4 kg, 남성 환자로, 2019년경부터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높다는 소견을 들었으며 별무처치 하던 중, 대학원 과정 준비로 과로한 이후 피로 및 소화불량 지속되어 2022년 7월 9일 ○○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 외래에 방문하였다.
5. 과거력 : 2004년 요로결석으로 체외충격파쇄석술 받음.
6. 복약력 : 없음.
7. 사회력 : 음주력(월 1-2회, 소주 1-2병/회), 흡연력(-)
8. 내원 시 주요 검사 결과 : 환자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 2022년 7월 23일 공복 상태로 하기 검사를 시행하였다.
1) 혈액 검사
2) 체성분 검사 : 체중 86.4 kg,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28.9 kg/m2, 내장지방 단면적 78.4 cm2
3) 복부 초음파 : 중등도 지방간
Fig. 1
Liver ultrasound.
Moderate fatty liver. Moderate diffuse increase in echogenicity of the hepatic parenchyma with slightly impaired visualized diaphragm.
4) HBsAg/Anti-HBs Ab : Negative/Negative
5) Anti-HCV Ab : Negative
III. 연구방법 및 결과
1. 치료방법
1) 한약 치료
환자는 2022년 8월 13일부터 2022년 12월 24일까지 본원에서 조제한 생간건비탕(生肝健脾湯) 엑스산제 6 g(Table 2)을 하루 두 번 혹은 세 번, 매 식후 30분에 복용하였다.
Table 1
Blood Test Results
| Normal range | 2022-07-23 | |
|---|---|---|
| AST | ~50 U/L | 57 |
| ALT | ~50 U/L | 130 |
| ALP | 30~120 U/L | 56 |
| GGT | 9~64 U/L | 62 |
| TC | ~200 mg/dL | 199 |
| TG | ~150 mg/dL | 226 |
| HDL-C | 40~60 mg/dL | 43 |
| LDL-C | ~130 mg/dL | 128 |
| HbA1c | 4.5~5.6% | 5.4 |
Table 2
Herbal Composition of Saenggangunbi -tang Extract
2. 치료 경과 및 검사 결과
2022년 7월 23일 초진 이후 약 두 달 간격으로 환자 내원 시 혈액 검사와 체성분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간지방증지수를 산출하였다.
1) 혈액 검사 결과
혈액 검사는 간기능 검사(AST, ALT, GGT) 및 지질 검사(Total cholesterol, triglyceride, HDL cholesterol, LDL cholesterol)를 포함하였다.
3) 간지방증지수(hepatic steatosis index, HSI) 결과
HSI는 간내 지방증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로, ALT, AST 수치, BMI, 성별, 당뇨병 유무를 토대로 점수를 산출하며 산출 방법은 다음과 같다.
HSI=8 × ALT/AST ratio + BMI (+2, if DM; +2, if female)
HSI는 국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 5,462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검사를 토대로 개발하여 한국인에서 진단 정확도가 높으며, 30점 이하일 경우 93.1%의 민감도로 간의 지방증을 배제할 수 있고 36점 이상일 때는 92.4%의 민감도로 지방간에 해당함을 예측할 수 있다7.
IV. 고 찰
유병률이 전세계 성인 인구의 약 25%에 달하는 주요 간질환인 NAFLD는 유의미한 알코올 섭취(최근 2년간 남자의 경우 주당 210 g, 여자의 경우 주당 140 g을 초과하는 경우), B⋅C형 간염, 자가면역간질환 등의 간장질환, 지방간을 초래하는 약물 복용 등 이차적 원인이 없는 상태에서 간 전체 중량의 5% 이상 중성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의된다8. 그러나 이 정의는 유의미한 알코올 섭취에 대한 기준이 문화권마다 다를 수 있으며, 환자가 음주량을 적게 보고할 수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점뿐 아니라 음주량에 방점을 두기 때문에 지방간을 초래하는 다양한 인자를 고려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질환의 병태생리를 반영한 MAFLD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되었다9,10.
MAFLD는 지방간과 함께 과체중/비만, 당뇨병, 대사 불균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우를 의미하며, 대사 불균형은 1) 아시아 남성 복부둘레 ≥90 cm, 여성 복부둘레 ≥80 cm, 2) 혈압 ≥130/85 mmHg이거나 약물치료 중인 경우, 3) 혈청 중성지방 ≥150 mg/dL이거나 약물치료 중인 경우, 4) 남성 혈청 HDL 콜레스테롤 <40 mg/dL, 여성 혈청 HDL 콜레스테롤 <50 mg/dL이거나 약물치료 중인 경우, 5) 당뇨병전단계, 6) HOMA-IR ≥2.5, 7) 혈청 CRP >2 mg/L의 항목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한다2.
간조직생검이 지방간 진단의 표준으로 여겨지지만 침습적이라는 특성과 표본오차의 문제로 선별검사로는 제한적이며, 가장 우선적으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초음파검사의 경우 간 내 지방이 30% 미만인 경우에는 진단의 민감도가 70%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임상적 지표와 혈청학적 검사를 활용한 다양한 예측모델이 개발되고 있다8,11.
MAFLD 환자의 경우, MAFLD에 해당하지 않는 NAFLD 환자보다 간섬유화 또는 동반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심혈관질환 및 그 외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모두 높아 예후가 불량하므로9, 지방간 환자 진료 시 환자의 비만, 당뇨병 이환 여부와 함께 복부 둘레,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인슐린저항성 등으로 평가되는 대사 불균형 여부를 함께 고려하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체중감량은 MAFLD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체중의 7-10%를 감량할 것을 권고하는데, 아시아인 대상 연구 결과 3-5%가량만 감량할 경우에도 NAFLD 환자의 40%에서 NAFLD가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12. 내장지방의 말초 및 피하지방에 대한 비율이 높을수록 간의 염증 및 섬유화 촉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므로13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체중감량이 필수적이다1.
현재까지 비만치료제, 인슐린저항성 개선제, 항산화제, 당뇨병용제, 지질강하제, 비타민 D, E 등을 사용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부작용의 위험, 충분한 근거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아직 확립된 약물치료 방법은 없다4.
한의학적으로 지방간은 濕痰의 대사장애로 보는데 肝鬱氣滯 痰濕內阻 濕熱積滯의 병리로 설명할 수 있으며 淸熱利濕을 기본 원칙으로 하여 치료한다14. 생간건비탕은 임상에서 다용되는 대표적인 간장질환 치료제로 脾胃 기능을 돕고 利尿, 健脾, 安胃, 利膽을 통해 간의 생리 기능을 개선하는 처방이며 대사 불균형을 동반하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에게 투여하여 간기능검사 수치 및 임상증상을 개선하였다는 증례 보고가 있다15,16.
본 증례의 환자는 피로감과 간혹 발생하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는데, 내원 시점 3~4년 전부터 건강검진 시 간수치의 상승 소견을 들었으나 별무처치하였으며 2004년 요로결석 외의 과거력은 없었다. 2022년 7월 9일 초진일 이후 치료적 개입을 보류하다가 7월 23일에 검사를 시행한 결과, 혈액검사 상 AST 57 U/L, ALT 130 U/L, 중성지방이 226 mg/dL으로 상승되어 있었으며 복부 초음파검사 상 중등도의 지방간 소견을 보였다. BMI는 28.9 kg/m2로 국내기준으로 1단계 비만(BMI 25~29 kg/m2)에 해당하였으며, 당화혈색소는 5.4%로 당뇨병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지방간과 함께 비만과 고중성지방혈증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MAFLD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주소증 및 지방간의 개선을 목표로 2022년 8월 13일부터 2022년 12월 24일까지 약 4개월간 생간건비탕 엑스산제를 투여하였으며 체중관리를 위한 운동 및 식이 조절을 병행하도록 하였고 다음과 같은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첫째, 간기능검사 결과가 개선되었다. 치료 시작 전인 2023년 7월 23일 AST는 57 U/L로 기준치 이상이었으며, ALT는 130 U/L로 참고치의 2-3배 정도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었는데 치료 시작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2년 12월 24일 AST, ALT 모두 정상 범위까지 도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GGT는 정상범위 내이지만 7월 23일 62 U/L에서 치료 종료 시점인 2023년 12월 24일 40 U/L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둘째, 지질검사 상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 7월 23일 혈중 중성지방은 226 mg/dL으로 기준치 200 mg/dL을 초과하여 고중성지방혈증에 해당하였으며, 총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은 각각 199 mg/dL, 43 mg/dL, 128 mg/dL로 정상이었다. 생간건비탕 복용과 운동을 시작한 지 40여 일 후인 2023년 9월 24일 중성지방은 88 mg/dL로 감소하며 정상치에 도달하였으며, 일시적으로 LDL 콜레스테롤과 총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이 나타났으나 10월 22일 정상화되었으며 12월 24일 치료 종료 시까지 정상 범위 내로 지질 수치가 유지되었다. 혈중 중성지방은 당화혈색소나 혈당보다 NAFLD를 더욱 강력하게 시사하는 예측 변수이며17 중성지방의 HDL-콜레스테롤에 대한 비율(TG/HDL-C)이 높을수록 NAFLD 발병 비율과 인슐린 저항성이 높게 나타나므로18, NAFLD 치료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중 지질 관리를 통하여 염증과 관련된 C-반응성 단백 수치(C-reactive protein, CRP)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할 수 있으므로19 NAFLD 뿐 아니라 동반되는 대사증후군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간내 지방증을 예측할 수 있는 HSI의 개선이 나타났다. 본 증례의 환자의 HSI는 2022년 7월 22일 47.1점이었으나 치료 시작 후 4개월간 총 7.6점 감소하여 12월 24일 치료 종료 시에는 39.5점으로 치료 시작 전 점수 대비 약 16% 감소하였다. 아직까지 지방간의 호전에 따른 HSI의 변화를 정량화한 기준이 확립되지는 않았지만, 베시포비르와 L-카르니틴 병용투여 시 B형 간염 환자의 지방간 호전 정도를 평가하는 연구에서 HSI의 10% 감소를 지방간의 유의한 개선으로 간주하였다는 점20을 고려할 때 본 증례 환자의 HSI의 감소 정도는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된다.
넷째, 환자는 내원할 때마다 시행되는 문진 시 피로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소화불량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응답하였으며 2022년 12월 24일 호전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치료를 종료할 수 있었다.
혈액검사와 임상 증상은 호전을 보였으나 체성분검사 결과의 뚜렷한 개선은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 시작 전 환자의 체중은 86.4 kg, BMI는 28.9 kg/m2이였으며, 한약 복용 및 운동 시작 이후에도 뚜렷한 감소 없이 유지되어 체중 86.4 kg, BMI 28.8 kg/m2인 상태에서 치료를 종료하게 되었다. 이는 환자가 8월 13일부터 매주 4-5회, 회당 1-2시간 걷기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였으나 식이 조절을 하지 못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체중의 유의미한 감소 없이도 혈액검사 결과와 HSI 점수의 개선이 있었다는 점은, 현재까지 MAFLD 치료방법으로 확립된 운동과 식이 조절의 꾸준한 실천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MAFLD 치료에 생간건비탕을 활용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사료된다.
본 증례는 피로와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MAFLD 환자에게 생간건비탕을 약 4개월 동안 투여하여 간기능 및 지질검사 결과, HSI 점수, 피로 및 소화불량의 임상 증상이 개선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치료 경과를 혈액검사와 체성분검사만을 통해 추적하였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 내 지방증의 개선을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것과 짧은 기간 진행된 단일증례라는 한계가 있으며, 생간건비탕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였으므로 검사 결과의 개선이 생간건비탕 단일 중재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MAFLD의 치료에 대한 생간건비탕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하여 향후 다양한 증례보고와 함께 높은 근거 수준의 연구들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PDF Links
PubReader
ePub Link
XML Download
Full text via DOI
Download Citation 
Pri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