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장애 상열감을 호소하는 내측 연수 경색 환자에 대한 치험 1례
A Case Report of a Medial Medullary Infarction Patient with Menopausal Hot Flas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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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BSTRACT
This case study reports on the effectiveness of Korean medicine treatment for menopausal hot flashes in stroke patients. During hospitalization, a female patient with medial medullary infarction was diagnosed with menopausal hot flashes and received treatment with traditional Korean medicine and acupuncture. The assessment was performed by monitoring daily habits to relieve hot flashes. The hot flash index, menopause rating scale (MRS), 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 (MENQoL) questionnaire, and Kupperman index (KI) were also used. After 28 days of treatment, the hot flash index improved from 27 to 2, MRS improved from 11 to 2, MENQoL improved from 40 to 21, and KI improved from 22 to 6. Thus, this case suggests that Korean medicine treatment may be effective for menopausal hot flashes in stroke patients.
I. 서 론
갱년기란 일반적으로 40대 중반에서 55대 중반 여성이 겪는 폐경 직전과 폐경기, 그 이후 일정 기간을 말한다1. 여성의 난소가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서 상열감, 발한, 수면장애, 질 건조증, 요로증상, 우울감과 같은 다양한 신체적, 비신체적 증상을 경험하는데 이를 통틀어 갱년기장애 및 폐경기후증후군이라고 한다1. 상열감은 해당 기간 여성 중 60%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2. 한의학 고서에서 갱년기장애 같이 여러 증상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관찰한 내용은 찾기 어려우나, ≪素問⋅上古天眞論≫은 閉經을 49세 전후로 腎氣가 쇠퇴하여 나타난다고 언급한다. 閉經이라는 신체적 변화로 인한 상열감은 腎虛로 인한 虛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외에 肝鬰, 心肝火旺 등의 변증도 가능하다2.
갱년기장애로 인한 상열감은 에스트로겐 감소와 음성 되먹임(negative feedback)으로 인해 황체형성호르몬과 난포자극호르몬이 증가해서 발생하는데,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중등도 이상의 증상일 경우, 호르몬 대체 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 HRT)을 고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1980년대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으로 인한 자궁내막암 유발의 위험성, 1998년 프로게스테론 병용 요법의 관상동맥질환 유발의 위험성 등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면이 부각된 바 있다2. 실제로 임상에서 다수의 환자가 실제로 치료를 받다가 호르몬제로 인한 암, 심장질환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중단한다. 환자들은 증상의 개선보다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큰 상황이다3.
최근 서양의학에서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대신하여 인지행동치료를 포함한 정신과적 치료법에 대한 유효성이 검토되고 있다. 한방적으로는 침구치료, 부항치료, 공진요법, 한방음악치료 등이 적용 가능하며, 실제로 갱년기장애 환자들의 후향적 차트 분석 연구4와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소요산(逍遙散), 귀비탕(歸脾湯) 등을 투여한 치험례5-7들을 통해 갱년기장애의 한의학적 치료 효과가 보고된 바 있었다. 본 증례는 소양인 뇌경색 환자에게 체질적인 관점에서 양격산화탕(凉膈散火湯)을 투여하여 갱년기장애 상열감이 호전되어 보고하는 바이다.
II. 증 례
본 증례는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의면제를 받았다(KHNMC-OH 2024-02-012).
1. 환자 정보 : 여성/55
2. 주소증 주로 얼굴과 등에서 열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상열감. 땀도 함께 난다. 상열감이 심해 잠을 자기 불편할 정도이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뜻대로 안 될 때 심화되고 운동한 후, 기분이 좋을 때 약화된다. 상열감이 심화되며 피곤함이 동반된다. 상열감의 정도는 NRS 7점이다.
3. 발병일 : 10년 전부터 서서히 발생되어 지속
4. 치료기간 : 202X년 3월 16일~202X년 4월 16일 총 32일
5. 과거력 :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염
6. 가족력 : 없음
7. 현병력 10년 전 상열감, 수면장애 등의 갱년기장애가 서서히 발생하였으며 4년 전 폐경되었다. 1년 전 훼라민Q 3개월 복용에도 호전이 없어 치료 종료하였다. 상열감 외에 불편한 점 없이 평소 수영을 매일 하며 건강 관리하던 중 2주 전 아침 7시 기상 직후 어지럼증을 느꼈다. 아침 식사 준비 중 몸이 앞으로 치우치는 듯한 느낌 있어서 8시 식후 침대에 누웠다. 좌측 다리를 스스로 위로 올릴 수 없고, 좌측 팔까지 힘이 빠지는 것을 느껴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급성 내측 연수 경색(acute medial medullary infarction)의 소혈관경색 종류임을 진단받고 15일간 aspirin 및 clopidogrel 등의 급성기 뇌경색 치료를 받았다. 이후 바로 재활치료를 시작하며 좌측 상지 위약감이 조금 호전되었으나 어깨 통증과 취침 중 상열감으로 불면이 있으며, 좌측 하지 위약감은 호전이 없었다. 202X년 3월 16일에 ○○병원에 한방치료를 받고자 내원하였다.
8. 망문문절
1) 체형기상(體形氣像) : 어깨가 발달되어 있으며 하체가 날씬하다. 신장은 155 cm에 체중은 55 kg이다. 눈이 부리부리하며 입술이 두껍다. 볼이 빨갛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웃음이 많으며 유쾌하고 낙천적인 성격이다.
2) 수면(睡眠) : 평소 불량. 상열감으로 인한 입면난과 재입면난 있으며 깊이 못잔다. 9시에 누운 후 여러 번 각성하다가 새벽 5시 반에 일어난다.
3) 식욕소화(食慾消化) : 식욕 양호, 매일 밥 1/2공기 3번
4) 구건(口乾)/구갈(口渴) : 모두 있으며 하루 1 L 음수한다.
5) 대변(大便) : 2일 1회 보통변, 용력이나 잔변감 없으며 변비나 설사 없다.
6) 소변(小便) : 주간 4-5회, 야간 0-1회, 급박뇨, 실금, 잔뇨감 있다.
7) 한출(汗出) : 평소에는 적으나 상열감 발생 시 쉼없이 줄줄 난다.
8) 한열(寒熱): 한출 후에만 오한, 오열감 있음, 찬물을 좋아하나 마시면 인후통이 생겨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9) 기 타 : 가끔 가슴이 답답하다.
10) 설진(舌診) : 설담홍(舌淡紅), 박백태(薄白苔)
11) 맥진(脈診) : 맥침세(脈沈細)
12) 복진(腹診) : 압진 시 약간의 거궐 불편감
13) 체간(cm)8 제1-5선 : 30.6/31.5/28.6/30.0/29.5
14) 근력 점수(Manual Motor Test, MMT9) : 좌 상지 어깨 2, 팔꿈치 2 손가락 1+ 하지 고관절 3, 무릎 1+, 발목 1
9. 검사 소견
1) 입원 시, 퇴원 시(치료 32일차) 혈액 및 소변검사 : 이상 없음.
2) Br-MRI(202X년 03월 01일)(Fig. 1) : Acute infarction in the right anterior and paramedian medulla, Grade I SVD
3) CYP2C19 major polymorphism(202X년 04월 13일) : CYP2C19 major polymorphism에 대하여 poor metabolizer
4) 혈소판 약물반응검사 : aspirin 530 ARU/P2Y12 assay PRU 243, Inhibition 0 (%)
5) 동맥경화도(Carotid-Ankle Vascular Index, CAVI) 우/좌 : 9.2/9.1(입원 시)→ 7.3/7.1(퇴원 시)
10. 치료 내용
1) 한약 치료 : 양격산화탕(凉膈散火湯)(Table 1)의 2배 분량을 300 cc에 달여 100 cc씩 나눠 1일 3회 매 식사 2시간 후 복용하였다. 치료 24일째부터 25일까지 외부 음식을 먹은 후 체하고 중완부 압통을 호소하여 독활지황탕(獨活地黃湯)(Table 2)으로 변경하였다. 치료 26일째부터 32일째까지 운동 후 기력 저하를 호소하여 십이미지황탕(十二味地黃湯)(Table 3)으로 변경하였다(Fig. 2).
2) 약침치료 : 치료 1일 차부터 32일 차까지 황련해독탕(黃蓮解毒湯) 증류 약침액(강동경희대병원, 한국)을 1 cc 주사기(profi syringe 1 ml)에 크기 26 G, 길이 25 mm needle을 이용하여 양측 風池(GB 20), 風池 下 2寸, 肩井(GB21), 天鼎(LI17), 좌측 大包 上 2寸, 天宗(SI11), 肩貞(SI9), 周榮(SP20)에 각 0.05-0.1 cc씩 주입하였다. 주 6회 시행하였다.
3) 침치료 : 치료 1일 차부터 32일 차까지 매일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0.25×40 mm, 동방침구제작소, 한국)을 사용하여 百會(GV20), 四神聰(EX-HN1), 양측 風池(GB20), 우측 後谿(SI3), 足臨泣(GB41), 前谷(SI2), 通谷(BL65), 좌측 曲池(LI11), 手三里(LI10), 外關(TE5), 合谷(LI4), 足三里(ST36), 上巨虛(ST37), 三陰交(KI8), 太衝(LR3)을 주로 사용하여 일 1회 0.5~1.0 cm 자입한 후 15분간 유침하였다.
4) 전침치료 : 치료 1일 차부터 32일 차까지 콘센트로 전원 작동되는 유선 전침기(ITO ES-160, 일본 ITO, 일본)를 사용하여 전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0.25×40 mm, 동방침구제작소, 한국)으로 좌측 曲池(LI11), 手三里(LI10), 外關(TE5), 合谷(LI4), 足三里(ST36), 上巨虛(ST37), 三陰交(KI8), 太衝(LR3)혈에 1.5~2 cm 자입하고 전선을 연결하였다. 60 Hz의 정전류(constant current), 전압은 통증 역치 바로 위 수준으로 15분간 주 6회 적용하였다.
5) 뜸 치료 : 치료 1일 차부터 32일 차까지 中脘(CV12), 關元(CV4)에 주 6회 間接灸(동방온구기, 한국)를 30분 시행하였다.
6) 양약 치료 : 입원 시 지참한 약 중 치료 26일 차까지 스토가정(Stogar Tab.) 울트라셋정(Ultra Set Tab.), 트로돈캡슐(Trodon Cap.), 리피토정(Lipitor Tab.), 텔미칸정(Telmican Tab.) 복용했다. CYP2C19 major polymorphism 검사 상 Poor Metabolizer에 해당하여 플라빅스정(Plavix Tab. 75 mg)은 치료 30일 차까지 복용 후 중단하였다. 아스피린(Aspirin Enteric Coated Tab.)은 퇴원 시까지 복용하였다.
11. 평가 방법 : 아래 갱년기 증상 관련 설문지를 활용하여 치료 3일 차, 18일 차, 31일 차에 증상 정도를 확인하였다.
1) 상열감 지수(Hot flush index, HFI) : 주간과 야간에 발생한 상열감의 지속시간, 부위, 발한 정도에 빈도를 곱하여 모두 합한다. 빈도수에 비해 강도의 척도가 추가되어 정확하기 때문에 상열감 평가 도구로 권장된다10. 하루 중 상열감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자가 보고식 도구이다(Appendix 1).
2) 폐경기 지수(Menopause Rating Scale, MRS)11 : 폐경기로 인한 갱년기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자가 보고식 도구로 신체자율 영역 4문항, 비뇨생식영역 3문항, 정신심리 영역 4문항 총 11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3) 폐경기 삶의 질 평가(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 MENQoL)11 : 혈관 운동성 영역 3문항, 정신심리 영역 7문항, 신체적 영역 16문항, 생식 영역 3문항 총 29문항에 대하여 지난 한 달간 갱년기가 각 영역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다.
4) 쿠퍼맨 지수(Kupperman Index, KI)12 : 11개의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을 평가하여, 각 항목의 합계로 갱년기장애의 정도 및 특징을 파악하여 갱년기장애 치료를 평가한다.
5) 생활 습관의 변화 확인 : 상열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하루 중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를 켠 적이 있는지, 아이스 팩을 사용한 적이 있는지 이틀에 한 번 아침마다 질문하여 기록하였다. 환자는 병실이 변경된 적 없었으며 병실 내 위치 이동을 한 적이 없었다.
12. 치료 경과
1) 치료 1일 차 : 병실이 덥다고 느껴져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기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선풍기를 구비하여 창문을 열지 못할 경우에는 이를 대신하여 사용하였다.
2) 치료 7일 차 : 처음으로 하루 중 오열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3) 치료 17일 차 : 병실 내 환자 수가 증가하여 가슴 답답함을 느껴 선풍기를 사용하였다.
4) 치료 23일 차 : 상열감의 강도가 약해져 선풍기나 아이스 팩이 필요 없을 정도가 되었다. 환자는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재활 치료할 때 피로감이 덜 느껴진다고 말했다.
5) 5월 21일 외래 내원 시 : 상열감이 다시 발생하지 않아 잠을 자기 편하다고 말했다.
13. 평가 결과(Fig. 3)
1) HFI : 치료 3일 차 27점, 18일 차에는 3점, 31일 차에는 2점으로 총 25점 감소했다.
2) MRS : 치료 3일 차 11점, 18일 차에는 3점, 31일 차에는 2점으로 총 9점이 감소했다. Hot flush 항목은 3점에서 0점으로 감소, 수면 항목은 4점에서 1점으로 감소하여 두 가지 항목에서 가장 큰 점수 변화를 보였다.
3) MENQoL : 치료 3일 차에는 40점, 18일 차에는 25점, 31일 차에는 21점으로 총점이 19점 감소했다. 혈관운동성 항목 중 발한을 제외하고 모두 점수가 감소했으며, 신체적 영역에서 수면 문제와 뒷목과 두통, 기력저하, 요통 항목 점수가 감소하였다.
4) KI : 치료 3일 차에는 22점, 18일 차에는 9점, 31일 차에는 6점으로 총점이 16점 감소했다. 여러 항목 중 수면 관련 항목의 점수 변화의 폭이 가장 컸다.
5) 생활습관 확인 : 치료 1~3일 차에 창문을 열어 상열감을 해소했으며 취침 중에는 아이스팩을 사용했다. 치료 5일 차, 11차, 17~21일 차에 창문과 선풍기를 사용했으며 아이스팩은 사용하지 않았다. 치료 7~9일 차, 13~15일 차, 23~31일 차까지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 아이스팩을 사용하지 않았다.
III. 고 찰
갱년기장애는 여성의 생식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통칭한다. 그 중 혈관운동신경 증상(vasomotor symptoms)은 안면홍조, 상열감을 말한다. 상열감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반응성 충혈 지수(Reactive Hyperemia Index, RHI)가 감소하면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13. 또한, 개개인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와 에스트라디올(estradiol) 분비량과 관계 없이 상열감이 자주 발생할수록 혈류 매개 확장(flow-mediated dilation)이 감소하며 대동맥 석회화가 호발한다14. 이로 인해 60세 이하에 혈관운동성 증상을 겪는 갱년기 여성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12배 더 높아진다15. 실제 조기 폐경을 겪는 여성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1.36배 높다16.
갱년기 상열감은 보편적으로 호르몬 대체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 HRT)17이나 인지행동치료18,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ceptor Inhibitor, SSRI),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Norepinephrine Receptor Inhibitor, SNRI) 등의 약물 치료19를 사용한다. 다만, 호르몬 요법은 유방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20 충분한 병력 청취 후에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HRT 금기증이 있거나 비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 한방치료를 하여 증상을 호전시켰다5,7.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의하면 환자 상태에 따라 간울(肝鬰), 심간화왕(心肝火王), 음허(陰虛) 변증에 맞게 소요산(逍遙散), 귀비탕(歸脾湯),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등의 처방을 사용한다1.
상열감은 화열증(火熱證)이라는 광의의 개념 안에 외감(外感)과 장부경락(臟腑經絡)의 음양실조(陰陽失調)로 발생하는 내생(內生)으로 구분한다. 증치적으로 실열(實熱)과 실열(虛熱)로 분류하여 치료한다. 실열(實熱)은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의 열을 말하고, 허열(虛熱)은 음허(陰虛)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21. 뇌경색 환자의 변증 분류는 화열(火熱), 습담(濕痰), 어혈(瘀血), 기허(氣虛), 음허(陰虛)22가 있으며, 갱년기장애 한의임상진료지침 한방 변증으로 신음허(腎陰虛), 간신음허(肝腎陰虛型), 간울(肝鬱), 신양허(腎陽虛), 신음양양허형(腎陰陽兩虛), 심신불교형(心腎不交), 심비양허형(心脾兩虛)1이 있다. 본 증례는 상열감이 갱년기장애와 급성 뇌경색의 열증 두 가지로 인한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에, 모든 요인을 고려하여 처방 선택이 가능한 사상체질적 관점에서 처방을 선택하였다.
본 환자의 어깨, 가슴, 늑골, 배꼽, 골반의 가로 길이를 측정하여 체간을 분석한 결과8, 어깨가 발달해있으며 상체에 비해 하체가 가늘었으며, 인상이 강하여 소양인으로 판단하였다.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상열감 심화, 간헐적 두통, 입마름, 희냉음의 경향을 보이면서, 얼굴이 희지 않고, 복부를 눌렀을 때 힘이 있으면서 압통을 호소하였기에 음허(陰虛)보다 실열증(實熱證)과 유사한 위수열리열병(胃受熱裏熱病)의 흉격열증(胸膈熱證)에 가깝다고 판단했다23. 증례에서 사용한 양격산화탕(凉膈散火湯)은 소양인 위수열리열병 흉격열증(少陽人 胃受熱裏熱病 胸膈熱證)에 대변(大便)을 소통시켜서 비위(脾胃)의 청양(淸陽)을 상승시켜주는 처방이다. 증치적으로 보면 ≪和劑局方≫의 상초열(上焦熱)과 중초열(中焦熱)을 해소하는 양격산(凉膈散)에 보음(補陰) 측면을 보완한 처방이다. 생지황(生地黃)이 사화(瀉火), 보신수(補腎水)하며, 인동등(忍冬藤)이 해표산사(解表散邪)하면서 상초열(上焦熱)을 풀어주며, 연교(連翹)가 제습해울(除濕解鬱)을 돕는다. 석고(石膏)와 지모(知母)가 보음사화(補陰瀉火)하며, 방풍(防風)과 치자(梔子)로 내결(內結)을 없애주고, 형개(荊芥), 박하(薄荷)로 외응(外凝)을 흩어줌으로써 막혔던 위국청양(胃局淸陽)을 도와 흉격열증(胸膈熱證)을 치료한다24. 더 나아가, 본 처방은 허혈성 뇌손상으로 인한 손상된 세포 재생에 도움을 주며25 뇌경색 환자의 화열증(火熱證)에 빈용하는 처방이다23. 치료 중 24일째에 외부 음식을 먹은 후 체하고 중완부 압통을 호소하여 소양인 식체비만(食滯肥滿)에 사용하는 독활지황탕(獨活地黃湯)으로 변경하였고, 25일째에 환자의 욕심으로 평소보다 강도 높은 재활 운동을 추가로 진행한 후 기력 저하, 요통, 입마름을 추가로 호소하여 흉격열증(胸膈熱證)보다 음허오열증(陰虛惡熱證)으로 병정이 바뀐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서 산약(山藥)을 빼고 현삼(玄蔘), 지골피(地骨皮), 구기자(枸杞子), 복분자(覆盆子), 차전자(車前子), 형개(荊芥), 방풍(防風)을 첨가한 십이미지황탕(十二味地黃湯)으로 변경하였다.
침치료는 약침 치료와 함께 환자의 수태양소장경의 流注를 따라 발생하는 좌측 견통을 완화시키고자 우측 소장정격(小腸正格)을 치료했다. 소장정격(小腸正格)은 견배통(肩背痛), 입마름과 부인과 질환에 빈용하는 처방이다26. 좌측 상하지 위약에 대하여 관련 부위 침치료와 전침 치료를 함께 시행하였다. 뇌경색 재발 방지를 위해 혈관 탄력도 유지에 도움이 되는 거풍청혈단(祛風淸血丹)27과 유풍단(愈風丹)28을 투여했다.
환자는 치료 후 상열감이 해소되어 실제로 창문을 여닫거나 선풍기를 사용하는 경우,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경우가 서서히 줄었다. 본 환자는 입원 치료 15일 이후 증상 평가 결과 HFI 25점, MRS 8점, MENQoL 15점, KI가 13점 감소하였다. HFI의 임상적 극소 차이(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MCID)가 5.35점인데, 그 이상의 감소폭을 보인 유의미한 호전이었다29. 동맥경화도도 입원 시 9점대에서 퇴원 시 7점대로 호전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상열감으로 인한 천면이 해소되어 수면의 질이 상승하였고, 환자의 모든 설문지 상 수면 관련 항목 점수가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개월이 지난 후 외래 방문하여 상열감으로 인한 피로감이 더 이상 없다고 진술하였다. 뇌졸중 환자들에게서 수면의 질이 상승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고, 재활 치료 후 경과가 더 좋다30고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 중 갱년기장애로 인한 수면 문제가 있는 경우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상열감에 대한 일부 증례6,31에서는 적외선 체열 촬영(DITI)을 통해 경과를 관찰했으나 본 증례에서는 환자 보고식 평가 설문 외 객관적 생기능 검사를 진행하지 못한 것이 한계점이라 사료된다. 하지만 HFI, MRS, MENQoL, KI를 포함하여 생활습관 기록까지 다양한 척도를 통해 상열감의 호전 정도를 파악하였기에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체질적 접근이 결과적으로 상열감 호전은 물론 수면의 질 개선, 혈관 노화도 개선 등 관련 수치를 개선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증상 호전이 재활 치료를 위한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Appendix 1】Korean version of menopausal hot flush scale
갱년기 상열감 증상 설문지
주간 : 아침 7시~저녁 7시
야간 : 저녁 7시~아침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