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허약으로 변증된 전정신경염 환자의 삼출건비탕가감방을 포함한 한의 치료 치험 1례
A Case Report of Korean Medicine Treatment Including Samchulgunbi-tang-gagambang in a Patient with Vestibular Neur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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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BSTRACT
Background:
Vestibular neuritis is a common cause of acute unilateral peripheral vestibulopathy. Vestibular neuritis is the second most common disease among patients with dizziness. Clinical symptoms of vestibular neuritis include the sudden onset of vertigo with spontaneous nystagmus, unsteady gait, nausea, and vomiting that last from days to weeks. However, even after the vertigo disappears, difficulty maintaining balance while walking may persist for weeks to months. Antihistamines, serotonin receptor blockers, and benzodiazepine vestibular suppressants are widely used as symptomatic treatments to reduce the severity of symptoms that occur in the acute phase.
Case Summary:
A patient diagnosed with acute vestibular neuritis was treated with acupuncture, moxibustion, and herbal medicine. We used the visual analog scale (VAS) to assess each symptom and the vertigo score to observe the effect of treatment. After treatment, the VAS scores for each symptom and the vertigo score decreased, and the severity of nystagmus was reduced.
Conclusion:
This study suggests that Korean medicine treatments, including Samchulgunbi-tang-gagam, could be effective in improving the clinical symptoms of vestibular neuritis.
I. 서 론
전정신경염은 Acute unilateral peripheral vestibulopathy (AUPV)의 대표적인 질환으로서 어지럼을 호소하는 환자 중 양성 발작성 두위 현훈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1. 전정신경염은 말초 전정기관이나 전정신경의 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막과 청력은 정상이면서 다른 신경학적 이상 징후가 없는 급성 현훈 환자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2. 전정신경염은 배제 진단에 의해 진단하는 질환으로 특정 검사로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수는 없다. 특징적인 임상양상과 온도 안진 검사, 전정 유발 근전위 검사, 두부 충동 검사 등의 전정기능검사 결과들을 종합하여 진단하게 된다3. 전정신경염의 주요 임상 증상은 자발 현훈, 오심, 구토 및 보행 불안으로 대부분 갑자기 발생한다. 주된 증상인 현훈은 회전성이며 머리 동작에 의해 악화된다. 환자는 가만히 누워있는 자세를 선호하며 대부분 심한 오심 구토를 동반한다4. 급성기의 심한 현훈은 2-3일이 경과하면 호전되나 전정기관 보상 정도에 따라 회복에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동반 증상으로는 90% 이상에서 오심이, 50% 이상에서 구토가 나타나며 이 외에도 권태, 설사 등의 자율신경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1.
전정신경염은 급성기에 수액 주사와 전정억제제 및 진토제 등을 사용한 대증치료가 주로 행해지고 있다. 전정억제제는 환자가 안정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중단하는 것이 좋으며, 조기에 일상활동에 복귀하여 적응시키는 것이 중추신경계에 의한 전정보상을 유도하여 회복을 촉진시킨다3.
현재까지 국내 한의학계에 대시호탕5, 계지가후박행자탕6, 청심연자탕7, 형방지황탕8 등을 활용한 전정신경염 증례가 보고되었다. 본 증례는 식체 이후 발생한 전정신경염으로 현훈, 오심, 속쓰림,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을 脾胃虛弱으로 변증하여 蔘朮健脾湯加減方을 포함한 한방 단독 치료로 호전을 보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II. 윤리적 검토
본 증례는 8일간 대전대학교 부속 천안한방병원 내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대전대학교 부속 천안한방병원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쳤다(DJUMC- 2023-BM-10).
III. 연구대상 및 방법
1. 환자 정보
1) 성별/나이 : F/70
2) 주소증
(1) 현훈(Vertigo) : 자발 안진(+/+, 좌안편위, 우측 수평방향 안진)이 동반된 현훈으로 보행, 개안 불가하였으며 체위 변경 시 심화되었다.
(2) 복부불편감(Abdominal discomfort) : 소증인 상복부 더부룩함이 우심해졌으며 중완부 압통 호소하였다.
(3) 오심(Nausea) : 입원 전일 오후 12시부터 17시까지 구토 15회가량 하였으며, 이후 오심, 속쓰림 지속되었으며 식사 불가하였다.
(4) 기 타 : 20여 년 전부터 이명 지속되었으며, 이통, 이충만감, 난청은 호소하지 않았다.
3) 발병일/발병원인 : 입원 전일 오후 12시경 백설기 먹고 체한 후 발생하였다.
4) 현병력 : 발병 당일 local 병원에서 수액 처치하시고,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Brain CT, Brain MRI, 혈액검사 시행하였으나 이상 소견 나타나지 않았으며, Dix-hall pike test, Head Roll Test 음성 결과로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itis)으로 진단받고 수액 처치 한 차례 더 받았다. 이후 귀가하였으나 증상 호전 더디어 집중적인 한방 치료 위해 본원 내원하였다.
5) 과거력
(1) Hypothyroidism(2007년) : 자의로 약물 복용 중단
(2) Osteoporosis(2023년 5월)
6) 복용 약물 : 본원 입원 전 Hypothyroidism으로 씬지로이드정 복용 중이었으나, 자의로 복용 중단한 상태로 약물 지참하지 않았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보나링에이정, 타나민정 40 mg, 케이캡정 50 mg, 맥페란정을 처방받았으나 평소 양약 복용할 경우 복부 불편감이 있어 복용하지 않았으며 입원 기간 중에도 복용하지 않았다.
7) 주요 검사소견
(1) 영상의학 검사 : 외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시행한 Brain CT, Brain MRI, Chest PA 상 이상 소견은 없었다.
(2) 혈액/소변 검사 : 특이 사항 없었다.
(3) EKG : WNL
(4) Dix-hall pike test : -/-
(5) Head Roll Test : -/-
(6) Head Thrust Test : +/+
8) 계통적 문진
(1) 食 慾 : 식욕부진
(2) 消 化 : 발병 이전부터 痞滿, 연변 경향으로 소화불량 증상 있었으며, 발병 이후 腹滿, 呑酸, 嘔逆 호소하였다.
(3) 大 便 : 연변, 2회/일
(4) 小 便 : 주간뇨 5~6회/일, 야간뇨 4~5/일
(5) 睡 眠 : 5시간/일, 중도각성 4~5회(야간뇨), 천면 경향, 도한
(6) 脈 診 : 脈細弱
(7) 舌 診 : 舌淡紅
(8) 望 診 : 面白
9. 치료 내용
1) 한약 치료 : 매일 2첩 3포(1포당 120 cc)로 1일 3회 식후 30분 1포씩 복용하였다. 2023년 5월 22일 저녁 식후부터 입원 3일차 점심 식후까지 正傳加味二陳湯을 복용하였고, 입원 3일차 저녁 식후부터 퇴원일까지 蔘朮健脾湯加減方을 복용하였다(Table 1, 2).
2) 침 치료 : 1일 2회 0.25×30 mm 일회용 호침(동방침구제작소)을 사용하여 침치료를 시행하였다. 주 혈자리는 合谷(LI4), 曲池(LI11), 足三里(ST36), 三陰交(SP6), 太衝(LR3), 中脘(CV12), 上脘(CV13), 關元(CV4), 百會(GV20)로 15분간 유침하였다. 와위 자세 유지로 요통 발생하여 필요 시 요부 근육 침치료도 겸하였으며 현훈 개선 목적으로 자하거 약침 2 cc를 양 풍지혈에 1일 1회 주입하였다.
3) 뜸 치료 : 매일 1일 1회 앙와위에서 복부 기기구술 30분간 시행하였으며, 合谷(LI4), 太衝(LR3), 足三里(ST36)에 전자뜸을 1일 1회 10분간 시행하였다.
4) 양방 약물
(1) 2023년 5월 22일 식이 불량하여 영양 공급과 오심 호전 목적으로 본원 의과 의뢰 하에 아르믹스주(아미노산 수액 제제) IV+멕쿨주(메토클로프라미드염산염) IV mix injection 하였으나 호전 보이지 않아 중단하였다.
(2) 2023년 5월 24일 경구 식이 불가한 것을 고려해 본원 양방 의과 의뢰 하에 위너프페리주(종합영양수액) IV injection 하였다.
10. 평가 방법
1) Visual Analogue Scale(VAS) : 주관적인 통증 강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통증 척도이나 본 증례에서는 환자의 현훈, 오심, 복부 불편감의 주관적인 호전도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살면서 느낀 가장 심한 불편감을 10, 불편감 없음을 0으로 설정하여 환자의 증상 정도를 확인하였다.
2) 안진은 +++(severe), ++(moderate), +(mild), -(elimination)로 1일 1회 평가하였다.
3) Vertigo score을 사용하여 현훈의 호전도를 평가하였다(Table 3).
IV. 결 과
1. 치료 경과(Fig. 1, 2, Table 4)
1) 입원 1-2일
VAS 7, Vertigo score 5의 심한 현훈으로 인해 기립, 보행 모두 불가한 상태였으며 자발 안진, 이명 증상 동반되었다. 현훈으로 개안 유지 어려워 거의 눈 감고 있는 상태였다, 안진은 +++(severe)로 육안상으로 명료하게 보이며 좌측 편위 상태에서 우측 방향 수평 안진이 나타났다. VAS 7의 소화불량, 복부불편감, 오심, 속쓰림으로 식사 불가한 상태였고 입원 이후 구토는 없었다. 아르믹스주, 멕쿨주, 위너프페리주 injection 시행하였으나 증상 호전은 보이지 않았다.
2) 입원 3일
현훈 VAS 6, Vertigo score 4으로 호전되었다. 자발 안진 ++(moderate)로 호전 있으나 여전히 안정 시에도 지속되는 양상이었고 안진 방향의 변화는 없었다. 소화기 증상은 점심까지는 호전 없어 약간의 국물 이외에 식사 불가능하였고, 저녁 식사부터 미음 2-3숟가락 정도 식사 가능했다.
3) 입원 4일
현훈 VAS 4로 호전되었고 빙빙 도는 느낌과 자세 변경 시 심해지는 현훈이 줄어들었으며 개안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상태로 호전되었다. 안진은 ++ (moderate)로, 안정 시에 지속되는 상태 유지 중이지만 그 폭이 줄어들었다. 식사량은 미음 2-3숟가락 정도로 비슷하였으나, 오심과 속쓰림은 VAS 2로 호전되었다.
4) 입원 5-6일
현훈 VAS 2, Vertigo score 3으로 호전되었고 개안 유지 상태로 휠체어에 앉아서 병동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안진은 +(mild)로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속도와 폭이 줄어들어 육안상 안진 유무 확인이 어려운 정도로 호전되었다. 복부 불편감 VAS 5-6정도로 경도 호전 있었으며 5월 26일 아침 점심 저녁 미음 1/2공기, 5월 27일 아침, 저녁 죽 1공기 정도로 식사량 증가했으며 과일 등의 간식 섭취도 하였다. 오심과 속쓰림 VAS 0-1로 호전되었다.
5) 입원 7-8일
현훈 VAS 1-2, Vertigo score 2로 호전이 되었으며 특히 두부 회전 시 현훈이 감소하였다. 개안 유지 가능하였으며, 5-10분 보행 가능했다. 상복부 불편감 VAS 5로 호전되었으며 아침, 점심, 저녁 죽 2/3공기로 식사량 증가하였다. 속 쓰림, 오심 VAS 0-1로 호전된 상태로 퇴원하였다.
V. 고 찰
전정신경염은 일측 전정기능의 저하를 보이는 급성, 자발성 현훈질환을 말하며, 급성 전정신경원염 및 급성 전정 신경병증으로도 불린다. 전체 현훈 환자의 7%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흔한 급성, 자발성 현훈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3. 전정신경염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표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병인, 자가면역질환 가설, 혈관 허혈 혹은 출혈 등 혈관 문제의 의한 가설 등으로 현재까지 설명되고 있다9.
전정신경염의 현훈은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호전되나, 현훈이 사라진 뒤에도 걸을 때 어찔어찔 하며 중심을 잡기 힘든 느낌은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2. 자발안진은 대부분 3주 이내에 소실된다고 보고되었는데, 일부에서는 병측으로 향하는 약한 회복 안진을 관찰할 수도 있다3.
전정신경염 급성기에 발생하는 심한 증상(현훈, 오심 및 구토)을 줄이는 대증치료로 항히스타민제,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제 또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전정억제제들이 널리 사용된다. 이 약물들은 전정기능을 억제하고, 동시에 중추 진정작용을 통해 증상을 감소시킨다. 항히스타민제 중 특히 널리 사용되는 디멘히드리네이트는 디펜히드라민과 자극제인 8-chlorotheophylline의 복합염으로, 전정억제 효과 및 항구토 효과가 있어 전정신경염 등의 급성 전정질환의 구토 및 오심에 대한 대증치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전정신경핵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 수용체에 작용하며, 일차신경원과 이차신경원 사이의 신경전도에 작용한다. 또한 구토 중추에도 작용하여 항구토 효과를 보인다3. 메토클로프라마이드는 대표적인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제 중 하나로,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고 및 고용량으로 투여 시 중추신경계의 화학수용체자극대에서 세로토닌 수용체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위장관 상부 조직의 아세틸콜린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음식 유동성을 증진시키고 소화기관인 위, 담즙, 췌장의 분비물의 배출을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작용 기전을 통해, 메토클로프라마이드는 구토 예방 및 구역, 구토 치료를 위한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10.
전정신경염에서의 현훈은 초기 수일 동안 가장 심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약물치료를 사용하게 되는데 전정억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어지럼이 잠시 호전되지만 환자들이 장기적으로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전정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약물성 어지럼을 유발하게 되거나 주간 졸림이나 식욕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되도록 약물 복용을 하지 않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11.
正傳加味二陳湯은 ≪醫學正傳≫에 기록된 처방으로 ≪東醫寶鑑≫에 治食積痰, 導痰補脾, 消食行氣하는 효과가 있어 食積痰으로 인한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였다12. 본 처방은 山査肉, 香附子, 半夏, 生薑, 大棗, 川芎, 白朮, 蒼朮, 橘紅, 茯苓, 神麴炒, 砂仁, 麥芽炒, 甘草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 등은 正傳加味二陳湯의 위배출능 촉진 효능에 대해 보고한 바 있으며13, 김은 正傳加味二陳湯이 위액분비량, 총산도, 위산분비량 및 혈청 gastrin 함량 감소 효과를 보고하였다14.
蔘朮健脾湯은 명대 ≪醫方類聚≫에 처음으로 수록된 처방으로 健脾養胃하고 음식을 運化하는 효능이 있다. ≪東醫寶鑑≫에서는 食傷補益之劑로 분류되어 脾胃虛弱으로 인한 증상에 사용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며11 ≪方藥合編≫에서는 脾를 건전하게 하고, 胃를 補養하고, 음식을 소화시킨다고 나타나 있다14. 또한 蔘朮健脾湯은 김 등의 논문에서 위액 분비능, 위액산도, pepsin 활성도를 감소시켜 위장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16. 구성 약물은 人蔘, 白朮, 白茯苓, 厚朴, 陳皮, 山査肉, 枳實, 白芍藥, 砂仁, 神麴, 麥芽, 甘草, 人蔘, 生薑, 大棗로 이루어져 있다. 人蔘은 大補元氣하며 白朮은 脾를 調和, 補氣하며 陳皮는 健脾除濕하는 효능으로 脾胃虛弱으로 인한 식욕부진, 소화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 厚朴은 行氣消積하며 砂仁은 醒脾시키는 특장이 있어 동용 시 소화불량에 효능이 있으며 胃 기능을 증강시킨다. 山査肉, 神麴, 麥芽는 대표적인 消食藥으로 모두 食滯를 消하고 脾胃작용을 촉진하여 소화를 돕는다17.
본 증례의 환자는 체한 이후 발생한 자발 안진이 동반된 현훈, 오심, 복부 불편감 및 소화불량을 주소증으로 내원하였다. 입원 당일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Brain CT, Brain MRI 상 이상 소견 없으며 Dix-hall pike test, Head roll test 음성으로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itis)으로 진단받은 후 8일간 본원에서 입원 치료하였다. 입원 당일 본원에서 Head Thrust Test를 시행하였고 양측 모두 고개를 회전시켰을 때 검사자의 코를 주시 유지하지 못하고 회전 방향으로 눈이 돌아갔다가 다시 검사자의 코를 주시하는 양상 확인되어 양성으로 판단하였다. 전정신경염은 단일 진단 검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추신경계 원인, 청력 상실, 이통 등의 이과적 원인을 배제한 뒤에 이학 검사 결과와 핵심 증상 및 징후 등을 종합하여 진단이 이루어진다18,19. 본 증례의 환자는 전정신경염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인 수일간 지속되는 현훈, 보행 불안, 구역, 구토, 자발 안진이 동반되었으며 청력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러한 임상 증상과 영상검사, 이학 검사 결과를 고려하여 전정신경염으로 진단하였다. 입원 3일차까지는 食痰證12으로 변증하여 正傳加味二陳湯을 처방하였다. 이후 멕쿨주, 아르믹스주, 위너프페리주 등의 수액 처치와 함께 한약을 복용했음에도 증상 호전이 더디고, 발병 이전부터 소화불량 경향이 있었음을 고려하여 입원 3일차부터는 脾胃虛弱20으로 다시 변증하여 食傷補益之劑로 알려진 蔘朮健脾湯加減方으로 처방을 변경하였다. 蔘朮健脾湯에 活血行氣 효능이 있는 川芎, 化痰止嘔, 消痞散結 하는 半夏와 平肝潛陽 효능이 있는 天麻를 추가하여 현훈, 痞滿 증상을 개선하고자 하였으며, 補氣, 補陰하는 성질의 黃芪, 阿膠를 추가하였다21. 입원 4일차부터 현훈 VAS 7에서 VAS 4로, 오심, 속 쓰림 VAS 7에서 2로 호전되었으며, 입원 5일차부터 개안 유지 가능하며 휠체어로 병동 내 단시간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했다. 입원 7-8일차에는 5-10분간 개안 유지 상태로 보행 가능했으며, 자발 안진은 경미한 정도로 호전되었다. Vertigo score 5에서 2로 호전되었으며, 복부 불편감은 VAS 5로, 오심, 속쓰림 증상은 VAS 0-1로 개선되어 소화기 증상에서도 호전을 보였다. 입원 3일차부터 추가적인 수액 처치 및 양방 약물 복용이 없었다는 점에서 蔘朮健脾湯加減方 복용 이후 비위기능이 개선되어 급성기 전정신경염 증상이 호전되었음을 추론할 수 있었다.
기존에 한의학계에 보고된 전정신경염 증례로는 조 등5의 급성 전정신경염 환자 2례 보고에서 風火兼證으로 변증하여 大柴胡湯을 투여한 증례, 박 등8의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으로 이행된 급성 전정신경염 환자 치료 1례에서 少陽人으로 진단하여 사상체질방인 形防地黃湯 가미를 투여한 증례, 이 등7의 전정신경염 1례에서 太陰人으로 진단하여 凊心蓮子湯을 투여한 증례가 보고된 바 있다. 기존 증례들은 급성 전정신경염 증상을 한의학적으로 眩暈의 범주에서 보아 변증하였다. 반면 본 증례는 환자가 발병 이전에도 痞滿, 연변 등의 소화불량증이 존재하였으며, 食滯 이후 증상이 발생하였다는 점을 고려하여 脾胃虛弱으로 변증하여 蔘朮健脾湯加減方을 투약하였다. 이후 단시간 내에 현훈, 오심 등의 증상이 눈에 띄는 호전을 보였으며, 입원 2일 이후에는 전정억제제 복용, 수액 처치와 같은 양방 약물의 사용 없이 변증을 활용한 온전한 한의학적 치료가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증례는 1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으며, 소화기 증상의 경우 발병 이전부터 10년 이상 지속되어 8일간의 단기간 입원으로 호전이 더디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