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와 요통을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한방치료 1례
A Case Report on Functional Dyspepsia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in a Patient with Panic Disorder and Lower Back Pain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reports on the efficacy of Korean medical treatments for a functional dyspepsia patient with panic disorder and lower back pain.
Methods:
A 51-year-old male patient with functional dyspepsia was treated with herbal medicines and acupuncture for 17 days. The treatment effect was evaluated by measurements drawn from the Numerical Rating Scale, range of motion, Oswestry Disability Index, European Quality of Life 5 Dimensions Scale, and Gastrointestinal Symptom Score.
Results:
Following the treatment, the patient showed a decrease on the Numerical Rating Scale and Oswestry Disability Index and in Gastrointestinal Symptom Score, as well as an improvement in range of motion and European Quality of Life 5 Dimensions score.
Conclusions:
Korean medical treatments appear to be effective in reducing functional dyspepsia. Further clinical research on patients with functional dyspepsia is needed.
I. 서 론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은 뚜렷한 기질적 질환이 없이 발생하는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상부위장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 군을 말한다1. 2016년에 발표된 ROME IV 기준에 따르면 불쾌한 식후 포만감, 조기 만복감, 상복부 통증, 상복부 속쓰림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가지고 있고, 증상이 적어도 6개월 전에 발생하여 3개월 이상 지속되며, 증후과 관련 있는 기질적인 질환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2.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한의학적으로 痞滿, 噯氣, 呑酸, 嘈雜, 胃脘痛 등의 병증에 해당하며, 한의학적 발생 기전은 脾胃氣虛를 바탕으로 氣滯, 食積, 痰飮, 濕熱 등이 서로 뒤섞이며 나타나거나 虛實寒熱이 동시에 보이기도 한다3.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약물 치료로는 四君子湯4, 六君子湯5 등을 사용한 연구들이 발표되었으며, 김 등6의 연구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사용된 침구 치료 방법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이 이루어지는 등 한의학적 치료의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장관 증상과 더불어 우울증, 불안, 공황, 두통, 불면과 같은 자율신경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비(非)위장관 증상도 나타나기도 한다7.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은 소화불량이 없는 사람에 비해 우울, 불안, 신체화 점수가 높이 평가되었으며, 심리적 증상이 위장관 증상보다 삶의 질 저하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8. 따라서 위장관 증상 개선과 동시에 환자가 호소하는 비위장관 증상도 필수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본 논문에서는 요통과 공황장애를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침, 약침 및 추나 치료를 병행한 한방복합치료를 시행한 후 유의한 결과를 얻어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II. 증 례
본 증례는 후향적 증례 보고로서 자생한방병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에서 심의(JASENG 2022-09-006)를 거쳤다.
1. 성별/나이 : M/51세
2. 재원 기간 : 2021년 04월 09일-2021년 04월 25일
3. 주소증
1) Lower Back Pain(LBP)
2) Dyspepsia
4. 발병일
1) 1998년 11월경 일상생활 중 증상 發(2021년 03월경 일상생활 중 심화)
2) 2021년 03월경 일상생활 중 증상 發
5. 과거력 : HIVD of L-SPINE(1998)
6. 가족력 : HTN(父, 母), DM(父, 母)
7. 사회력
1) Alcohol : 무
2) Smoking : 비흡연
3) Occupation : 사무 종사자
8. 현병력 : 상기 환자 176 cm, 67 kg 보통 성격의 50세 남환으로 1998년 요통으로 인해 타병원에서 허리 디스크를 진단받았다. 2020년 10월경 서서히 상복부 통증이 발생했으나 별무 처치하던 중, 2021년 03월초 요통 및 소화불량, 명치 끝 통증, 식사 후 복부 팽만감 등이 악화되어 2021년 03월 05일 해운대 부민병원 응급실 내원하여 약물 치료하였으나 증상 별무 호전하였다. 이후 배가 더부룩하면서 매일 가스 차는 느낌이 들어 자의적으로 한끼에 밥을 1/3공기씩 먹어 1달 동안 79 kg에서 67 kg로 급격한 체중감소가 발생했다. 2021년 03월말 해운대 부민병원에서 위 대장내시경, 흉 복부 CT, 혈액검사 등에서 별무소견 듣고 “기능성 위장장애” 진단 하에 치료 받았으나 여전히 식사가 힘들고 속이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2021년 03월경 Local 한의원에서 한약 및 침 치료 시행하였으나 증상 미약 호전하여 2021년 04월 06일 본원 외래로 초진 내원하여 한약 및 침 치료 시행하였다. 외래진료 후 당일 저녁부터 갑자기 간헐적인 상열감,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복부 불쾌감 등 발생하여 2021년 04월 06일에서 2021년 04월 08일까지 해운대 부민병원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진단 하에 2일간 입원 치료했다. 타병원 진료에도 호전이 없어 2021년 04월 09일 집중 치료와 안정을 위하여 본원 입원하였다.
9. 방사선학적 소견
1) 흉부 X선 검사(Chest PA, 2021년 04월 09일)
(1) No active lung lesion.
2) L-SPINE SERIES(2021년 04월 10일)(Fig. 1)
(1) Degenerative lumbar spondylosis.
(2) L2/3, 3/4, 4/5 disc space narrowing
10. 심전도 소견(EKG, 2021년 04월 10일) : Nonspecific
11. Lab 검사 소견
1) 2021년 04월 12일, 소변검사 상 Ketones 2+ 소견
2) 2021년 04월 10일 재검사 시, T-Bilirubin 1.50(↑) 소견
12. 계통적 문진
1) 식 욕 : 부진, 1일 2회 일반식 1/3공기 섭취
2) 소 화 : 불량, 조기 만복감, 매 끼니 섭취 후 명치 끝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
3) 대 변 : 변비(1회/1주일)
4) 소 변 : 정상
5) 수 면 : 불량, 5시간, 중간에 5-6회 자주 깬다.
6) 맥 진 : 澁
7) 설 진 : 微 紅
8) 복 진 : 심하부와 협하부에 무거운 느낌, 중완부와 복직근에 긴장 및 저항, 압통 존재
13. 진 단
1) 辯 證 : 脾氣虛, 心氣血虛
2) 진단명 : 요통, 요추부(M5456), 비기허증(U680), 소화불량(K30)
14. 처 치
1) 한약 치료 : 기능성 소화불량을 치료하기 위해 加味香砂六君子湯 加 白朮 1돈 탕약을 복용하였으며, 환자의 공황장애 개선을 위해 養心湯을 투여하였다. 모든 처방은 탕약 2첩 3포 120 cc로 전탕하여 조제되었고, 한의사에 의해 처방되었다(Table 1, 2)
(1) 가미향사육군자탕(加味香砂六君子湯) : 2021년 04월 09일부터 2021년 04월 25일까지 소화불량 및 만성 위염을 치료하는 가미향사육군자탕을 식후 30분, 1일 3회(TIDPC, Ter In Die Post Cibum)복용하였다.
(2) 양심탕(養心湯) : 2021년 04월 09일부터 2021년 04월 25일까지 공황장애 및 정계, 정충을 치료하는 양심탕을 복용하였다. 전체 치료 기간 동안 환자의 증상 및 컨디션 변화에 따라 탕약을 처방하였다. 2021년 04월 09일 SPC (Supper Post Cibum), 2021년 04월 10일 BIDPC(Bis In Die Post Cibum), 2021년 04월 11일부터 2021년 04월 15일까지 qDPC (Quaque Die Post Cibum), HS(Hora Somni), 2021년 04월 16일부터 2021년 04월 24일 qDPC로 투약하였다.
(3) PRN 투여 처방 : 입원기간 중 호소한 증상들에 대한 PRN 처치 시 아래와 같은 한방 치료제를 투여하였다.
①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 : 2021년 04월 09일, 2021년 04월 25일 상기 환자의 불면 및 공황장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호흡곤란, 어지러움, 신경불안증, 협심증 등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자생한방병원 원내 처방인 우황청심원 1환을 투약하였다.
② 소체환(消滯丸) : 2021년 04월 15일 상기 환자의 소화불량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소화불량, 복창만, 급성 및 만성 위염을 치료하는 자생한방병원 원내 처방인 소체환 1환을 투약하였다.
2) 침구 치료
(1) 침 치료 : 멸균 제작된 0.25×30 mm stainless steel(일회용 호침, 동방침구 제작)을 사용하였으며 매일 2회 시행하였다. 요추부 및 복부 통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腎兪(BL23), 委中(BL40), 崑崙(BL60), 太谿(KI03), 中脘(CV12), 天樞(ST25) 등에 15분간 유침하였다. 매일 2회 침 치료를 받았으며 PRN으로 소화불량 호소 시 太衝(LR03), 合谷(LI4), 足三里(ST36), 公孫(SP04)에 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2) 약침 치료 : 약침은 자생한방병원 고유 약침인 신바로 약침(五加皮, 牛膝, 防風, 狗脊, 杜仲 등의 약재로 구성)을 사용하였다9. L3-L5 양측 협척혈 및 복부 압통점에 각 1 cc씩 신바로 약침을 주입하였으며, 1일 1회 일회용 주사기(신창 메디컬, 1 ml, 29 G×1/2 syringe)를 이용하여 시술하였다.
3) 부항 치료(건식 및 습식) : 동방침구제작소에서 제작된 멸균 일회용 부항컵 3호를 사용하여 환자의 통증 호소 부위인 요배부(심수, 신수, 요양관)에 건식, 습식 부항 시술하였다.
4) 추나 치료 : 1일 1회 복잡 추나를 시행하였으며, 요추 부위에 관절교정추나, 관절가동추나, 관절신연추나를 시행하였다.
5) 약찜 요법 : 복부와 요추부위에 심부훈증경락약찜요법을 입원시부터 퇴원 시까지 주 6회, 1일 1회 시행하였다. 약 23종의 한약재를 약포에 넣어 증기에 찐 후 통증부위에 20분간 찜질하는 치료법으로 한약재의 약효를 경락을 통해 장부의 기능 조절의 심부까지 전달하여 치료하는 한방약물 훈증요법으로, 한약재 성분이 환부에 직접 침투하여 약물과 찜질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15. 치료 평가
1) Numeral Rating Scale(NRS) : NRS는 0부터 10까지의 숫자를 사용하여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통증의 정도를 객관화하고 계량화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0은 증상이 없는 경우, 10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한 증상을 의미한다10. NRS는 입원 당일부터 매일 기록하였으며 요통 및 상복부 불편감에 대해 평가하였다.
2) Range of Motion(ROM) : 관절의 가동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로, 환자의 능동적 ROM 을 평가하였다. 요추부의 동작을 크게 Flextion (0-90°), Extension(0-20°), Lt/Rt lateral bending (0-30°), Lt/Rt rotation(0-45°) 4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최대 가동범위를 입원 시, 입원 15 일차, 퇴원 시 총 3회 측정하였다.
3) Oswestry Disability index(ODI) : 일상생활에서 환자의 요추 기능 장애 정도를 보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앉기, 걷기, 서기, 물건 들기 등의 동작과 관련된 10가지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항목은 0~5점의 6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ODI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장애가 큰 것을 의미한다. 이 중 성생활 항목은 제외하고 9개의 항목으로 입원 시, 입원 15일차, 퇴원 시 총 3회 측정하였다.
4) European Quality of Life-5 Dimensions scale (EQ-5D) : EQ-5D는 건강관련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한국인에게서 유효성을 검증한 측정도구이다.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불안 등 5개의 객관식 문항을 ‘전혀 문제없음’, ‘약간 문제 있음’, ‘중간 정도’, ‘심각한 문제 있음’, ‘불가능한 상태’ 등의 5가지 수준의 척도로 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11. 입원 시, 입원 15일차, 퇴원 시 총 3회 진행하였다.
5) Gastrointestinal symptom score(GIS) : 기능성 소화불량과 관련된 10가지 증상에 대하여 0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4점(매우 많이 그렇다)까지 점수화한 설문지이다. 10가지 증상은 메스꺼움, 구토, 가스참, 복부 경련감, 조기 만복감, 가슴쓰림, 식욕부진, 흉골 뒤 불편감, 상복부 통증이다. 총합 40점으로 도출되며, 40점에 가까워질수록 중증에 속한다12.
16. 치료 경과
1) 2021년 04월 09일(입원 1일차)~2021년 04월 15일(입원 7일차) : 입원 시 환자는 요통과 상복부 통증에 대한 NRS를 모두 7로 표현하였고 EQ-5D 점수는 0.35, ODI 점수는 60, GIS 점수는 30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상태였다. 움직이거나 자세 변경 시 허리 통증이 증가하였고 와위 시에 가장 통증이 심한 상태였으며 복부 팽만감으로 인해 식사하기가 힘들고 명치 부위에서 나타나는 그득함 및 답답함이 지속 중이었다. 소화불량이 심해지면서 공황장애도 같이 발생하였으며 간헐적인 상열감,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등을 호소하였고 수면 불량을 동반하고 있어 4-5시간 수면을 취하며 중간에 5-6회 정도 자주 깬다고 하였다. 입원 7일차 까지는 통증이 입원 전과 동일 하였으며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 컨디션 난조 및 불면 증상이 지속되어 PRN으로 우황청심원을 추가적으로 투약하였고 식사량은 일반식(백미, 210 g)을 기준으로 약 1/3공기가량 섭취하였으며 몸무게는 입원 6일차 67.4 kg으로 입원 당시와 비교하였을 때 0.4 kg 증가하였다.
2) 2021년 04월 16일(입원 8일차)~2021년 04월 23일(입원 15일차) : 입원 8일차 이후 요통과 상복부 통증에 대한 NRS는 7에서 6으로 줄었고 입원 15일차 이후 NRS는 6에서 5로 줄었으며 EQ-5D는 0.719, ODI 점수는 36, GIS 점수는 14로 유의하게 호전되었다. 요통이 호전되어 보행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1시간 30분까지 늘어났으며 허리 뻐근함이나 욱신거림은 지속 중이나 자세 변경하기는 전보다 수월해졌다고 하였다. 보행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소화불량 횟수도 현저히 줄어든 것 같다고 하였으며 입원 8일차부터는 상복부가 막히는 느낌이 하루 중 느껴지지 않는 때가 더 많다고 하였고 특히 침 치료 후 체기가 감소하는 경향이 크다고 하였다. PRN 투약 및 처치 횟수도 점차적으로 줄어들었으며 수면 시간도 6-7시간으로 증가하였고 수면의 질도 호전을 보였다. 식사량은 1/2공기~1공기까지 늘었으며 몸무게는 입원 9일차에 67.8 kg, 12일차에 68.3 kg으로 증가하였다. 환자 스스로도 예민했던 감정이 조절되는 것 같고 편안해진 것 같다고 하였다.
3) 2021년 04월 24일(입원 16일차)~2021년 04월 25일(입원 17일차) : 입원 16일차 이후 NRS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요통과 상복부 통증도 호전된 상태가 지속되었다. EQ-5D는 0.85로 소폭 증가하였고 ODI는 18, GIS 점수는 10으로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였으며 입원 시에 비해 통증과 관련된 삶의 질 개선에 있어 많은 호전을 보였다. 식사량이 퇴원 시에는 1/2~1공기까지 가능할 정도로 증가하였으며 일반인과 식사량이 비슷해진 것 같다고 하였다. 퇴원 시에는 68.8 kg로 입원 시에 비해 1.8 kg 증가하여 퇴원하였다.
17. 치료 결과
1) NRS : 입원 시 NRS는 7, 2021년 04월 16일에는 6, 2021년 04월 23일에는 5로 호전 양상을 보였다.
2) EQ-5D 및 ODI : 입원 시 EQ-5D는 0.35, 2주차는 0.719, 퇴원 시 0.85로 측정되었다. 입원 시 ODI는 60, 2주차는 36, 퇴원 시 18로 측정되었다. 입원 시 GIS는 30, 2주차는 14, 퇴원 시 10으로 측정되었다.
3) 체중 변화 및 식사량 : 2021년 03월 05일 복통 발생 이후 환자 체중이 79 kg에서 67 kg로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이후 한방 치료를 통해 체중이 점차적으로 증가하여 퇴원 시에는 68.8 kg로 1.8 kg 증가하여 퇴원하였다. 식사량은 일반식(백미, 210g)을 기준으로 각 끼니 별 식사량을 체크하였다. 입원 시 1/3공기가량 섭취하던 식사량이 퇴원 시에는 1/2~1공기까지 섭취 가능할 정도로 식사량이 늘었다.
III. 고 찰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 식도 역류 질환, 악성종양 등과 같은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고, 위장관 증상이 반복적이고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증후군을 말한다13.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장관 증상 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 등 정신과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14. 기능성 소화불량을 진단받은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정신 병리가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고15,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의 50%에서 발견되는 우울증의 경우 위장관 증상의 발생과 지속 인자로써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16. 따라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의 우울증과 불안, 신경 증상에 대한 증상 개선은 환자의 전반적 증상 호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 중요하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뚜렷한 원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소화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점에서 환자의 신체 상태와 체질, 개인 특성에 맞는 치료를 지향하는 한의학의 전인적인 치료가 적합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면, Kim 등17의 연구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침치료가 대조군에 비하여 효과가 있으며 약물치료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고 하였고, 김 등18의 연구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사용된 침구 치료 방법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이 이루어졌으며, 조 등19의 연구에서는 정신적 증상을 호소하는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하여 한약 치료가 증상 조절에 효과적임을 확인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50세 남환이 2020년 10월경 상복부 통증 발생하였으며 2021년 03월에 식욕저하, 소화불량, 급격한 체중감소, 요통이 심화되어 타병원에서 각종 검사 및 치료를 받았으나 소화성 궤양, 위장관 악성 종양 등 소화불량의 뚜렷한 원인이 될 기질적인 질환을 찾을 수 없었다. ROME IV 기준에 의거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하여 치료받던 중 공황장애 장애 발생으로 인해 해운대 부민병원 정신과에서 2일간 입원치료 하였으며 이후 집중적 한방 치료를 위해 2021년 04월 09일에 본원 입원하였다. 계통적 문진과 상기 증상을 토대로 脾氣虛 및 心氣血虛 변증하여 가미향사육군자탕 및 양심탕을 함께 처방하였고 침, 약침, 약찜, 부항, 추나요법 등을 시행하였다.
본 증례에서 사용된 加味香砂六君子湯의 약재 구성을 살펴보면 補氣建脾, 和胃降逆, 理氣化痰의 효능이 있어 脾胃氣虛에 痰濕을 겸하여 不思飮食, 惡心嘔吐, 胸脘痞悶, 大便不實한 증을 치료하는 六君子湯에, 理氣解鬱과 止痛의 효과가 있는 香附子와 溫胃止嘔 理氣止痛 止瀉의 효능이 있는 砂仁을 加하고, 化濕消痞, 行氣溫中, 開胃消食하는 白豆蔲와 行氣燥濕 降逆平喘하는 厚朴과 溫脾와 冷氣腹痛을 치료하는 益智仁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20. 여기에 소화불량을 개선시키기 위해 健脾益氣, 燥濕利水하여 脾虛食少, 腹脹泄瀉, 水腫 등을 治療하는 白朮 1돈을 추가하였다21.
香砂六君子湯은 ≪婦人良方大全≫에 수록된 六君子湯의 가미방으로써, 明代 1587년 龔이 저술한 ≪萬病回春≫의 券之二 <飮食>편에 처음으로 수록되어 있다. ≪萬病回春≫에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아서 더부룩해지는 것은 비가 허한 것이다(飮食不化倒飽者, 脾虛也).”라는 설명과 함께 脾虛 不思飮食, 食後倒飽의 치료를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22. 또한 許浚의 ≪東醫寶鑑≫ 內傷門에도 인용되어 있는데, “비위가 상하면 음식 생각도 없고 입맛도 없다(內傷脾胃則 不思食 不嗜食).”고 하여 脾胃傷證에 향사육군자탕을 쓴다고 소개하고 있다.
養心湯은 심신의 부족으로 인한 驚悸, 不眠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처방으로, 지나치게 근심하고 생각하여 心을 상하거나 다스리는 일에 힘써서 心을 고되게 하면, 心神이 부족하게 되어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을 거의 자지 못하게 되는 증상을 치료한다. 東醫寶鐵에서는 驚悸의 원인이 혈허와 담에 주로 많고 “氣血俱虛, 宜養心湯.”라 하여 기와 혈이 모두 허하면 養心湯을 처방한다고 하였다23. 상기 환자는 불안함과 우울감, 공황장애로 인해 신경이 쇠약해져 있었고 심장 두근거림, 과호흡 등을 호소하여 심계 증상과 더불어 불안하고 예민하여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얼굴에 핏기가 없었다. 공황장애는 예기치 못한 반복적인 공황발작이 특징인 불안 장애의 일종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대개 10분 이내에 절정에 이르는 심한 공포와 불편감을 경험함과 동시에 심계항진, 호흡곤란, 식은 땀, 전율, 숨이 막히는 느낌, 질식감, 가슴 답답함,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신체적 또는 인지적 증상 13가지 중에서 적어도 4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을 말한다24. 이는 心傷으로 인한 心氣血虛로 인한 불안, 수면장애가 동반된 것으로 판단하여 증상 개선을 위해 양심탕을 처방하였다.
또한 요추부 및 상복부의 근육, 인대 등 조직의 빠른 회복을 위하여 鍼 치료를 하루 2회, 藥鍼 치료를 하루 1회 시행하였다. 요추부 침 치료 시에는 益腎助陽納氣의 효능이 있는 腎兪(BL23), 舒筋通絡 祛風濕하는 委中(BL40), 和胃氣, 化濕滯, 理中焦하는 中脘(CV12), 調腸胃, 理氣血, 扶土化濕, 花管調 經, 理氣消滯 하는 天樞(ST25)를 주 혈자리로 선택하였고, 소화불량 호소 시 通絡鎭痛의 효능이 있는 合谷(LI4), 調理腸胃, 調中氣, 降逆氣, 疏風化濕, 小腸消 滯, 通調氣血, 扶正祛邪하는 足三里(ST36), 理下焦濕熱, 通經活絡, 淸熄肝 火肝陽하는 太衝(LR03)를 주 혈자리로 선택하여, 經脈을 소통 시키고 陰陽의 평형을 조절하여 氣血과 臟腑를 조화롭게 함으로써 통증이 해소될 수 있게 하였다25.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들은 복합적인 한방치료 후 대체로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입원 당시 요통 및 상복부 통증에 대한 NRS는 7이었는데 입원 2주차에는 5까지 줄어들었고 이는 퇴원 시까지 유지되었다. ODI도 입원 시 60, 입원 2주차에 36, 퇴원 시 18로 유의성 있게 감소하였고 GIS도 입원 시 30, 2주차는 14, 퇴원 시 10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입원 시 가스 참, 조기 만복감, 상복부 통증이 4점이었는데 퇴원 시에는 각각 1점, 2점, 2점으로 감소하였다. 허리의 움직임이나 자세 변경 시 통증이 한결 호전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으며 ROM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확인되었다. 요통이 완화됨에 따라 상복부 통증과 소화불량이 호전되었다고도 표현하였다. 요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화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척추의 변형으로 소화, 배설, 호흡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위장과 소대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요통은 단순히 신체상의 증상만이 아니라 정신과 성격에 의한 증상이며,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통증의 강도나 느끼는 장애 정도가 입맛과 소화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26. EQ-5d는 입원 시 0.35, 입원 2주차에 0.719, 퇴원 시 0.85로 환자의 부정적 기분에 대한 호전 정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입원 당시 수면 시간 4-5시간 중 5-6회 정도 깰 정도로 수면의 질이 낮았으며 특히 불안/우울(anxiety/depression)의 항목에서 4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인 상태로 삶의 질이 현저하게 낮았으나, 퇴원 시에는 수면 시간이 6-7시간으로 늘어났으며 불안/우울(anxiety/depression) 항목에서 2점으로 평가할 만큼 환자의 정서가 입원 시에 비해 안정화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식사량은 1/3공기에서 1/2~1공기까지 늘었으며 체중도 점차적으로 증가하여 입원 시보다 1.8 kg 증가한 상태인 68.8 kg으로 퇴원하였다. 입원 당일에는 컨디션 및 체력 저하, 소화불량으로 우황청심원, 소체환을 투약하거나 PRN으로 침 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였지만 입원 기간이 늘어날수록 오심 및 식사 시 가중되는 상복부의 불편감이 호전되어 PRN 처치 횟수가 점차적으로 줄어들었다. 환자 스스로도 치료 전과 비교하여 명치 쪽 답답함, 복통, 요통, 소화불량 등의 범위와 정도가 개선되었음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본 증례는 요통 및 공황장애를 동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한방 치료의 유의한 효과를 보였지만, 1건의 증례에 해당하며 퇴원 후 증상의 지속 여부에 대한 추적 관찰을 하지 않았기에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가미향사육군자탕을 통한 한약 치료뿐만 아니라 공황장애 치료를 위한 양심탕 투약 및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를 위한 침, 약침, 추나 치료와 같은 다른 한방 치료들이 병행되어 특정 질환에 대한 한방 치료의 단독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또한 연구결과가 주로 환자가 호소한 주관적인 증상의 변화를 통해 평가되었기에 신뢰도 향상을 위하여 더 객관적인 척도를 통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후 연구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군에 대해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 방법과 접근 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장기적 예후를 추가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V. 결 론
본 증례는 2021년 04월 09일부터 2021년 04월 25일까지 해운대자생한방병원에 입원하여 공황장애와 요통을 동반한 소화불량 환자 1명에 대한 통합적인 한방 치료를 통해 통증 완화 및 소화불량 개선 등 유의한 결과를 얻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