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동맥 경색으로 발생한 말초성 안면마비 환자에 대한 한방통합치료 증례보고
Peripheral Facial Palsy due to Cerebellar Artery Infarction is Improved by Korean Medical Treatment: A Case Report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investigates the efficacy of Korean medical treatment for a patient with peripheral facial palsy caused by cerebellar artery infarction.
Methods:
A 45-year-old male patient with right facial palsy and left side numbness from cerebellar artery infarction was treated with herbal medicine (ligigeopoongsan), acupuncture, pharmacopuncture, and cupping therapy for 37 days. The effects were evaluated using the House-Brackmann (H-B) and Yanagihara’s unweighted grading systems.
Results:
Following treatment, the patient’s H-B grade decreased and Yanagihara score improved.
Conclusion:
Korean medical treatment improved peripheral facial palsy in a patient with cerebellar artery infarction.
Ⅰ. 서 론
안면신경마비는 매년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상의 발생률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1. 안면신경마비는 발생 원인과 마비 부위에 따라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누어 분류한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뇌혈관질환이나 뇌종양 등과 같이 뇌에 손상이 있는 경우 발생하게 되며, 병변의 반대측 안면하부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2. 말초성 안면마비는 안면신경핵 하부의 안면신경 문제로 인해 생기는데, 병변과 같은 측에서 안면부 전체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불명인 벨마비(Bell’s palsy)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여 가장 흔하지만, 대상포진이나 외상에 의해서도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는 당뇨 또는 교뇌 부위의 출혈이나 경색으로도 생길 수 있다3.
교뇌에는 안면신경핵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 부위에 뇌경색이 발생할 경우, 편측성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고, 경색의 위치에 따라 병변과 동측 혹은 대측의 안면마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교뇌경색이 안면신경핵이나 핵 상방을 침범하면 병변 반대측에서 안면마비가 발생하지만, 핵 하방에 국한된 신경다발 부위의 허혈인 경우 같은 측에서 안면마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4.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제나 항바이러스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지만, 뇌경색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는 혈전용해제나 항혈소판, 항응고제 등을 투여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스텐트시술을 하거나, 재활치료를 병행하게 된다5,6.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의 범주에서 침치료, 전침치료, 한약치료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고 있고7,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중추성 안면마비에도 한방치료가 유효함을 보인 연구도 있었다8.
본 논문에서는 급성 뇌혈관 경색 이후 발생한 동측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 대해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한 후 안면마비 증상이 호전된 사례가 있어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본 증례는 2021년 02월 25일부터 2021년 04월 02일까지 분당자생한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증례 보고로서, 자생한방병원의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로부터 승인번호 교부 하 진행되었다(IRB File No. 2022-02-017).
1. 성별/연령 : 남성/45세
2. 주소증 : 우측 안면마비, 좌측 상하지 비증
3. 발병일 : 2021년 01월 29일
4. 현병력
상기환자 170 cm에 66 kg의 보통체격인 만 45세인 남자 환자로, 상기 발병일에 상기 주소증 발생하여 2021년 01월 30일 동네병원 응급실에서 Brain MRI, 청력검사 상 이상 없다 소견 들으시고, 2021년 02월 01일부터 2021년 02월 09일까지 동네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하여 Brain MRI 상 뇌경색으로 인한 안면마비 소견 들으시고, 경구약 처방 받으셨으나 별무호전 하였다. 퇴원 후 2021년 02월 16일 서울대학교병원 외래에서 경구약 처방 받으셨으나 증상 지속되어, 본원으로 내원하였다.
5. 과거력 및 가족력 : 별무
6. 복용 약물 : 슈퍼피린캡슐(성분: 클로피도그렐황산수소염 97.875 mg, 아스피린장용펠렛 122 mg, 복용법 : 아침, 저녁 식후 30분), 리피논정 40 mg(성분 : 아토르바스타틴칼슘삼수화물 43.4 mg, 복용법 : 아침, 저녁 식후 30분), 미카르디스정40 mg(성분 : 텔미사르탄 40 mg, 복용법 : 아침 식후 30분), 판토라인정 20 mg(성분 : 판토프라졸나트륨세스키히드레이트 22.55 mg, 복용법 : 아침, 저녁 식후 30분), 삼진디아제팜정 2 mg(성분 : 디아제팜 2 mg, 복용법 : 아침, 저녁 식후 30분)
7. 주요 검사 소견
1) 영상 검사
(1) Brain MRI(2021년 01월 30일)(Fig. 1)
① Unremarkable finding.
(2) Brain MRI(2021년 02월 01일)(Fig. 2)
① Acute Infarction of Rt. PICA territory.
(3) Chest PA(2021년 02월 26일)
① No active lung lesion.
2) 혈액검사(2021년 02월 26일)
(1) ALT 47.20(↑)(0-40 IU/L)
3) 심전도검사 (2021년 02월 26일)
(1) Normal Sinus Rhythm.
8. 치료기간 : 2021년 02월 25일부터 2021년 04월 02일까지 37일간
9. 치료내용
1) 한약치료
(1) 이기거풍산 : 2021년 02월 25일부터 2021년 03월 11일까지 1일 2회, 아침, 저녁 식후 30분에 복용하였다. 탕약 1.3첩을 2팩(팩당 100 cc)으로 나누어 조제하였다(Table 1).
(2) 이기거풍산가미방 : 이기거풍산 1첩에 강활, 독활, 방풍, 천마를 각 0.8 g씩 증량하고, 갈근 1.6 g을 추가한 약으로, 2021년 03월 12일부터 2021년 04월 02일까지 1일 2회, 아침, 저녁 식후 30분에 복용하였다. 탕약 1.3첩을 2팩(팩당 100 cc)으로 나누어 조제하였다.
2) 침치료 : 침은 0.25×30 mm 일회용 Stainless 호침(동방침구사, 한국)을 사용하였으며 유침시간은 10분으로 1일 2회 시술하였다. 지창(ST4, 地倉), 협거(ST6, 頰車), 사백(ST2, 四白), 하관(ST7, 下關), 합곡(LI4, 合谷)을 위주로 자침하였다. 자침 시, 저주파자극기(제조사 : 스트라텍, 제품명 : STN-111, 출력전압 : 75 Vp-p, 출력전류 : 7.6 mA, 주파수 : 16 Hz, 파형 : constant) 이용하여 전기자극을 병행하였다.
3) 부항치료 : 부항은 동방침구제작소에서 제작된 멸균 일회용 부항컵 5호를 사용하여 풍지(GB20, 風池)에 1일 2회 건식 혹은 습식 부항 시술하였다.
4) 약침치료 : 자생 원외탕전원에서 제조한 신바로약침액을 일회용 주사기에 주입하여 사용하였다. 침 치료와 동일한 부위에 각 0.1 cc씩 시술하였다. 약침 치료는 1일 2회 시술하였다.
10. 치료 평가
1) House Brackmann Grading System(H-B grade) (Table 2) : 1983년 House에 의해 처음 제시된 후, 1985년 Brackmann과 House가 변형시켜 만든 안면신경마비 평가법이며, 정상을 의미하는 Grade Ⅰ부터 완전 마비인 Grade Ⅵ까지 6단계로 분류하여 안면운동기능 및 후유증을 평가한다9.
2) Yanagihara’s Unweighted Grading System (Yanagihara’s score)(Table 3) : 1976년 Yanagihara가 고안한 것으로 얼굴근육 움직임을 분류하여 부위별로 각각의 마비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안면기능의 10가지 항목에 대하여, 각 항목을 5단계로 구분하여 점수를 매기고 합산한다. 항목별로 완전 마비를 0점으로 하고, 정상 기능을 4점으로 하여 총점 40점에 가까울수록 정상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한다. 전체적인 마비 정도를 연속적인 수로 세분할 수 있어 다양한 마비를 나타낼 수 있고, 초기 검사 시 H-B grade에 비해 초기 예후 판정에 더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10.
11. 치료 진행 경과
1) 2021년 02월 25일
(1) 우측 안면부위 마비감 호소. 이마주름 잡히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음. 지속적인 입모양 비대칭, 혀 주변으로도 감각 저하. 우측에 이명과 청력감소, 좌반신 저린 증상 같이 있다 하심.
(2) H-B grade V, Yanagihara’s score 5
2) 2021년 02월 27일
(1) 눈이 이전에 비해 조금 커진 느낌이라고 함. 눈 감는 동작도 미약하게 호전
(2) H-B grade V, Yanagihara’s score 8
3) 2021년 03월 01일
(1) 음식을 먹거나 물 마실 때 새는 느낌 지속. 입안 감각 저하 미약하게 나아진 느낌.
(2) H-B grade V, Yanagihara’s score 9
4) 2021년 03월 03일
(1) 우측 안면부 감각 및 동작 미약하게 호전.
(2) H-B grade V, Yanagihara’s score 10
5) 2021년 03월 05일
(1) 이마주름 약하게 잡힘. 눈 감는 것도 이전에 비해 가벼워진 기분.
(2) H-B grade V, Yanagihara’s score 13
6) 2021년 03월 07일
(1) 휴식 시 안면 비대칭 호전 중. 식사 시에도 입 안 불편한 느낌 감소 중.
(2) H-B grade IV, Yanagihara’s score 15
7) 2021년 03월 09일
(1) 눈 감는 동작과 눈물 새는 양상 호전 중. 입술 움직임이나 발음도 초기에 비해 호전. 오른쪽 귀 먹먹한 느낌.
(2) H-B grade IV, Yanagihara’s score 17
8) 2021년 03월 11일
(1) 눈썹 올리는 동작이나 이마주름 잡기 더 편해짐. 말하는 것이 한결 나아짐. 좌반신 저림도 덜한 느낌.
(2) H-B grade IV, Yanagihara’s score 19
9) 2021년 03월 15일
(1) 눈 주변은 좋아지는 중. 입 주변은 아직까지 감각이 둔하고, 동작이 잘 안됨.
(2) H-B grade IV, Yanagihara’s score 21
10) 2021년 03월 19일
(1) 청각 및 미각 점점 돌아오는 중. 입 주변 근력 미약 호전. 간헐적으로 두통, 어지러운 느낌 있다.
(2) H-B grade III, Yanagihara’s score 23
11) 2021년 03월 27일
(1) 안면 비대칭 남아있으나 심하지 않음. 이마 주름을 비롯하여 안면부 전반적인 동작 호전 중. 입 주변부의 호전 속도가 제일 더딘 양상.
(2) H-B grade III, Yanagihara’s score 26
III. 고 찰
본 증례의 환자는 증상이 시작된 다음날인 2021년 01월 30일에 진행한 Brain MRI에서 특이 소견이 없었으나, 2일 후인 2021년 02월 01일에 재차 진행한 Brain MRI에서 우측 뇌경색 소견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뇌경색은 주로 MRI를 통해 진단할 수 있지만, 급성기의 경우에는 초기 Brain MRI 촬영 시 특이 소견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11,12.
환자가 호소하는 안면마비 증상이 편측의 상하지 저림 증상과 함께 나타났으며, 영상의학적 검사 상 뇌경색으로 진단됐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중추성 안면마비로 의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색의 위치와 안면마비의 방향이 같고, 환측의 이마주름이 잡히지 않는 점을 통해 중추성 보다는 말초성 안면마비일 것으로 추정하였다3. 또한, 경색의 영역이 교뇌와 소뇌 부근이고, 원인이 되는 뇌혈관이 Pos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PICA)인 점을 고려하면, 교뇌에 위치한 7번 뇌신경핵이나 신경핵 아래 신경다발 부근에 발생한 허혈성 손상으로 인하여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하였다1,4.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다시 핵성 마비와 핵하성 마비로 나뉘는데, 핵성 마비는 교뇌에 위치한 안면신경핵의 문제로 인해 생기는 마비이다. 본 증례의 환자는 Brain MRI 상 교뇌 경색이 있었기 때문에 핵성 마비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핵성 마비에서는 대부분 외전신경마비를 합병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본 증례의 경우 핵하성 안면마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13.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중 핵하성 안면마비는 임상에서 볼 수 있는 안면마비 중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유의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한방치료 연구들은 대부분 벨마비(Bell’s palsy)에 해당하여7,14, 본 증례와 발병 기전에서 차이가 있으나, 질환의 분류 및 나타나는 증상 양상은 비슷하고, 뇌혈관질환에서도 한방치료가 유효한 점15을 고려해볼 때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하더라도 안전하며 증상이 유의미하게 완화될 수 있으리라 판단하였다.
안면마비는 한의학에서 구안와사라 이르며, 침치료, 약침치료, 한약치료 등을 통해 치료한다. 주로 지창, 협거를 투자하고, 안면신경분지가 지나는 예풍이나 사백, 하관 등의 혈자리에 침치료를 시행하게 되며, 전침 자극과 약침 치료를 병행하여 치료효과를 증대시킨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며,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16. 약침치료 또한 안면마비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신바로약침을 사용했을 때 증상이 호전된 사례가 있었다. 신바로약침은 청파전을 가감하고 증류법을 통해 제작한 약침으로 항염증 효과 및 신경재생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2. 한약은 주로 이기거풍산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기거풍산은 ≪東醫寶鑑≫ 및 ≪方藥合編≫에 수록된 처방으로, 현대에도 말초성 안면마비에 유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7,18. 문헌 및 이전의 연구를 바탕으로 초기에는 이기거풍산 원방을 처방하였으나, 치료 진행 중 치료 효과 증대를 위해 강활, 독활, 방풍, 천마, 갈근을 추가하여 처방하였다.
안면신경마비를 평가하는 도구로는 일반적으로 H-B grade가 통용되고 있다. 그 밖에도 Yanagihara’s score, FEMA, Burres-Fisch Linear Measurement Index, The Nottingham System, Sunnybrook scale, MoReSS 등의 측정도구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 중 Yanagihara’s score은 각 부위의 마비를 세분화하여 검사하면서도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고, 초기 검사 시에는 H-B grade에 비해 신경전도 검사 측정값에 조금 더 유사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본 연구에 함께 사용하였다10.
본 증례는 단일 증례로써 대조군이 없어 자연경과 혹은 다른 치료와의 비교가 어렵고, 추적관찰이 시행되지 않아 퇴원 이후의 경과를 알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입원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부분적인 호전을 보였던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본 증례와 같이 뇌혈관질환의 문제로 인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굉장히 드물게 발생하며, 흔한 사례가 아님에도 한방통합치료로 절반 이상의 호전을 보인 것이 의미 있는 점이다. 뇌혈관의 경색으로 인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발생률이 낮아 임상에서 접하기 어렵지만, 안면신경마비 환자를 진료할 때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 다른 증상들을 참고하고, 필요하면 정밀검사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IV. 결 론
2021년 02월 25일부터 2021년 04월 02일까지 우측 소뇌동맥 경색으로 발생한 우측의 말초성 안면마비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한방치료를 시행하였다. 37일간의 한방치료를 시행한 후 환자가 호소하는 안면마비 증상들이 호전되었으며, H-B grade는 입원 시 Grade V에서 퇴원 시 Grade III으로 감소하였고, Yanagihara’s score는 입원 시 5점에서 퇴원 시 26점으로 증가하여 안면신경마비 평가지표들의 유의한 변화를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