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한방의료보험용 혼합엑기스산제와 경구혈당강하제 병용요법이 혈당 변화에 미치는 영향
A Retrospective Study on the Effect of Herbal Extracts Combined with Conventional Therapy on Blood Glucose in Type 2 Diabetes Mellitus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was conducted to report the glucose-lowering effect and safety of herbal extracts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Methods:
We investigated 21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who were administered Daeshiho-tang, Bojungikgi-tang, Jowiseunggi-tang, and Hoechunyanggyeok-san at Kyung-Hee University Korean Medical Hospital from 2014 to 2019. The hypoglycemic effect of the herbal extracts was assessed by comparing blood glucose levels, including fasting blood sugar (FBS) and 2-hour postprandial glucose (PP2) levels. For safety assessment, the effects of herbal extracts on liver and kidney function were analyzed by liver function tests, including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and γ-glutamyltransferase (GGT), and kidney function tests, including blood urea nitrogen (BUN) and creatinine (Cr). Patients were stratified according to their glycated hemoglobin (<6.5 or >6.5) levels and the kind of herbal extract used for treatment.
Results:
After administration of herbal extracts, FBS and PP2 significantly decreased to 20.24 mg/dL and 35.0 mg/dL respectively. Subgroup analysis revealed that, regardless of the glycated hemoglobin level, FBS and PP2 were significantly reduced in both groups. The safety profile showed no significant difference before and after taking herbal extracts.
Conclusions:
Daeshigo-tang, Bojungikgi-tang, Jowiseunggi-tang, and Hoechunyanggyeok-san may show the further glucose-lowering effects o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who have already treated with anti-hyperglycemic agents.
Ⅰ. 서 론
당뇨병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WHO 보고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980년 4.7%에서 2014년 8.5%로 높아졌다1. 한국의 경우, 당뇨병 유병율은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2001년 8.9%에서 2016년 14.4%로 증가하였다.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 인구를 포함하면 1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2.
현재 당뇨병의 표준치료는 당뇨병 진료지침 제6판에서 제시하고 있는 영양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이 있다. 당뇨병 진단 후 3개월 동안의 운동 및 영양요법으로 혈당 조절에 실패한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biguanide 계열의 metformin 단독요법으로 시작하며,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DDP-4 inhibitor, SGLT-2 inhibitor, sulfonylureas계열과의 병합요법 또는 인슐린 치료를 선택하게 된다3.
최근 표준치료를 통한 적극적인 혈당 조절로 인해 급성 합병증에 따른 사망은 감소하였지만4, 이러한 치료들이 질병 진행을 완전히 막지 못하고 있으며, 유병기간이 연장되면서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 같은 만성 합병증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5. 또한 당뇨병은 대표적인 대사성 질환으로,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보다 더 빈번하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과 같은 동반질환의 발병률이 높다6. 따라서 복합적인 동반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은 당뇨병의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 새로운 치료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뇨병은 한의학에서 消渴의 범주에 속하는데, 渴而多飮, 消穀善飢, 渴而多尿 등의 증상이 당뇨병 치료의 목표인 고혈당으로 인한 갈증, 체중감소, 당뇨 등의 증상과 유사하여7, 한의학적 치료방법을 이용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8. 특히, 안정성이 확보된 천연 약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한약과 양약의 병용투여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단미 약재 중 길경9, 단삼10, 목단피11, 천궁12, 오가피13, 백출14, 상지15의 항당뇨효과가 보고되었으며, 복합처방에는 수풍순기환16, 양격산화탕17, 인동등지골피탕18의 혈당 개선 효과가 연구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동물 또는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연구에 국한되어 있어 임상연구 및 증례보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료보험용 혼합엑기스제제로 정한 56종의 한약제제 중 대시호탕, 조위승기탕, 회춘양격산은 처방별 적응증에 소갈이 포함19되어 있다. 특히 56종의 혼합엑기스산제 중 다빈도 처방 상위 10종 약물에 해당하는 보중익기탕20은 중국에서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활발히 연구 중이며, 혈당강하효과가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21,22. 이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 유용한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에서는 항당뇨효과에 관련된 연구 및 보고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저자는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에 입원하여 갈증, 빈뇨 등의 消渴의 임상증상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조위승기탕, 대시호탕, 보중익기탕, 회춘양격산을 투여하여 공복혈당 및 식후혈당이 개선됨을 후향적으로 관찰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Ⅱ.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선정기준
본 연구는 2014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던 만 19세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입원기간동안 대시호탕, 보중익기탕, 조위승기탕, 회춘양격산 중 1가지 종류의 혼합엑기스제제를 대상으로 하였다. 복용방법은 한방병원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하루 1포씩 3회, 식사 2시간 후에 복용하였으며, 전술한 방법으로 1일 이상 복용한 사람을 모두 포함하였다. 진단명은 제 7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7)에 따라 제2형 당뇨병을 포함하고 있는 모든 상병코드(E110, E111, E112, E113, E114, E115, E116, E117, E118, E119)를 포함하였다. 4가지의 혼합엑기스제제는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에서 사용하는 한국신약의 한방의료보험용 혼합단미엑기스산제로 제한하였다(Table 1). 연구대상자는 혼합엑기스제제 복용기간과 복용기간 전후 3일 동안 공복혈당 및 식후 2시간 혈당을 포함하여 하루 2회 이상 혈당을 측정한 기록이 있는 경우를 포함하였다. 또한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는 동안 경구혈당강하제 혹은 인슐린의 복용여부 및 복용용량에 변화가 없는 대상자들만 포함하였다.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는 기간 중 혈당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약물에 해당하는 전신성 스테로이드제제를 복용하였거나 주사한 경우는 배제하였다.
2. 연구방법
위 선정기준을 만족하는 명단을 수집하기 위해 의무기록팀에 정보를 요청하였으며, 연구대상자의 의무기록을 검토하여 인구통계학적 정보(나이, 성별, 키, 체중, BMI)와 당뇨병 진단 시점, 당뇨병에 대한 약물 치료 여부, 소갈과 관련된 임상증상, 주진단명, 과거력, 처방내역, 각종 검사 결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다.
혼합엑기스제제를 투여했을 때 혈당 수치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약물 복용 전과 후의 공복혈당 수치와 식후 2시간 혈당 수치의 변화를 각각 비교하였다. 혈당은 손가락 끝의 모세혈관혈을 채혈하여 자가혈당측정기로 측정하였다. 복용 시작일과 종료일의 혈당 수치를 사용하였으며, 해당일자의 혈당 수치가 없는 경우에는 복용 시작 1일 전 혹은 복용 종료 1일 후의 혈당 수치를 사용하였다. 식후 2시간 혈당을 하루에 2회 이상 측정한 경우에는 식후 2시간 혈당 수치의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또한 혈당 수치의 변화에 관해서는 복용하기 전 당화혈색소 수치(6.5% 이하인 군과 6.5% 이상인 군)와 투여한 혼합엑기스제제의 종류로 분류하여 하위집단 분석을 시행하였다.
혼합엑기스제제의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해 약물 복용 전과 후의 간 기능검사와 신 기능검사의 결과를 비교하였다. 간 기능검사의 평가는 Aspartic aminotransferase(AST),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γ-glutamyltransferase(GGT)를 신 기능검사의 평가는 Blood Urea Nitrogen(BUN), Creatinine (Cr)을 사용하였다. 사전 혈액 검사는 약물 복용 시작일로부터 7일 이전 사이, 사후 검사는 복용 종료일로부터 7일 이후 사이에 시행된 검사 결과를 사용하였다. 단, 복용 전후의 혈액 검사 결과가 모두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부분적으로 분석을 시행하였다.
3. 통계처리
의학통계용 프로그램인 GraphPad Prism ver. 5 (Graphpad software, Inc., San Diego, USA)을 사용하였다. 모든 지표는 정규분포여부에 따라 paired t-test 또는 Wilcoxon signed rank test를 이용하여 비교 및 검증하였다. 각각의 임상적 특성 및 검사 결과는 평균±표준편차(Mean±S.D.)로 표시하였으며, 반올림하여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표기하였다. 양방 검정유의도(Two-tailed p-value)는 신뢰도 95%에서 P-value가 <0.05일 때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그룹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경우는 **로 표기하였다.
4. 연구 윤리
본 연구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았다(KHMC 2020-10-001).
Ⅲ. 결 과
1.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
2014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중 입원기간 내에 1일 이상 해당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한 환자는 총 21명이었다(Fig. 1). 남자는 14명(67%), 여자는 7명(33%)으로 남자의 비율이 높았으며, 대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70.57±10.09세이었다. 평균 신장은 167.1 cm였으며, 평균 체중은 66.86 kg으로 체질량지수의 평균값은 23.95 kg/m2이었다. 당뇨병을 진단받은 연도부터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시점까지의 평균 기간은 9.27±8.23년이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18명의 대상자로부터 얻을 수 있었으며, 평균은 6.64±1.2%이었다.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환자는 7명(39%, 5.99±0.34%), 6.5% 이하인 환자는 11명(61%, 7.67±0.86%)이었다(Table 2). 모든 대상자는 입원 기간 동안 하루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당뇨 치료 식이를 섭취했다. 전체 환자의 평균 일 섭취 칼로리는 1638±239.7 kcal였으며, 남자 환자 14명의 평균 섭취 칼로리는 1727±201.7 kcal, 여자 환자 7명의 평균 섭취 칼로리는 1386±186.4이었다(Table 3). 환자들의 주진단명은 뇌경색이 9명(42%)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외에는 뇌출혈, 본태성 떨림, 흉통과 경추염좌, 추간판 탈출증, 골절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 있었다(Table 3). 대상자의 기저질환 및 심혈관계 위험인자로 고혈압인 17명(80%)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지혈증이 9명(42%), 뇌혈관질환이 8명(38%),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이 2명(10%)을 차지하였다(Table 2, 3).
2. 혼합엑기스산제 복용현황 및 병용약물 분석
21명 중 조위승기탕을 복용한 환자는 11명(52%), 보중익기탕은 5명(24%), 대시호탕과 회춘양격산은 각각 3명(14%)이었다(Table 3). 모든 환자의 평균 복용기간은 10.00±12.82일이었으며, 30일 이상 복용한 4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14일 미만의 기간동안 약물을 복용하였다. 조위승기탕의 복용기간은 2.3±1.05일, 보중익기탕은 17.4±11.39일, 대시호탕은 26.0±22.91일, 회춘양격산은 7.33±5.03일이었다(Table 6). 혼합엑기스제제만 복용한 환자는 1명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다른 한약과 함께 복용하였다. 병용투여한 한약에는 우황청심환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Table 3).
모든 대상자들은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기 전부터 혈당을 낮추는 치료를 받고 있었다.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17명, 인슐린을 투여하는 환자는 4명이었으며, 경구약과 인슐린을 병용하는 환자는 1명 있었다. 복용하던 경구혈당강하제의 종류는 metformin이 15명(71%)으로 가장 많았으며, sulfonylurea와 DPP-4 inhibitor가 각각 7명(33%)이었으며, SGLT-2 inhibitor와 thiazolidinediones계열이 각각 1명(4%)이었다. 복용하는 경구혈당강하제의 수는 1종류만 복용하는 환자는 7명(41%), 2종류와 3종류를 복용하는 환자는 각각 6명(35%), 4명(24%)이었다. 특히 2종류를 복용하는 경우, metformin+DPP-4 inhibitor 조합이 4명, metformin+sulfonylurea 조합이 3명이었다. 3종류의 경우, metformin+sulfonylurea+ DPP-4 inhibitor의 조합이 2명, metformin+sulfonylurea +SGLT-2 inhibitor와 metformin+sulfonylurea+ thiazolidinediones이 각각 1명씩있었다(Table 2).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는 초속효성과 지속형을 같이 투여하는 환자가 2명, 지속형만 투여하는 환자와 중간형만 투여하는 환자가 각각 1명씩 있었다(Table 3).
3. 소갈의 임상증상
모든 대상자들은 복용하기 전에 1가지 이상의 소갈의 임상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빈뇨가 13명 (61%)로 가장 많았으며, 갈증 또는 다음증이 7명 (33%), 변비가 6명(28%), 다한증이 5명(23%)이었다. 흉부 작열감, 안면의 피부 건조증, 안면홍조와 같이 신체 상부의 열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5명 (23%)이 있었다(Table 4).
4.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혈당 수치 변화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공복혈당 수치는 136.5±32.83 mg/dL에서 116.3±20.14 mg/dL로 평균 20.24 mg/dL만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95% credential interval, [CI], 11.91-28.57; p<0.0001).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식후 2시간 혈당 수치는 211.3±53.27 mg/dL에서 176.3±49.96 mg/dL로 평균 35.0 mg/dL만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하였다(95% CI, 18.08-51.92; p<0.0003)(Table 5, Fig. 2).
당화혈색소가 6.5% 이하인 11명의 환자에서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공복혈당 수치는 119.4±8.65 mg/dL에서 105.5±10.64 mg/dL로 평균 13.82 mg/dL만큼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95% CI, 8.43-19.20; p=0.0002). 식후 2시간 혈당 수치 또한 192.2±53.15 mg/dL에서 170.2±54.43 mg/dL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95% CI, 5.84-38.15; p=0.0126).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7명의 환자에서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의 공복혈당 수치는 158.3±47.64 mg/dL에서 130.1±23.48 mg/dL로 감소하였다(95% CI, 19.2-54.36; p=0.0393). 식후 2시간 혈당 수치는 228.7±53.40 mg/dL에서 174.4±45.42 mg/dL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95% CI, 7.18-101.4; p=0.0304)(Fig. 3).
조위승기탕을 복용한 하위집단에서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공복혈당 수치는 126.2±12.99 mg/dL에서 115.5±15.52 mg/dL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95% CI, 4.74-16.66; p=0.0028). 식후 2시간 혈당 수치에서도 218.1±49.37 mg/dL에서 185.5±47.66 mg/dL로 낮아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나타냈다(95% CI, 5.02-60.25; p=0.025). 보중익기탕을 복용한 군에서 복용 전후의 공복혈당 수치는 155.2±32.94 mg/dL에서 125.2±18.42 mg/dL로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95% CI, 7.08-52.93; p=0.0221), 식후 2시간 혈당 수치도 195.0±47.4 mg/dL에서 160.0±47.29 mg/dL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95% CI, 4.89-65.10; p=0.0321). 대시호탕을 복용한 군은 공복혈당 및 식후 2시간 혈당 수치 모두 감소하였지만, 식후 2시간 혈당 수치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48). 회춘양격산을 복용한 군은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 수치는 감소하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Table 6).
5.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기간과 혈당 수치 변화의 상관성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기간이 혈당수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Pearson’s correlation을 사용하여 상관분석을 시행하였다. 공복혈당 수치의 변화와 복용 기간 간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r=0.35, p=0.06). 식후 2시간 혈당 수치의 변화와 복용 기간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도출되어(r=0.48, p=0.02), 복용 기간이 길수록 식후 2시간 혈당의 감소폭이 증가하였다(Fig. 4).
6.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간 기능 변화
기저질환으로 간질환을 가진 대상자는 없었으며,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AST, ALT 값은 14명, GGT 값은 8명의 대상자에게서 얻을 수 있었다. 1명을 제외한 모든 대상자들의 AST와 ALT 수치는 복용 전후 정상범위 내에 존재하였다. AST와 ALT는 혼합엑기스제제 투여 전 각각 28.29±14.76 U/L와 25.71±19.59 U/L, 복용 후 각각 22.21±6.61 U/L와 20.14±10.08 U/L으로 감소하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GGT의 값은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44.13±46.69 U/L에서 37.75±46.01 U/L로 약간 감소하였지만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Table 7).
기존에 간질환이 없었던 1명의 환자는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기 전 AST, ALT 수치가 74 U/L, 88 U/L으로 정상범위보다 높았으나,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후 각각 25 U/L, 30 U/L으로 감소하여 정상범위로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간질환이 없는 1명의 환자에게서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기 전의 GGT 수치가 156 U/L으로 높게 상승되어 있었으며, 복용 후에는 148 U/L로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정상범위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7.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신기능 변화
신장질환을 기저질환으로 가진 대상자는 없었으며, 14명의 대상자들로부터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기 전과 복용한 후의 BUN, Creatinine 값을 얻을 수 있었다.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 BUN의 값은 17.00±4.62 mg/dL, 복용 후의 값은 16.14±3.63 mg/dL로 전후 차이가 거의 없었다(p>0.05).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 Creatinine의 값은 0.78±0.32 mg/dL, 복용 후의 값은 0.77±0.30 mg/dL로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p=0.92) (Table 7). 대상자들의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 BUN, Creatinine 수치는 모두 정상범위 내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Ⅳ. 고 찰
당뇨병의 치료 목표는 혈당을 낮추어 궁극적으로 미세혈관 또는 대혈관합병증 발생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제2형 당뇨병의 혈당조절 목표는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3. 당뇨병은 대표적인 대사성 질환으로,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보다 더 빈번하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하며, 뇌경색, 심장질환, 만성 신부전 등의 동반질환을 포함하고 있다6. 따라서 다중 동반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 복합적인 질병상태를 겨냥한 치료가 필요하다.
당뇨병의 표준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함께 약물요법이 쓰이며, 약물요법으로는 metformin 단독요법이 우선적으로 권고된다3. 이러한 현재 당뇨병의 약물치료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첫째, 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며, 최근의 서구화된 식습관 및 생활환경으로 유병기간이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장기적인 약물 복용이 불가피한 질환이다. 하지만 낮은 복약순응도로 인해 당뇨병 환자의 75%가 경구약물을 처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혈당조절 목표인 당화혈색소 6.5% 이하로 조절되고 있는 환자는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23. 둘째, 조기에 적극적인 혈당 조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metformin 단독요법보다 초기병합요법이 대두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단독요법이 50%이상이었으나, 2016년 이후에는 병합요법이 70% 이상이었고, 3종류 병합요법도 25% 이상의 환자에서 이루어졌다2. 하지만 약물상호작용 및 저혈당 발생에 대한 문제에 대한 연구나 임상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같은 기존 치료의 한계점으로 인해 당뇨병의 치료 및 관리에 있어서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 중이며, 비교적 안정성이 확보된 천연 약물이 통해 체내의 인슐린 감수성을 증대하여 당 조절 및 합병증 예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24.
당뇨와 유사한 개념으로 한의학에서는 消渴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어 사용되고 있다. 소갈이 당뇨와 동일한 병이라고 연결하기는 어려우나 多飮, 多尿, 多食, 체중감소 등 여러 증상이 일치하고, 병정 및 예후도 유사한 점이 많아 유사한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25. 소갈을 당뇨병을 포괄한 광범위한 증후군으로 인식하고 소갈과 당뇨병을 연관시켜 실험 및 임상응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消渴은 시대를 거치며 三消論으로 정립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혓바닥이 붉게 벌어지고 크게 갈증을 느껴 물을 자꾸 마시는 上消, 밥을 잘 먹으면서 여위고 땀이 나며 대변이 딱딱하며 소변을 자주 보는 中消, 煩燥하고 물을 마시고, 귓바퀴가 타고 건조해지며 소변이 기름 같고 하지가 마르는 증상을 下消로 구분하고 있다26. 특히 임상에서 다빈도로 처방되는 건강보험용 혼합엑기스제제 중 대시호탕, 조위승기탕, 회춘양격산은 처방 적응증에 소갈이 포함되어 있어 당뇨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특히 56종의 혼합엑기스산제 중 다빈도 처방 상위 10종 약물에 해당하는 보중익기탕은 중국에서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강하효과가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보중익기탕을 투여하여 공복혈당, 식후혈당, 당화혈색소21를 감소시킨 연구결과와 인슐린을 투여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HOMA-IR을 감소시킨 연구 결과도 있었다22. 임상에서 다빈도로 쓰이고 있는 처방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항당뇨효과를 관찰한 임상연구 결과는 부족한 실정이다.
당뇨와 관련된 보중익기탕 연구로는 박 등27이 alloxan으로 유도된 고혈당 흰쥐에 보중익기탕을 투여하여 혈청 glucose, triglyceride 및 BUN, Cr 함량이 유의하게 감소함을 보고하였다. 박 등28이 alloxan으로 유도된 고혈당 흰쥐에게 대시호탕을 투여하여 혈청 glucose, triglyceride 함량이 유의하게 감소됨을 보고하였다. 민 등29은 비만유도쥐에게 대시호탕을 투여하여, 지방전구세포에서 지방세포로의 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활성인자인 PPARγ와 C/EBPα의 발현을 농도의존적으로 억제함과 동시에 혈중 glucose 농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킴을 보고하였다. 조위승기탕 연구로는 이 등30이 streptozotocin으로 유도된 당뇨쥐에게 가미조위승기탕을 투여하여 혈청 glucose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함을 보고하였다. 당뇨와 관련된 회춘양격산 연구는 현재까지 보고된 것이 없었다. 회춘양격산의 군약인 연교는 김 등31이 streptozotocin으로 유도된 당뇨쥐에서 연교 에탄올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혈당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glycerol을 분해하고 포도당 신생작용의 촉매 효소이며 당뇨병에서 활성이 증가되는 G-6-Pase의 농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킨 바 있다. 그러나 상기 연구들은 동물실험이 대부분이었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혈당강하 효과에 관한 임상시험은 부재하였다.
이에 저자는 消渴의 범주로 분류되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시호탕, 보중익기탕, 조위승기탕, 회춘양격산을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혈당의 변화를 후향적으로 관찰하였다. 모든 연구대상자들은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 빈뇨, 갈증, 변비 등의 消渴 증상을 가지고 있었으며, 당뇨 유병기간은 9.27±8.23년이었으며, 평균 당화혈색소는 6.64±1.02%이었다. 모든 환자들은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었으며, 입원기간 동안 당뇨 치료에 준하는 식이요법을 하고 있었다. 당뇨병 진료지침에 제시된 혈당조절 목표가 당화혈색소 6.5% 미만임을 고려하였을 때,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기 전의 혈당조절이 양호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전후의 혈당 수치 변화를 비교하였을 때,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 수치가 각각 평균 20.24 mg/dL, 35.0 mg/dL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하위집단 분석에서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그룹과 6.5% 이상인 그룹 모두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특히 공복혈당의 변화는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그룹은 평균 13.82 mg/dL, 6.5% 이상인 그룹은 평균 28.1 mg/dL로 감소하였으며, 당화혈색소 6.5% 미만인 그룹과 6.5% 이상인 그룹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12). 식후 2시간 혈당은 하위그룹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그룹과 6.5% 이상인 그룹에서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후의 식후 2시간 혈당이 각각 170.2±54.43 mg/dL, 174.4±45.42 mg/dL으로 모두 180 mg/dL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혼합엑기스제제의 종류에 따라 하위분석을 시행한 결과, 공복혈당은 조위승기탕, 보중익기탕을 투여한 경우에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 식후 2시간 혈당은 조위승기탕, 보중익기탕, 대시호탕을 투여한 경우에 유의하게 낮아졌다. 회춘양격산은 두 가지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 했지만, 공복혈당은 156.7±71.30 mg/dL에서 115.7±42.91 mg/dL로, 식후 2시간 혈당은 192.7±72.53 mg/dL에서 165.3±49.9 mg/dL로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혼합엑기스제제의 복용 기간이 혈당 수치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시행하였다. 대상자들은 평균 10.00±12.82일 동안 혼합엑기스제제를 복용하였으며,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의 감소율은 각각 13.61±9.22%, 15.90±15.66%이었으나, 식후 2시간 혈당 수치의 감소율에서만 복용 기간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현재 당뇨병 진료지침에 의하면, 2-3개월 동안 약물을 복용한 후 당화혈색소 결과에 따라 약물을 조절 여부를 평가하고 있으며3, 경구혈당강하제 단독요법을 사용할 경우, 2-3개월 복용하였을 때 당화혈색소 감소 정도가 평균적으로 0.5-1%임30을 감안한다면, 혼합엑기스제제와 양약을 병용 투여한 경우 평균 10일이라는 짧은 복용 기간에도 불구하고 유의한 혈당 감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 외에도 혈당조절의 구체적인 목표로 공복혈당은 70-120 mg/dL, 식후 2시간 혈당은 180 mg/dL 미만을 유지하도록 제시하고 있다3. 당화혈색소 7.5% 미만으로 혈당 조절이 양호한 당뇨환자의 경우 식후 고혈당이 당화혈색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33. 또한 식후 고혈당은 혈당 변동성을 증가시키고, 그로 인한 산화적 스트레스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부전 및 염증을 유발하며34, 궁극적으로 당뇨병의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의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킨다35. 더 나아가, 같은 당화혈색소를 유지하더라도, 혈당변동성이 클수록 합병증의 발생률이 더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공복혈당이 식후혈당보다 혈당변동성과의 연관성이 더 높다33. 이를 본 연구 결과와 종합해보면, 혼합엑기스제제 투여 후에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이 모두 혈당조절 목표 범위 이내로 조절되어,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의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투여 전과 후의 혈당 감소폭을 비교해 보았을 때, 전체 환자군, 당화혈색소에 따른 하위분석, 혼합엑기스제제 종류에 따른 하위분석 시에 식후 2시간 혈당의 감소폭이 공복혈당보다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조위승기탕 투여군을 제외하고 모두 180 mg/dL 미만으로 감소하여 치료 목표를 만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약물 복용 기간과 혈당 변화의 상관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복용기간과 식후혈당과의 상관성이 유의한 것으로 보아, 평균 10일 정도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약물의 투여가 공복혈당보다는 식후혈당의 개선에 더 큰 영향을 주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식이요법과 함께 표준치료를 받고 있어 혈당 조절이 양호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한방 의료보험용 혼합엑기스제제를 병용투여 했을 때,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이 감소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러한 혈당 강하 효과는 심혈관계 질환의 초고위험군인 뇌혈관 질환 환자가 대상자의 52%를 차지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4가지 한방 의료보험용 혼합엑기스제제의 혈당 강하 효과에 대한 첫 임상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투여한 혼합엑기스제제에 따른 혈당 강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후향적 연구 설계로 인해 약물별로 대상자 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결과로 사료된다. 또한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운동량, 스트레스 여부, 병용된 탕약 등의 변수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과 혼합엑기스제제 복용 후의 소갈 증상의 개선 여부 및 당화혈색소 수치를 얻을 수 없었다는 점 또한 한계로 보인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제2형 당뇨병을 진단 받고 식이요법과 표준치료를 병행하는 입원환자들에게 消渴의 범주에서 한방의료보험용 혼합엑기스제제인 대시호탕, 보중익기탕, 조위승기탕, 회춘양격산을 병용투여했을 때, 공복 혈당 및 식후 2시간 혈당 강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갖고 있으며, 조위승기탕을 병용 투여했을 때는 혈당은 낮추었지만 공복혈당 강하에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고, 회춘양격산은 유의미하지는 않았지만 혈당을 낮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간 기능과 신기능 면에서도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F20C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