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D(Systemic Exertion Intolerance Disease) 진단 기준을 바탕으로 한 만성 피로 증후군 진단 설문지(SEID-Q27) 타당도 연구
Validity Study of the Systemic Exertion Intolerance Disease Questionnaire (SEID-Q27) for Chronic Fatigue Syndrome (CFS) Diagnosis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ssessed the validity of a questionnaire (SEID-Q27) for diagnosis of chronic fatigue syndrome (CFS), designed based on the systematic exertion intolerance disorder (SEID) criteria.
Methods:
Two groups of participants were recruited: 1. a non-CFS control group: adult university personnel with a Chalder fatigue scale (CFQ) score ≥15, and 2. a CFS patient group: patients from an online CFS community diagnosed with CFS (diagnostic code of G93.3) with the symptoms present. The survey ran from September to October, 2020. The validity of the questionnaire was investigated by factor analysis and receiver operator characteristic (ROC) analysis.
Results:
Among the 35 adults surveyed, 30 (86%) participants had CFQ scores ≥15 (15 males and 15 females) and 5 (14%) had a CFS diagnosis (2 males and 3 females). The total mean score was significantly different between the two groups (CFS: 6.8±2.2 vs. control: 4.4±2.4, p<0.05). The area under the curve (AUC) was 0.827. With a cut-off point 62, the sensitivity was 60%, specificity 97%, and the discriminant ability of the survey was 79%.
Conclusions:
The SEID -Q27 appears to be a useful instrument for the diagnosis of CFS using SEID criteria. However, further large-scale studies are needed with greater numbers of participants.
Ⅰ. 서 론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Myalgic Encephalitis, CFS/ME)은 심신을 쇠약하게 하는 (debilitating) 질병으로 피로를 동반한 복합적 증상(면역관련 및 신경학적 장애 등)이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질병이다1. 전 세계적으로 약 2천만 인구가 이 질병을 앓고 있고 이들의 약 30%는 외부활동에 제약이 있고 50%는 상근직 (full-time)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보고되고 있다2-4. 최근까지 질병의 기전과 관련하여 면역5,6, 감염7,8 및 세포의 기능성 장애9-11 등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으나 현재까지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3. CFS는 1960년 이래로 WHO에 신경학적 질병으로 분류되어 왔으나 심리학적 질병이라는 논란과 함께 전문가들로부터 질병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 받아왔다12,13. 또한, 질병의 모호한 정의(예, CFS, ME 등)와 증례 정의(case definition) 그리고 임상 표지(clinical marker)의 부재로 인해 질병을 진단하고 증상을 측정 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왔다14-16. 따라서, 임상에서는 질병을 진단하는데 환자의 설문지와 인터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17,18. 이에, 다른 피로 관련 질병 또는 CFS 동반 질병(예, 우울증)으로 잘못 진단되기 쉽다고 보고되고 있다13,19. 보건학적 측면에서도 사용된 증례 정의에 따라 유병률이 0.17~0.89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20,21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질병을 진단하는 증례 정의와 그에 따른 설문지의 신뢰성과 타당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증례 정의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선행 문헌에서는 다양한 증례정의(예, Canadian Consensus Criteria, CCC22, International Consensus Criteria, ICC23)가 사용되어 왔으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의 CDC-1994가 가장 널리 쓰여 왔다16,24. 그러나 CDC-1994는 CFS의 주 증상이 없어도 피로를 주 증상으로 하는 다른 질병, 예를 들면 주요우울장애 또는 섬유근육통과 같이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질병으로 잘못 진단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어왔다16,25. 이에 따라, 2015년에 미국의학학회(Institute of Medicine, IOM)에서는 CFS를 전신성 활동 불능증(Systematic exertion intolerance disorder, SEID)으로 명명하고 그 진단 알고리즘 (부록 1)을 발표하였다26. SEID 증례 정의는 피로, 활동 후 권태감(Post exertional malaise, PEM), 수면장애(Sleep disorder), 그리고 인지장애(Cognitive impairment) 또는 기립성 조절장애(Orthostatic intolerance)가 그 주 증상이다26.
CFS의 증상을 전반적으로 측정하는 도구로는 CCC 증례정의22를 바탕으로 개발된 Depaul 설문지27가 있고 각각의 증상을 평가하는 도구로는 IOM에서 통증 포함 약 29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26. 그러나 진단 도구로 사용되는 설문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며 SEID 진단 기준을 바탕으로 한 도구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선행연구에서 Lim 등은 SEID 진단 기준을 바탕으로 설문 도구(SEID-Q27) (부록 2)를 설계하여 제안하고 검사-재검사법(test and retest method)을 통해 그 신뢰도(Cronbach’s α=0.94)를 검증한 바 있다28. 본 연구는 후속 연구로서 CFS환자와 대상군, 두 그룹의 SEID-Q27설문지 답변을 자료를 바탕으로 타당도를 평가하고 절단점(cut-off point)을 찾아 임상에서의 유용성을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에서는 SEID의 증례정의를 적용하여 CFS의 진단 도구로 임상에서의 활용을 목적으로 개발된 설문지의 타당도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설문지는 선행연구에서 검사-재검사법을 통해 그 신뢰도를 검증한 바 있다28. 타당도는 구성 타당도 방법을 통해 평가하였다. 타당도란 연구자가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실제에 얼마나 가깝게 측정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구성 타당도는 설문 문항의 항목들은 하나의 개념을 측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각 개념간의 상관관계를 평가하는 것이다29. 이를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을 통해 분석하였는데 이는 어떤 요인과 상관관계가 높은 측정변수들을 하나의 요인으로 추출하여 변수를 축약하는 과정을 말한다30.
이 논문은 2020년도 자료수집 시 대상자 보호를 위해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승인번호: 1040647-202006-HR-022-03)을 받아 진행되었다.
2.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개발된 SEID-Q27 설문지를 이용한 파일럿 설문 조사의 일환으로 CFS 환자군은 2020년 9월부터 10월까지 만성피로증후군 (진단 코드: G93.3)진단을 받은 병력이 있고 현재 증상이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우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하여 모집하였다. 환우회에서 CFS 진단 병력이 있는 회원들에게 설문 참여 관련 이메일을 보내고 커뮤니티 까페에 공고문을 올려 모집 하였다. 이에 대한 대조군은 대학교 교직원 중 CFS의 병력이 없으며 일반적으로 피로도가 높은 사람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피로도 측정은 만성피로설문(Chalder fatigue scale questionnaire, CFQ)31을 적용, 선행연구에 따라 CFQ 총점 33점 중 ≥15점 이상인 참여자를 선정하였다32. 이는 CFS 환자군과 평균 이상의 피로도가 있는 non-CFS 대조군을 비교함으로써 일반적인 만성피로(chronic fatigue) 및 특발성 만성피로(idiopathic chronic fatigue)와 구분하여 CFS 증상의 유무 및 정도를 측정하기 위함이다.
3. 연구 도구
1) 일반적 특성 관련 문항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Q. 1-11)은 성별, 나이, 직업, 야간작업유무, 교육수준, 흡연, 알코올 섭취 유무, 운동 여부, 현재 복용중인 처방약 유무를 묻는 문항으로 그 빈도수를 계산하여 조사하였다(Table 1).
2) 진단 필요 요건(diagnostic requirement) 관련 문항
SEID-Q27 설문도구(부록 2)는 IOM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라 SEID의 증례 정의(부록 1)를 그 틀로 하였으며26, CFS 환자의 질병의 경험을 질적 연구한 결과와 측정 도구 개발을 위한 문헌 조사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13. 따라서, SEID의 증례정의를 바탕으로 진단의 필요 요건 질문(Q. 12-15)을 조사하였다. 이들은 증상의 원인, 기간, 휴식으로 인한 증상의 완화 여부, 그리고 질병 발병의 계기(trigger)에 대한 질문이다(Table 2). 본 연구에서는 증상의 기간이 ‘6개월 이상’이고 휴식으로 인한 증상의 완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참여자를 SEID 진단 필요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하였다. SEID 진단 제외 요건 (exclusionary criteria)에 따라 증상과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는 중증 질환(예, 암)이 있는 참여자는 자료분석에서 제외하였다.
3) CFS 증상 관련 문항
SEID-Q27(부록 2)의 증상 관련 문항은, SEID 증례정의에 따른 4 또는 5가지 주 증상26으로 크게 분류하여 ‘피로’(Q. 16-18), ‘가벼운 운동 후 권태감’ (Q. 19), ‘수면장애’(Q. 20-22), ‘인지장애’(Q. 23-24), ‘기립성 조절 장애’(Q. 25)로 총 10문항(Q. 16-25)이다. 증상의 정도는 점수 식 평가 척도(numerical rating scale, NRS), 0부터 9까지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그 등급은 선행 연구에 따라 0(증상 없음, null), 1-3(약간, mild), 4-6(보통, moderate), 7-9 (심각, severe)로 분류하였다27. 기립성 조절 장애는 인지장애 증상과 함께 선택사항 이므로 둘 중 하나의 증상이 있으면 SEID 분류에 포함시켰으며, 피로, 수면장애, 가벼운 운동 후 권태감은 주 증상으로서 각각의 증상이 모두 있다고 답한 경우에만 SEID 분류에 포함시켰다26(Table 3). Q. 26은 참고적으로 CFS 또는 피로와의 동반 질병(co-morbid illness) 여부 및 종류를 묻는 질문이며, Q. 27은 전반적인 피로도의 정도를 시각 측정 정도(visual rating scale, VAS)로 나타냄으로써 Q. 16~25의 NRS 문항들 과의 연관성 여부를 측정하였다.
4.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코드화 한 후 Excel을 이용해 입력 및 분석하였다. 설문 답변의 결측값(missing value)은 전화 및 이메일로 재차 질문하여 정보를 확보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불가능한 대상자는 본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구성 타당도를 살펴보기 위해 CFS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요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Receiver operator characteristic(ROC) curve 분석을 실시하여 절단값(cut-off point)을 찾고자 하였다. 절단값은 Q. 16-25의 총점을 기준으로 하였다. 분석에는 SPSS (Statistical package for social science) 14.0을 사용하였다. 또한, 분석에서의 p-value 는 0.05 미만으로 하였다.
Ⅲ.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CFS 환자군은 설문 참여에 동의한 환자 6명 중, CFS 진단 병력은 있으나 현재 증상이 없다고 판단된 1명을 제외한 5명이 참여하였다. 대상군은 대학교 교직원 275명 중 CFQ≥15인 55명(20%)에게 설문 참여 관련하여 연락되었고, 이들 중 33명(12%)이 설문에 참여하였으며, 결측값의 재확인이 불가한 3명을 제외한 30명(11%)의 설문자료를 분석하였다. 총 연구 참여자 35명중 남자는 17명 여자는 18명이였다. 평균 나이대는 31-50대가 전체의 63%로 가장 많았다. 환자군은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직 이였다. 반면 교육의 정도는 총 35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교 재학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건강 관련한 질문에서는 80%의 CFS 환자가 흡연, 음주 및 복용약이 없었으며 대상군의 33%는 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두 그룹 모두 ‘운동을 전혀 안한다’고 답한 참여자가 43%인 것을 알 수 있었다(Table 1).
2. SEID 진단 필요 요건
대상군의 90%는 피로의 원인이 육체적/정신적 이유라고 답했으나 환자군에서는 1명을 제외하고는 ‘다른 이유’라고 하거나 ‘모른다’라고 답했다. 또한, 대상군의 60%는 ‘휴식 후에는 피로가 완화 된다’고 답했으나 환자군은 모두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피로 및 증상들이 발현된 시점의 특정한 사건에 대한 질문에 대상군은 ‘그렇다’에 대한 이유로 주로 직장내 과중한 업무량을 계기로 들었으며, 이밖에는 흡연, 이명, 육아, 여행, 그리고 정신적 충격 등이 있었다. 그러나, 환자군은 가다실(자궁경부암예방) 주사 후 및 생물학적 손상, 그 외는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증상의 기간은 환자군은 모두 ‘6개월 이상’ 이라고 답했으며 최소 2년에서 12년이라고 답했으나, 대상군은 43%로 나타났다(Table 2).
3. 환자군과 대조군의 문항별 점수차이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각 항목별 점수의 평균을 살펴보면, 환자군이 대조군과 비교하여 모든 항목에서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간의 차이는 특히 피로, 수면 및 인지 장애 관련 질문에서 유의하게(p<0.05)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Table 3). 이러한 점수의 각 총점은 시각평가척도(visual rating scale, VRS) Q. 27과 비교하였을 때 대조군에서는 유의하게(r=87%, p<0.001)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환자군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r=80%, p>0.05). 또한, Q. 26의 기타 관련 증상들에 관한 질문에는 두 그룹 모두에서 근육통(51%), 두통(43%)이 가장 많았고 모든 환자들이 관절통이 있다고 답한 반면 대상군에서는 26%만 있다고 했다. 그 밖의 증상으로는 위장장애 (29%)와 우울 및 불안(23%)증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 요인 분석(Factor analysis)
SEID-Q27의 구성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주성분 분석 방식(Principle component analysis, PCA)으로 요인을 추출하였다. 환자군에서 3개의 하위 요인이 추출되었으며, 요인 1은 ‘피로’, 요인 2는 ‘인지장애’, 요인 3은 ‘수면장애’로 각각 명명하였다. 세 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총 변량은 99%로 높게 나타났다. 요인 1은 피로 및 관련 증상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 등의 내용으로 설명력은 56%, 요인 2는 집중력의 감소와 그로 인한 일상생활의 방해 등의 내용으로 27%, 그리고 요인 3은 수면과 관련된 증상으로 아침 기상 시 머리가 맑지 않거나 수면에 들거나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과 관련된 내용으로 16%의 변량을 설명하고 있다(Table 4).
5. 절단값(cut-off point)
SEID-Q27의 절단값 산출을 위하여 ROC(Receiver operator characteristic)분석을 실시한 결과 AUC(Area under the curve)는 0.827(95% 신뢰구간 0.637-1.021), 표준오차(Standard error, SE)는 0.099, 유의확률 p<0.001이였다. 절단값의 점수는 62점으로 정하였을 때 가장 적절한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일것으로 나타났다(Fig. 1, Table 5).
6. 판별력(discriminant ability)
SEID-Q27을 이용하여 환자를 판별할 수 있는 판별력을 측정한 결과 대조군 30명 중 29명(97%)이 non-CFS로, 1명(3%)이 CFS 또는 SEID로 판명되었고, 환자군에서는 5명 중 3명(60%)이 CFS로, 2명이 non-CFS로 판명되어 CFS진단을 받은 그룹에서 실제 CFS 환자일 확률(predictive positive value, PPV)은 75%, CFS 진단을 받지 않은 그룹에서 실제 CFS 질병이 없을 확률(predictive negative value, PNV)은 94%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전체 판별력(discriminant ability)은 79%로 나타났다.
Ⅳ. 고 찰
본 연구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G93.3)을 진단받은 병력이 있고 현재 증상이 있는 자를 환자군, 대학교 교직원 중 피로도가 보통이상(CFQ≤15)인 자를 대상군으로 하여 만성피로증후군의 진단 도구의 하나로 개발된 SEID-Q27 설문지의 타당성 (validity)을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SEID 증례 정의 기반의 진단 도구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그 절단값(cut-off point) 또한 아직 확립 되어있지 않다. 다만, 선행연구에서는 CFS 환자군을 증상의 정도와 빈도에 따라 다섯 분류로 나눈 결과 전반적으로 증상의 정도가 보통(moderate) 이상이어야 할 것을 제안하였다27,33. 연구에서는 CFS를 진단할 수 있는 절단값을 제시하기 위해 ROC 분석을 실시하였다. AUC 83%는 AUC값을 5등분으로 나누어 평가했을 때 ‘B’급으로 매우우수/우수로 평가할 수 있다34. 절단값은 Q. 16-25의 총점이 62점(총 90점 중) 일 때 가장 적절한 민감도(60%)와 특이도(97%)를 나타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4가지의 CFS 증상의 정도를 측정하는 도구의 민감도는 약 90%, 특이도는 60% 이상으로 나타났다35. 그러나, 이들은 주로 피로도를 중심으로 증상의 정도 및 빈도만 측정하였으며 CFS를 진단하는 필요조건을 고려하지 않았으므로 본 연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절단값을 보통 이상으로 나뉘는 53점으로 낮추게 되자 민감도 100%, 특이도 83%, PPV 50%, PNV 100%이었다. PPV가 낮은 이유는 CFS의 1%라는 낮은 유병률과 데이터의 불균형으로 생각되지만, 보다 적절한 절단값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CFS 환자군을 대상으로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CFS 증상의 정도에 대한 10문항의 요인분석을 실시했을 때, 환자군에서 ‘피로’, ‘인지장애’, ‘수면장애’의 3가지 요인으로 분류되었고 이들은 설문지에서 99%의 높은 설명력을 나타냈다. 반면, 대상군에서는 2개의 요인(‘피로 및 관련 증상’, ‘피로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으로 분류되었으나, 문항간의 상관 정도가 가장 낮은(p>0.05) Q. 17을 제거하면 ‘피로 및 관련 증상’의 한가지 요인으로만 축소되었으며 이는 약 64%의 설명력을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문지의 Kaiser-Meyer-Olkin (KMO) 표본적합도(Measure of sampling adequacy)또한 82%로 높게 나타났다(Bartlett’s 구형성 검증: X2=173.888, 자유도 45, p<0.001). 다시 말하면, 피로도가 있는 대상군에서는 설문지의 문항 간 상관도가 피로 관련 질문과 높게 나타났으나, 환자군에서는 증상이 크게 세가지로 구분되어 상관도가 각각 높게 나타났다. 이는 피로 설문지(예, Fatigue symptom scale, FSS)와 CFS 설문지를 구분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CFS환자와 정상군을 대상으로 22개의 문항으로 피로도를 조사하여 탐색적 요인분석(EFA)을 실시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환자군에서는 피로 증상을 5가지로 세분화(PEM, brain fog, energy, flu-like, and wired)하여 다섯 가지의 다른 요인으로 나타났으나, 정상군에서는 ‘전반적 피로 (global fatigue)’의 한 요인만 나타났다36.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전반적인 피로도를 VAS척도로 묻는 Q. 27에서 대상군과 다르게 환자군에서 유의하지 않은(p>0.05)것 또한, 피로가 CFS 환자에 따라 주 증상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피로 설문지를 CFS의 진단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28,37-39.
또한, 본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세 요인은 IOM의 SEID 진단 기준(피로, 수면장애, 가벼운 운동/활동 후의 권태감(PEM), 인지장애 또는 기립성 조절장애)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26. 단, PEM과 기립성 조절장애가 요인으로 구분되지 않은 이유는 설문에서 해당 증상이 각각 한 문항이며, 증상의 표현이 ‘가벼운 활동 후 피로감’, ‘오래 서있기 힘듦’이라는 모호함으로 인해 설문자가 피로 관련 질문이라고 인지하고 답변하여 결과에서 피로 문항과의 관련성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PEM과 기립성 조절장애는 피로와는 별개의 증상으로 IOM뿐 아니라, CDC-19941 및 CCC 증례정의22에서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향후 설문에서 이들 증상을 피로와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질문의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는 최초의 SEID 진단 기준을 바탕으로 한 CFS 진단 도구 타당도 연구라는 데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CFS 환자군의 숫자가 적고 환자가 진단받을 당시의 진단 코드(G93.3)는 한가지 이지만 그 진단의 기준은 알 수 없다. 둘째, 대상군은 일반인구가 아닌 생활패턴이 비슷한 대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향후 대규모의 일반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여 CFS 환자군을 구분하고 증상의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Ⅴ.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의 만성피로증후군을 선별하기 위한 설문지 SEID-Q27의 신뢰도 평가 연구의 후속 연구로서 CFS 진단의 적절한 절단값 및 타당도에 대한 연구이다. 절단값 총점 62점으로 선별할 경우 가장 적절한 민감도와 특이도 및 판별력이 나타났다. 그러나, 후속 연구를 통해 일반인구를 대상으로 CFS 증상의 정도에 따라 나누어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CFS 증상의 정도에 따른 절단값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의 글
이 논문은 2020년도 한국한의학연구원 기관주요사업인 ‘빅데이터 기반 한의 예방 치료 원천기술 개발’ 과제(Grant No. KSN2021120)와 한국연구재단 이공 분야 대학중점연구사업(Grant No. 2018R1A6A1A0302522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