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에 입원한 수면 장애를 동반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 대한 한방 치료 1례
A Case Report of Traditional Korean Medical Treatment of a Patient with Facial Nerve Palsy and Sleep Disorder Hospitalized at a Korean Medicine Hospital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Objective
Facial nerve palsy causes both facial muscle malfunction and mental illness. Because a facial nerve palsy lesion shows on the face, it can have serious effects on social relationships and mental health. Many facial nerve palsy patients undergo anxiety, depression, and social phobia. In this study, a facial nerve palsy patient with sleep disorder was admitted to the Korean medicine hospital for treatment.
Methods
The patient with facial nerve palsy and sleep disorder was treated with herbal medicines, acupuncture, herbal acupuncture therapy, and physical therapy. We used the House Brackmann grading system and Yanagihara’s Unweighted Grading System to assess changes in facial nerve palsy symptoms and the Korean Modified Leeds Sleep Evaluation Questionnaire to assess the sleep disorder.
Results
The patient was hospitalized for 18 days and showed a recovery from both facial nerve palsy and sleep disorder symptoms without any adverse events. We conclude that patients with facial nerve palsy should be treated from both the physical and mental health perspectives.
I. 서 론
안면신경마비는 7번 뇌신경의 병리적 이상으로 발병하는 질환으로,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 안면마비의 경우 뇌졸중과 같은 뇌의 이상으로 발병하며 안면신경마비 증상 이외에도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 말초성 안면마비의 경우 뚜렷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으나 바이러스 등과 관련되어 있다는 학설이 가장 유력하다1. 말초성 안면마비 중 가장 흔하고 높은 유병률을 차지하는 것이 Bell 마비(Bell’s palsy)이다. Bell 마비는 말초 신경의 특발성 급성마비로 인해 얼굴 표정근, 안면감각, 미각, 혀의 움직임, 눈물샘 및 침샘 등에 병리적 이상이 발생한다. Bell 마비의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herpes simplex 등의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다1,2. Bell 마비의 증상은 일측성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耳後痛이 있은 후 1-2일 뒤에 안면마비가 발생하여 일반적으로 48시간 내에 증상이 가장 심하다. 보통 6개월 이내에 80% 이상 회복되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안면마비의 치료 방법으로는 서양의학에서 주로 스테로이드, 비타민 등과 같은 약물 치료 혹은 Botox와 같은 주사치료를 이용한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가 口眼喎斜의 범주에 해당되어, 正氣 不足, 經絡 空虛, 衛氣 不調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침구치료, 약침치료, 약물치료 및 추나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3.
안면마비는 이와 같은 치료 후에도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안면에 발생한다는 특징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서적 불안, 우울, 수면장애 및 스트레스 등을 야기 할 수 있다. 실제 급성 벨 마비로 인한 자가 우울 및 불안을 평가한 결과, 우울 및 불안감이 높게 나타났으며4, 환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삶의 질 역시 저하됨을 확인 할 수 있었다5,6. 따라서 실제 임상에서는 이와 같은 사항을 고려하여 안면마비의 표면적인 증상 치료와 함께 정신적인 증상 개선을 위해 도인기공체조, 경락마사지 등의 치료도 같이 시행되고 있다7,8.
안면마비와 우울, 불안의 상관관계를 논한 연구는 많으나 안면마비와 수면장애의 상관관계를 단독으로 다룬 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마비와 환자의 삶의 질을 다룬 논문에서도 수면장애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연구의 수는 적다. 따라서 본 증례에서는 수면 장애를 동반한 안면마비 환자에 대하여 한방치료를 시행하여 안면마비 및 수면장애 증상 호전에 유의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II. 증 례
60세 여환인 강⃝⃝씨는 2018년 11월 13일 좌측 안면 마비가 발생하였다. 2018년 11월 15일 ⃝⃝이비인후과 청력검사 상 청력에 이상 없음 진단 및 2018년 11월 15일 ⃝⃝한의원에서 좌측 안면마비 진단 후 Out-Patient Department(OPD) 치료 중 미약 호전 하여, 집중적 한방치료 위해 본원 한방내과 OPD 후 2018년 11월 23일부터 2018년 12월 10일까지 총 18일간 입원하였다. 환자는 2014년도에 대상포진을 진단받았으며, 2015년도에 뇌동맥류 수술을 1회 진행하였다. 환자는 입원기간 동안 좌측 안면마비 이외에도 수면 장애를 호소하였다.
CHEST PA 및 EKG 검사 상 이상이 없었으며, 혈액 검사 상 NEUT 73.30, Eosinophil 0.30, ALT (SGPT) 40.80, T-Cholesterol 252.00, BUN(Blood urea nitrogen) 21.40, HBs Ab Positive 소견을 보였다.
입원기간 동안 좌측 안면마비 개선을 위한 한약 치료는 加味補益湯 加減方을 사용하였다. 입원 2일차부터 입원 18일차까지, 구안와사 虛症에 사용하는 加味補益湯 加減房을 매 식후 30분, 하루 3회 복용하였다.
입원기간 동안 수면장애 개선을 위한 한약 치료는 酸棗仁湯 Ex와 자생 사향 공진단을 사용하였다. 酸棗仁湯 Ex는 2018년 11월 27일부터 2018년 12월 9일까지 하루 1회 2포, 오후 10시에 복용하였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酸棗仁湯은 “傷寒을 지난 뒤에 虛煩하여 잠자지 못하는 症을 다스린다.”하여 불면증 및 수면 장애를 치료한다고 소개되어 있다9. 불면증 이외에도 신경쇠약, 히스테리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 酸棗仁湯은 酸棗仁 7.5 g, 麥門冬 5.625 g, 知母 5.625 g, 茯苓 3.75 g, 川芎 3.75 g, 乾薑 0.938 g, 甘草 0.938 g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자생한방병원에서는 酸棗仁湯 엑스제재로 활용되고 있다. 자생 사향 공진단은 2018년 12월 5일부터 2018년 12월 9일까지 하루 1회 1환, 오후 5시에 자생 사향 공진단을 복용하였다. 자생 사향 공진단은 자생한방병원 원내처방으로, 공진단(鹿茸 160 g, 當歸 160 g, 山茱萸 160 g, 麝香 20 g)의 가감방이며 주로 만성피로, 스트레스, 신경쇠약 및 면역력약화, 기억력 감퇴 등에 사용한다.
입원 기간 동안 침 치료는 1일 2회(오전, 오후) 침 시술을 시행하였으며, 사용한 침은 동방침구제작소가 제작한 0.25×30 mm stainless steel 호침을 사용하였다. 치료 혈위는 左側 合谷(LI4), 水溝(GV26), 地倉(ST4), 頰車(ST6), 曲池(LI11), 風池(GB20) 등에 자침하였으며, 약 20분간 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더불어 유침시 경피 적외선 요법을 시행하여 안면 근육 이완 및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촉진하였다.
약침 치료는 1일 2회(오전, 오후) 시행하였으며, 사용된 약침은 대한약침학회의 ‘약침 시술 및 조제지침서’를 바탕으로 한 자생한방병원 약침 연구소가 제작한 황련 및 자하거 약침을 사용하였다. 耳後痛이 있는 초기에는 淸熱解毒의 효과가 있는 황련 약침을 사용하여 左側 耳後部, 左側 地倉(ST4) 및 頰車(ST6)에 약 0.5 cc씩 주입하였다. 耳後痛이 사라진 이후에는 자하거 약침을 사용하여 左側 地倉(ST4) 및 頰車(ST6)에 약 0.5 cc씩 주입하였다.
전침 치료는 1일 2회(오전, 오후) 시행하였으며, 전침 치료 혈위는 左側 地倉(ST4), 頰車(ST6)로, 해당 혈위에 전침을 연결하여 2 Hz 자극으로 약 20분간 전침치료를 시행하였다. 뜸(간접구) 치료의 경우 1일 2회(오전, 오후) 시행하였으며, 사용한 간접구는 미니뜸(강화 미니뜸, 이화당, 한국) 간접구를 사용하였다. 치료 혈위는 左側 LI4(合谷)으로 약 3-5분간 뜸 치료를 시행하였다.
좌측 안면마비를 평가하기 위해 House Brackmann Grading System(H-B grade)(Table 2)을 평가 척도로 사용하였다. 1985년 House JW 와 Brackmann DE가 만든 평가 방법으로, 총 6단계로 나누어 안면마비의 정도 및 안면운동기능을 의료진이 평가하는 도구이다10. G I(normal)에서 G Ⅵ(total paresis)로 나누어져있으며, 안면 비대칭 정도, 이마주름, 눈 감기, 입술 비대칭 등을 평가한다. 편리성으로 인해 안면마비 및 안면운동기능을 측정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평가방법이다.
좌측 안면마비를 평가하기 위해 Yanagihara’s Unweighed Grading System(Y-system)(Table 3)를 평가척도로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1976년 Yanagihara가 만든 평가 방법으로, 10가지 항목(이마주름, 눈 감기, 코 주름, 휘파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얼굴근육 움직임을 세분화하여 의료진이 평가하는 방법이다. 각 항목을 Normal function-4, Slight paralysis-3, Moderate paralysis-2, Severe paralysis-1, Total paralysis-0 5가지 단계로 평가하여 점수를 매기고 합산하여 최종점수를 평가한다11.
수면 장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Korean Modified Leeds Sleep Evaluation Questionnaire(KMLSEQ) (Table 4)을 평가 척도로 사용하였다. Leeds Sleep evaluation Questionnaire(LSEQ)는 1980년에 Parrott & Hindmarch가 만든 설문지로, 주로 수면과 관련된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에서 활용되어 왔다12. 평상시와 비교한 수면 상태를 시각적, 어휘구별 척도로 측정하여 평균점수를 사용한다.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잠드는 양상, 수면의 질, 깨는 양상, 깬 후의 행동 등 수면과 관련된 4영역에 관하여 질문하고, 환자가 직접 Visual Analog Scale (VAS)을 체크하여 측정한다. 총점은 모든 문항의 점수의 합을 문항의 수로 나눈 값으로, 0점에서 100점 사이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 상태가 좋은 것을 나타낸다. 한국판 LSEQ는 질문 문항은 그대로이며, VAS에 0, 50, 100을 추가한 도표숫자평정척도(graphic & numeric rating scale)로 수정하였다12,13.
III. 결 과
1. 치료경과
1) 2018년 11월 23일(치료 1일차)
(1) 좌측 안면마비감 호소
(2) 좌측 이마, 눈, 입 주변 근육 경직, 좌측 안면경련감(-)
(3) 좌측 눈썹을 위로 올리는 동작이 불가하며, 좌측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는다.
(4) 좌측 폐안이 불가하여 눈을 감으면 흰 눈자위가 보이며, 손으로 눌러줘야 폐안 가능하다. 좌측 안구 유루(-)
(5) 좌측 耳後痛이 있으며, 귀 뒤편 수포나 耳內痛은 없다.
(6) 좌측 코를 움직이거나 벌렁거림이 되지 않으며 후각과 호흡에는 이상이 없다.
(7) 입술의 아/이/우 동작이 비대칭이며 휘파람이 잘 불어지지 않는다. 미각장애는 없다.
(8) 음식물 섭취 및 양치 시 내용물이 좌측으로 새고 입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9) 불안감으로 인해 수면 장애를 호소하며 하루 수면시간이 3시간 미만이다.
(10) 상기 환자의 호소 증상을 살펴보았을 때,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지 않고 좌측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는 점 등의 증상들을 종합해 보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의심되어 최종적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향후 입원기간 동안의 모든 치료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준하여 치료하였다.
(11)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ystem 20
③ EQ-5D 0.732
2) 2018년 11월 26일(치료 4일차)
(1) 좌측 이마 및 눈썹 움직임 제한 및 불편함.
(2) 좌측 폐안이 조금 용이해짐, 좌측 눈 폐안 시 흰자 보이는 범위 감소
(3) 좌측 코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며 약간의 코 벌렁거림 가능
(4) 입술의 아/이/우 동작 시 비대칭 감소
(5)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ystem 20
3) 2018년 11월 27일(치료 5일차)
(1) 좌측 이마 및 눈썹 움직임 미약 호전
(2) 좌측 눈을 세게 감을 시 완전 폐안 가능, 약하게 감으면 완전 폐안 불가능
(3) 좌측 코 움직임 전날과 비슷함
(4) 입술의 아/이/우 동작 시 비대칭 미약 호전, 좌측에 비해 우측 입 꼬리가 올라가는 경향 有
(5) 좌측 안면마비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인해 수면 시간 3시간 미만, 수면의 질이 떨어짐, 수면 질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 불편함 호소
(6)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ystem 20
③ KMLSEQ 10
4) 2018년 11월 28일(치료 6일차)
(1) 좌측 코 움직임이 편해져서 벌렁거림 및 코 주변 근육 움직임 미약 호전
(2) 酸棗仁湯 복용 후 금일 수면시간 5시간, 수면의 질적으로도 양호, 수면 시간 증가 및 수면의 질 개선으로 인해 전반적인 삶의 질 수준 증가
(3)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ystem 20
③ KMLSEQ 26
5) 2018년 11월 30일(치료 8일차)
(1) 좌측 안면 마비감 및 경직 완화, 감각이 돌아오고 있는 느낌
(2) 좌측 코 찡긋거림 가능
(3)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core 20
③ KMLSEQ 30
6) 2018년 12월 3일(치료 11일차)
(1) 좌측 이마 및 눈썹 움직임 호전
(2) 좌측 눈 약하게 감으면 2/3 정도 폐안 가능
(3) 좌측 코 주위 감각이상(+, 무딘 감각)
(4) 양치 및 음수 시 물 샘 증상이 약하게 호전되었으나 아직 남아있음.
(5) 수면 시 가위 눌림 등 수면의 질 저하
(6)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ystem 20
③ KMLSEQ 30
7) 2018년 12월 4일(치료 12일차)
(1) 입술의 아/이/우 동작 시 비대칭 호전, 좌우 입 꼬리 비대칭 정도 감소
(2) 좌측 눈 세게 감으면 완전 폐안 가능, 폐안 정도도 용이
(3) 좌측 코 주위 감각이상(+, 무딘감각) 지속
(4) 금일 수면시간 5시간, 수면의 질적으로도 양호
(5) 평 가
① H-B grade III
② Yanagihara’s system 17
③ KMLSEQ 42
8) 2018년 12월 5일(치료 13일차)
(1) 좌측 이마 및 눈썹 비대칭 완화, 좌우 이마 및 눈썹 움직임을 비슷하게 할 수 있음.
(2) 좌측 코 주위 감각이상 미약호전, 좌측 코 움직임 호전
(3) 좌우 입 꼬리 비대칭 정도 매우 감소, 입에 힘을 어느 정도 줄 수 있음.
(4) 금일 수면시간 5시간 이상, 입면 어렵지 않았고 숙면 취함.
(5) 평 가
① H-B grade II
② Yanagihara’s system 17
③ KMLSEQ 56
9) 2018년 12월 7일(치료 15일차)
(1) 좌측 이마 및 눈썹 움직임이 우측과 비교하여 많이 비슷해졌음.
(2) 좌측 눈 세게 감으면 완전 폐안 가능, 눈 시림은 약하게 남아 있음.
(3) 전반적인 피로감이 많이 줄어들었음.
(4) 금일 수면시간 5시간 이상, 꿈을 꾸지 않았고 잠을 깊게 잘 잤음.
(5) 평 가
① H-B grade II
② Yanagihara’s system 17
③ EQ-5D 0.776
④ KMLSEQ 60
10) 2018년 12월 10일(치료 18일차)
(1) 좌측 이마 및 눈썹 움직임 완전히 비슷해졌고 힘주는 정도도 양측 모두 동일하게 힘을 줄 수 있음.
(2) 좌측 눈을 세게 감으면 완전 폐안이 가능하며, 약하게 감으면 4/5 정도 폐안이 가능함.
(3) 좌측 눈 시림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밤에만 눈 시림이 있음.
(4) 좌측 코 움직임이 많이 용이해졌고, 좌측 코 주위 감각이상도 호전되어 미약하게만 남아있음.
(5) 입원 시보다 입술의 아/이/우 동작이 50%이상 호전되었으며, 휘파람 불 시 비대칭감이 약하게 남아 있음.
(6) 음식물 섭취 및 양치 시 새는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입에 힘주는 것도 가능하다.
(7) 금일 수면시간 7시간 이상, 입면이 어렵지 않았고, 꿈을 꾸지 않았으며 잠을 깊게 잘 잤음.
(8) 금일 퇴원 진행함.
(9) 평 가
① H-B grade I(Fig. 1)
② Yanagihara’s system 10(Fig. 2)
③ EQ-5D 0.862(Fig. 4)
④ KMLSEQ 64(Fig. 3)
IV. 고 찰
말초성 안면마비는 병소와 같은 측의 모든 안면근육에 마비감이 발생하여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을 감을 수 없다. 따라서 말초성 안면마비의 경우 뚜렷한 원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에 맞춰 치료하고 있다. 말초성 안면마비 증상은 보통 2-3일 전부터 편측 耳後痛 및 간헐적 감각이상이 발생한 후 얼굴의 비대칭성 편측성 운동장애가 동반되어 표정근, 전두근, 안륜근 등의 운동장애 및 감각이상, 청각과민 등의 증상을 나타난다14. 안면마비 증상은 보통 일주일에서 길면 1년 이내에 자연회복 되지만, 안면근육의 경련이나 동시운동증과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며 초기에 치료를 받을 경우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1.
한의학에서 말초성 안면마비는 口眼喎斜에 해당한다. 口眼喎斜의 원인은 正氣不足 하고 腠理가 치밀치 못하나 風寒의 邪氣가 침입하여 순환의 장애가 발생하여 氣血이 조화되지 못하고, 經筋이 滋養 받지 못하여 발생한다고 한다15. 한의학적 치료는 주로 침구, 약물, 물리, 추나 요법 등이 시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테이핑요법, 전침요법, 약침요법들도 시행되고 있다16.
안면신경마비는 안면에 나타난다는 특이점으로 인해, 물리적인 불편감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안면에 발생한 마비로 인해 표정 짓기가 어렵고 표현 전달이 어려우며, 타인과의 의사소통 및 사회생활을 하는데 주저하게 되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고통을 얻는다17,18. 실제로 안면 마비 정도와 후유증은 서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안면마비가 개선됨에 따라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특히 안면마비의 후유증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 있었으며, 그 중 공동운동이 삶의 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2. 이와 같은 안면마비에서의 불완전한 회복은 환자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 및 질환의 경과와 예후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안긴다. 안면마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 검사에서는 불안성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우울 점수 역시 높게 나타났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느끼는 물리적 불편함 이외에 우울 및 불안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 방법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치료가 실제로 널리 시행되고 있지 않다. 최근에 경락마사지, 도인운동요법 등을 이용하여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려는 치료 방법이 대두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와 같은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7,8. 따라서 안면마비의 치료는 단순히 물리적인 안면근육의 장애 치료뿐만 아니라 불안, 우울,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요소가 동반된 포괄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본 증례의 환자는 안면신경마비와 안면신경마비로 인해 발생한 불안감 및 수면 장애를 호소하였다. 상기 환자는 좌측 이마, 눈, 입 주변 근육 경직을 포함한 전반적인 좌측 안면 마비 및 耳後痛이 있었다. 좌측 눈썹을 올리는 동작 및 좌측 폐안이 불가하고 좌측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았다. 좌측 코를 움직이기 어렵고, 입술의 아/이/우 동작이 좌우 비대칭이며, 음식물 섭취 시 좌측으로 새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안면신경마비로 인한 불안감 및 수면장애를 호소하였으며,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3시간 미만으로 전반적인 삶의 질 역시 떨어졌으며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안면신경마비 증상 개선을 위해 가미보익탕 가감방(加味補益湯 加減方)을 하루 3회, 수면 장애 개선을 위해 酸棗仁湯 Ex, 자생 사향 공진단을 하루 1회 복용하였다. 가미보익탕은 補中益氣湯의 變方으로, 口眼喎斜 증상이면서 虛證인 것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본 증례에서는 구안와사 증상으로 虛症 변증된 환자에게 口眼喎斜의 원인이 되는 正氣 不足을 개선하기 위해서 가미보익탕 가감방을 사용하였으며, 입원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총 18일간 복용하였다. 18일 복용 후 이마, 눈, 입 주변 좌측 안면 경직을 포함한 마비 증상이 호전되었음을 확인하였다(Fig. 1, 2).
酸棗仁湯은 장중경의 금궤요락에 최초로 등장하는 처방으로, 傷寒을 지난 뒤에 虛煩하여 잠자지 못하는 症을 다스리는 처방이다19. 養血安身하고 淸熱劑煩하는 효능이 있어, 불면증을 개선하며9 임상에서는 엑스제재로 널리 활용되어 多用 되고 있다. 공진단은 본 내원의 자생 사향 공진단을 사용하였으며, 자생한방병원 원내처방으로 공진단의 가감방이다. 공진단은 氣力 不足에 주로 사용되는 처방으로, 만성피로, 스트레스, 신경쇠약 및 면역력 약화, 기억력 감퇴 등에 사용한다. 실제로 수면 부족으로 발생한 피로에 공진단이 효과가 있음을 나타낸 임상 연구가 있으며20,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수면 장애는 물론,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감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하루 1회, 총 5일간 복용하였다. 수면은 휴식과 안정을 제공함으로써 질병 회복에 필수적이 요소이다21. 따라서 수면 장애 발생 시 재활과 회복의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더디게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 증례에서는 酸棗仁湯 Ex 13일, 공진단을 5일간 복용하여 치료 마지막 차에 수면의 질이 개선되었음을 확인하였다(Fig. 3, 4).
침구 치료는 안면 부위 소속 경락인 足陽明經과 手陽明經, 手太陽經을 사용하였으며22, 左側 合谷(LI4), 水溝(GV26), 地倉(ST4), 頰車(ST6), 曲池(LI11), 風池(GB20) 등에 약 20분간 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더불어 해당 자침 혈자리에 경피적외선 요법을 시행하여 안면 근육 이완 및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촉진하였다. 혈자리 중 地倉(ST4), 頰車(ST6)에 전침을 연결하여 2 Hz 자극으로 약 20분간 전침치료를 시행하여 손상된 말초신경 자극을 도모했다. 약침 치료는 호침 전에 시행하였으며, 耳後痛이 있는 치료 초기에 淸熱解毒, 소염 진통의 효과가 있는 황련 약침을, 耳後痛이 소실된 치료 중기부터는 자하거 약침을 사용하여 左側 耳後部, 地倉(ST4) 및 頰車(ST6)에 약 0.5 cc씩 주입하였다. 자하거 약침은 조직 재생작용, 신경안정화 작용 등의 효능이 있으며 실제 벨 마비 및 안면신경마비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안면마비 개선에 유효한 효과가 있었다23,24. 灸요법은 온열자극을 이용한 요법으로, 艾葉이나 각종 약물을 燒灼 및 熏慰하여 변증 부위에 적용하는 치료 방법이다. 灸요법은 溫熱性 자극을 이용하여 조직 재생 및 氣血調和의 효능이 있다25. 이 중 피부 상에 직접 뜨지 않고 生薑片, 蒜片 등을 놓은 후에 艾炷를 놓고 뜸 뜨는 것을 간접구라고 한다. 우리는 간접구의 효능을 이용하기 위해 左側 LI4(合谷)을 선택하여 약 3-5분간 뜸 치료를 시행하였다.
상기 환자는 입원 당시 H-B grade III, Yanagihara’s system 20이었으며, 좌측 이마, 눈, 입 주변 근육이 강직되어 움직임이 거의 불가능했다. 입술의 아/이/우 좌우 비대칭이 심하고, 좌측 耳後痛이 존재하였다. 위의 치료과정을 통해 입원 18일차 좌측 이마 및 눈썹 움직임이 우측과 거의 비슷해졌으며, 이마 및 눈썹에 힘주는 정도 역시 양측 동일하게 줄 수 있었다. 좌측 눈을 세게 감으면 완전 폐안이 가능하며, 좌측 눈 시림 역시 많이 줄어들었다. 좌측 코 움직임이 원활해졌으며, 코 주위 감각이상도 호전되었다. 휘파람 불 시 비대칭감이 약하게 남아있으나, 입술의 아/이/우 동작이 50% 이상 호전되었으며, 음식물 섭취 및 양치 시 새는 증상도 호전되었다. 최종적으로 H-B grade II→I, Yanagihara’s system 17→10으로 안면마비 개선을 보였다(Fig. 1, 2).
상기환자의 수면 장애의 경우, 치료 5일차부터 안면마비에 대한 불안감 및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장애를 적극적으로 호소하였으며, 하루 수면 시간 3시간 미만이었다. 당시 KMLSEQ 수치는 10이었다. 치료 5일차부터 수면 장애 증상 개선을 위해 酸棗仁湯 복용을 시행하였으며, 치료 6일차에 수면 시간이 5시간으로 늘어났으며, 수면의 질적으로도 양호한 면을 보였고, KMLSEQ도 26으로 증가했다. 치료 11-12일차에 수면 시간은 5시간으로 증가하였으나, 가위 눌림 등의 수면의 질적 변동의 모습을 보여 치료 13일차부터 자생 사향 공진단 복용을 시작하였다. 치료 15일차에 수면 시간 5시간 이상으로 증가하였으며 꿈을 꾸지 않고 깊게 잘 자는 등의 수면 질적으로도 개선이 나타났으며, KMLSEQ도 60점으로 상승했다. 수면 증상의 개선 및 불안감의 호전이 보이자, 안면마비의 치료 호전도 역시 빠르게 좋아졌다. 치료 18일차 수면시간이 7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입면이 어렵지 않고, 꿈을 꾸지 않았으며 잠을 깊게 자는 등 전반적인 수면 개선 및 불안감 완화증상을 보였다. 최종적으로 치료 18일째 KMLSEQ는 64로, 초기 10점에서 64점으로의 상승을 보였다(Fig. 3).
본 증례는 수면 장애를 동반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방 치료의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안면신경마비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과 수면 장애는 안면신경마비의 치료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로 인한 물리적 불편함 해소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같은 정신적인 요소들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인 치료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본 증례는 비록 안면신경마비 증상 및 수면장애의 개선을 보였으나, 1건의 증례에 해당하며 치료 기간이 짧고 향후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을 추적 관찰하지 않았기에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동반한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더 많은 증례의 연구가 필요하며 후유증을 고려한 치료의 장기적 예후를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V. 결 론
본 증례는 2018년 11월 23일부터 2018년 12월 10일까지 강남자생한방병원 한방내과에 내원하여 수면 장애를 동반한 좌측 안면신경마비를 호소하는 환자 1명에 대해 한약 및 침치료, 약침치료 및 전침치료를 통해 안면신경마비 및 수면 장애 증상의 호전이 있었음을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