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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al of Internal Korean Medicine > Volume 47(2); 2026 > Article
자율신경 불균형이 동반된 비회전성 어지럼증 환자에 대한 한의치험 1례

Abstract

Non-spinning dizziness without identifiable organic causes is commonly encountered in clinical practice and may be associated with autonomic dysfunction.
This case report describes a 38-year-old man who developed non-spinning dizziness without identifiable organic causes. Within approximately 1 week, the symptoms progressed to the extent that independent ambulation was no longer possible and did not improve despite treatment with betahistine and dimenhydrinate. Comprehensive evaluations, including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I/MRA), electrocardiography, blood tests, the Dix–Hallpike test, and orthostatic hypotension assessment, revealed no abnormal findings. Heart rate variability (HRV) analysis demonstrated sympathetic dominance, with a low-frequency/high-frequency (LF/HF) ratio of 20.773 and total power (TP) of 617.953 ms2, suggesting autonomic imbalance. The patient received 48 days of Korean medicine therapy, including Ikgibohyeol-tang, deer antler extract, acupuncture, and electroacupuncture. Following treatment, the peak Numerical Rating Scale score decreased from 6 to 0, and the daily step count increased from 403 to 8,130, indicating recovery of gait function. HRV analysis showed a decrease in the LF/HF ratio from 20.773 to 8.519 and an increase in TP from 617.953 ms2 to 1,577.246 ms2. This case suggests the potential clinical applicability of Korean medicine in patients with non-spinning dizziness without identifiable organic causes accompanied by autonomic imbalance.

Ⅰ. 서 론

어지럼증은 환자들이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로1, 성인의 15-20%가 매년 어지럼증을 경험하며, 최대 30-35%가 일생의 한 번은 어지럼증을 경험한다고 보고되었다2. 이러한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과 임상 양상을 가지며 진단적 접근이 어렵다3. 증상 양상에 따라 크게 회전성 어지럼증과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회전성 어지럼증은 주로 내이 전정기관 또는 전정신경의 기질적 병변에 의해 발생하며, 양성 체위변환성 현훈(BPPV),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비회전성 어지럼증은 흔들리거나 붕 뜨는 느낌, 자세 불안정감 등을 특징으로 하며, 기질적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4.
최근에는 진단적 검사 상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어지럼증의 병리에 신경망의 기능적 연결성 변화5나 자율신경 기능 이상6이 병태생리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기질적 원인이 배제된 만성 지속성 어지럼증 환자군의 약 80%에서 자율신경 기능 이상이 확인된 것으로 보고되었다6. 세로토닌성 항우울제 등을 약물 치료로 사용하나, 치료 반응률은 약 59~70%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어 치료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7, 대안적 치료법이 요구된다.
한의학적으로 어지럼증은 현훈(眩暈)의 범주에서 치료하며 증상 양상과 동반 증상에 따라 간양상항(肝陽上亢), 기혈양허(氣血兩虛), 신정부족(腎精不足), 습담중조(濕痰中阻)로 구분하여 치료한다8,9. 기존 연구에 따르면 어지럼증을 주소로 한방병원 외래에 내원한 환자 중 70%가 기질적 원인이 없는 어지럼증이었으며, 그 중 87%가 한의치료 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3.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서양의학적 약물 투여 없이, 자음건비탕을 투여한 비회전성 어지럼증 환자 70례(비회전성 53례 포함) 연구에서 어지럼 장애 척도검사(Dizziness Handicap Inventory, DHI)점수와 주관적 불편감(Visual Analogue Scale, VAS)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여10 대안적 치료로서 한의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침 및 전침 치료는 임상적으로 고혈압11, 파킨슨병 관련 변비12, 폐경기 홍조13와 같은 혈관운동성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자율신경 관련 질환에 활용되고 있으며, 혈압14이나 체온15, 심박수 및 심박변이도16와 같은 자율신경 활성도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 및 자율신경증상의 한의치료에 대해서는 다수의 임상연구가 축적되어 있으며3,17-19, 이에 기반하여 2021년에는 현훈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20, 2024년에는 자율신경실조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21이 발간되었다.
따라서 자율신경이상과 관련된 어지럼증에 한의치료가 유효할 가능성이 있으나, 두 가지가 동반된 환자에서 주관적 증상 개선과 함께 객관적인 자율신경지표의 변화를 확인한 증례는 보고된 바 없다. 이에 본 증례는 기질적 원인이 없는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서양의학적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기혈양허로 변증하여 자음건비탕과 보중익기탕의 합방인 익기보혈탕(益氣補血湯)을 포함한 한의복합치료를 시행한 결과, 어지럼증 지표뿐 아니라 심박변이도 검사(Heart rate variability, HRV)로 측정한 자율신경 지표도 함께 개선된 경과를 확인하였다. 이에 해당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본 증례는 연구에 앞서 IRB File No 2026-04-008 승인을 통해 본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Ⅱ. 증 례

1. 증례 및 진단

38세 남성이 내원 약 1달 전부터 발생한 어지럼증을 호소하여 내원하였다. 기저질환이나 복용중인 약물은 없었다. X년 7월부터 직장 업무로 과로 및 스트레스를 받은 후 경도의 어지럼증이 발생하였으나 일상생활이 가능하여 경과관찰 하던 중, X년 8월 22일 산책 중 어지럼증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신경과에서 말초 전정계 이상 가능성을 고려하여 처방한 메네스에스정(Betahistine Hydrochloride 16 mg)을 3일간 복용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X년 8월 26일 내과 진료 후 증상 조절 위해 보나링에이정(Dimenhydrinate 50 mg)을 복용하였으나 다음 날 외출 시도하던 중 어지럼증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이에 응급실을 내원하여 뇌 확산 강조 영상(Brain Diffusion Weighted Image, Br-DWI), 심전도, 혈액검사를 시행하였으나 모두 이상 소견 없어 귀가하였다. 보나링에이정을 이틀 더 복용하였으나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 불가하여 X년 8월 28일 본과에 입원하였다.
입원 당시 환자의 어지럼증은 비회전성으로, 와위에서는 비교적 경감되나 기립 시 및 보행 시 발생 및 악화되어 10 m 이상 독립 보행이 어려운 상태였다. 첫 외래 내원 시 휠체어를 사용하였고, 입원 직후에도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독립보행 불가하였다. 두통 및 오심은 동반되지 않았으나 어지럼증 악화 시 간헐적인 두근거림을 호소하였다. 자세변경(돌아눕기 등)에 의한 뚜렷한 악화를 호소하지 않았으며, 이명, 난청, 이충만감 등의 청각계 증상도 동반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증상 특징과 기존 약물에 대한 반응도를 종합할 때, 전형적인 전정기능 이상과는 부합하지 않았다.
입원 당일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Brain Magnetic Resonance Image, Br-MR)에서는 급성 뇌병변이 확인되지 않았고,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Brain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Br-MRA)에서는 양측 원위부 내경동맥 및 우측 전대뇌동맥의 협착 소견이 있었으나, 이는 전방순환 병변으로 후순환에는 이상이 없었으며, 편측 위약감·감각저하·실어증 등의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지 않아 본 증례의 지속적 비회전성 어지럼증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심전도는 정상 동율을 보였고, 혈액검사에서도 빈혈, 갑상선기능이상, 전해질 불균형 등 어지럼증을 설명할 만한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두부충동검사, Dix-Hallpike 검사에서 특이소견이 없었으며, 기립성 저혈압 검사에서도 진단 기준에 합당한 혈압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럼(Persistent postural-perceptual dizziness, PPPD) 진단기준과 비교하면, 기립 및 보행 시 악화(기준 B)와 과로·스트레스라는 선행 유발 요인(기준 C), 보행 이상이라는 기능적 장애(기준 D),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음(기준 E)을 충족하였으나 시간 기준(기준 A, 3개월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였다22.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 검사에서는 LF/HF 비율 20.773로 상대적인 교감신경 우세가 관찰되었으나, 동시에 TP 617.953 ms²로 감소되어 있어 전반적인 자율신경 조절능 저하가 동반된 상태로 해석하였다. 상기 병력, 임상증상 및 검사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PPPD로 이행하기 이전 단계를 의심할 수 있는 비회전성 어지럼증에 자율신경 이상이 동반된 상태로 판단하였다. 계통 문진 시 평소 입면난에 의한 불면이 있었고, 식사 후 더부룩함, 간헐적인 자한과 두근거림을 호소하였다. 설담(舌淡), 태박백(苔薄白) 맥세무력(脈細無力) 하였으므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기혈(氣血)이 소모된 기혈양허(氣血兩虛) 상태로 진단하였다.

2. 치료계획 수립 및 방법

상기 진단 결과에 기반하여 기혈 부족으로 인한 곤권무력, 두통, 현훈에 다용되는 익기보혈탕23과 항피로 및 항산화 효과24가 보고된 녹용 엑기스 과립을 처방하였다. 침 치료 및 전침 치료는 자율신경 조절25 및 어지럼증 완화17 목적으로 시행하였다.

1) 한약치료

입원일부터 입원 48일차까지 익기보혈탕과 녹용 엑기스 과립을 복용하였다. 익기보혈탕은 1일 3회 아침・점심・저녁 식후 2시간에 복용하였으며, Table 1에 기재된 약재 구성과 용량을 1일 복용량으로 하여 물 1.8 L와 압력추출기(광동약탕기, 한국)로 2시간가량 전탕하여 추출하였다. 녹용 엑기스 과립은 Table 2의 구성으로 1일 3회 복용하였다.
Table 1
Composition of Ikgibohyeol-tang (益氣補血湯)
Constitute herbs Scientific names Dose (g/day)
白 朮 Atractylodis Rhizoma alba 18
黃 芪 Astragali Radix 18
茯 笭 Hoelen 12
半 夏 Pinelliae Rhizoma 12
神 麴 Massa Medicata Fermentata 12
山 楂 Crataegi Fructus 12
甘 草 Glycyrrhizae Radix 12
香附子 Cyperi Rhizoma 12
陳 皮 Aurantii Nobilis Pericarpium 12
麥 芽 Hordei Fructus Germinatus 12
厚 朴 Magnoliae Cortex 9
砂 仁 Amomi Semen 9
芍 藥 Paeoniae Radix 9
當 歸 Angelicae Gigantis Radix 9
地 黃 Rehmanniae Radix 9
麥門冬 Liriopis Tuber 6
遠 志 Polygalae Radix 6
人 蔘 Ginseng Radix 6
川 芎 Cnidium officinale Makino 6
木 香 Saussureae Radix 6
生 薑 Zingiberis Rhizoma 6
大 棗 Zizyphi Fructus 6

위 용량 1일 기준, 1일 3회 복용

Table 2
Composition of Deer antler granules per pack
Constitute herbs Scientific names Dose (g/day)
鹿 茸 Cervi Parvum Cornu 36

* Deer antler granules were made by the Korean Medicine Pharmacy Department of Kyung Hee University Korean Medicine Hospital.

위 용량 1일 기준, 1일 3회 복용

2) 침 치료

0.25×40 mm stainless steel 호침(동방침구제작소, 일회용, 한국)을 사용하여 입원일부터 48일차까지 백회(GV20), 사신총(EX-HN1), 양측 풍지(GB20), 양측 합곡(LI4), 양측 곡지(LI11), 양측 족삼리(ST36), 양측 태충(LR3)에 1일 1회 20분간 유침하였다.
(3) 전침 치료
양측 합곡(LI4)-곡지(LI11), 족삼리(ST36)-태충(LR3) 혈위에 STN-111 침전기자극기((주)StraTek, 대한민국)를 사용하여 4 Hz의 주파수로 1일 1회 20분간 전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4) 양약치료
입원 후 시행한 혈압 모니터링에서 수축기 혈압 140 mmHg 이상으로 높은 경향 확인되어 심장내과 협진 하에 코자 정 50 mg(Losartan 50 mg, 1일 1회)을 입원 32일차부터 복용하였다. 입원 후 기존에 복용하던 보나링에이정은 중단하였으며, 어지럼증 관련 다른 약물은 복용하지 않았다.

Ⅲ. 평가 방법 및 치료 경과

1. 평가 방법

1) Peak NRS(Numerical Rating Scale)

하루 중 가장 어지럼증이 심했을 때의 강도를 NRS로 평가하였다. NRS는 0(전혀 없음)에서 10(상상할 수 없는 최악)까지의 11단계로 구성된 척도로, 매일 아침 전날 중 가장 어지럼증이 심했을 때를 기준으로 문진 하였다. Peak NRS는 입원일부터 3일 간격으로 기록하였다.

2) 하루 보행 걸음 수

어지럼증으로 인한 기능적 제한의 개선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내장 가속도계 기반의 만보기 앱을 이용하여 하루 동안의 총 보행 걸음 수를 측정하였다. 걸음 수는 입원일부터 3일 간격으로 기록하였다.

3) HRV

자율신경계의 균형 상태 평가를 위해 HRV 검사를 시행하였다. 안정된 앙와위 자세로 5분간 유지한 후 측정하였으며, 시간 영역 지표(SDNN, RMSSD)와 주파수 영역 지표(TP, LF, HF, LF/HF ratio)를 분석하였다. SDNN은 전체 자율신경 활성도, RMSSD는 부교감신경 활성도26, LF/HF 비율은 교감-부교감 신경 균형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하였다27. 입원 시, 치료 26일차, 치료 48일차에 총 3회 측정하였다.

2. 치료 경과

치료 기간 : X년 8월 28일~X년 10월 15일(총 48일)

1) Peak NRS와 하루 보행 수

Peak NRS는 입원 시 6점에서 치료 48일차 0점으로 감소하였으며, 하루 보행 수는 403보에서 8,130보로 증가하였다. 치료 초반에는 Peak NRS 6~7점, 하루 보행 수 300~400보 수준으로 어지럼증으로 인해 화장실 외 독립 이동이 불가한 상태였다. 치료 12일차부터 NRS가 5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보행 수도 802보로 증가하였으며, 치료 18일차에 NRS 3점, 보행 수 2,674보로 뚜렷한 호전이 나타났다. 치료 48일차에는 어지럼증이 소실(NRS 0점)되고 하루 보행 수 8,130보를 기록하며 복도 및 계단을 여러 회 왕복 보행 가능한 상태로 회복되었다(Fig. 1).
Fig. 1
Changes in peak NRS and daily step count during treatment
jikm-47-2-393-g001.jpg

2) 심박변이도(HRV)

HRV 검사는 입원 시, 치료 26일차, 치료 48일차에 총 3회 시행하였다. LF/HF 비율은 입원 시 20.773에서 치료 26일차 8.304, 치료 48일차 8.519로 감소하여 교감신경 과활성 상태에서 자율신경 균형 방향으로 개선되었다. TP는 입원 시 617.953 ms²에서 치료 26일차 365.932 ms²로 일시적으로 감소하였다가 치료 48일차에 1,577.246 ms²로 뚜렷하게 증가하여 전반적인 자율신경 활성도의 회복이 확인되었다. RMSSD는 9.905 ms에서 15.008 ms로, SDNN은 26.833 ms에서 35.435 ms로 증가하여 부교감신경 활성도의 개선을 나타냈다(Table 3).
Table 3
Changes in Heart Rate Variability Parameters
Index Day 0 Day 26 Day 48
SDNN (ms) 26.833 25.167 35.435
RMSSD (ms) 9.905 8.324 15.008
TP (ms²) 617.953 365.932 1577.246
LF/HF 20.773 8.304 8.519
Fig. 2
Case report timeline.
jikm-47-2-393-g002.jpg

Ⅳ. 고 찰

본 증례는 과로와 스트레스 후 발생한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보행 및 일상생활이 불가하여 서양의학적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던 환자에서, 48일간의 한의복합치료 후 주관적 증상 및 보행 기능, HRV 지표가 개선된 경과를 보고하였다. 입원 당시 환자는 Brain MRI 및 MRA, 심전도, 혈액검사, Dix-Hallpike 검사, 기립성 저혈압 검사에서 기질적 원인을 추정할 수 없었으며, HRV 상 교감신경 우세의 자율신경 불균형을 보였다.
본 증례의 환자는 PPPD 진단기준 5가지 중 4가지 항목을 충족하였으나, 증상 지속 기간이 3개월 미만으로 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PPPD는 급성 유발 사건 이후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과 부적응적 반응이 상호작용하며 증상이 지속되는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초기 단계에서의 개입이 이러한 만성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4. 본 증례에서 비교적 단기간 내 증상 소실과 HRV 지표의 개선이 관찰된 점은, 한의치료가 만성화 이전 단계에 개입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평가지표 중 TP는 치료 26일차에 일시적인 감소를 보였으나, HRV는 측정 시점의 생리적 상태, 수면, 피로도 등의 요인에 영향을 받아26 단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이후 치료 48일차에는 TP가 1,577.246 ms²로 뚜렷하게 증가하였고, 주관적 증상 및 보행 수의 호전과 함께 다른 HRV 지표도 개선되었다. 이에 26일차의 일시적 감소는 치료 경과 중 나타난 변동으로 해석되며, 전반적인 자율신경 활성도는 회복 경향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기질적 원인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어지럼증은 임상적으로 드물지 않으며3, 일부 환자에서는 심리생리적 요인과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이 증상 발생과 지속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6. 본 증례에서도 입원 시 HRV에서 LF/HF의 증가와 TP 감소가 확인되었으며, 증상의 호전과 함께 HRV 지표의 개선이 확인되었다. 이는 환자의 어지럼증이 단순한 불편감에 그치지 않고, 자율신경 조절 이상과 연관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질적 원인이 배제된 지속성 어지럼증 환자의 약 80%에서 자율신경 이상이 관찰되었다는 선행 보고와도 일치한다6.
자율신경 불균형은 내이 미세순환 측면에서 전정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내이 혈관에는 성상신경절에서 유래한 교감신경 섬유가 분포하여 교감신경 자극 시 혈관저항 증가 및 혈류 감소가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28. 내이 혈류의 감소에 속발된 허혈성 스트레스는 글루타메이트 등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과잉 방출을 유발하며, 이로 인한 전정 유모세포의 흥분독성 및 뇌간 전정핵(vestibular nuclei)의 비정상적 활성화가 병적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29.
반대로 전정계 자극이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며, 교감신경계 및 시상-뇌하수체-부신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HPA Axis)의 활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또한 존재한다30. 따라서 본 증례의 자율신경 불균형이 어지럼증의 선행 원인이었는지, 혹은 어지럼증에 의해 이차적으로 강화된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증상 호전과 HRV 지표 개선이 함께 나타났다는 점은, 인과 방향성과 무관하게 어지럼증과 자율신경 불균형 사이의 임상적 연관성을 시사한다. 또한 두 요소가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HRV 개선은 한의치료의 직접적인 자율신경 조절 효과와 증상 호전에 따른 이차적 안정화 효과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어지럼증은 眩暈의 범주에서 증상 양상과 동반증상에 따라 간양상항, 기혈양허, 신정부족, 습담중조로 분류하여 치료한다8,9. 본 증례의 환자는 계통문진상 불면 경향, 식욕 저하, 소화불량, 자한을 동반하였으며, 설담 태박백, 맥세무력 소견을 보여 기혈양허 상태로 판단하였다. 변증에 기반하여 선방한 익기보혈탕은 자음건비탕과 보중익기탕의 합방에 가감한 처방으로, 기혈 부족으로 인한 곤권무력, 두통, 현훈 등에 활용되어 왔다23. 국내 어지럼증 환자 328례 분석에서 자음건비탕은 기혈양허 변증 환자에게 가장 많이 활용된 처방이었으며3,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증상 개선과 함께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및 산화스트레스 지표 개선이 보고된 바 있다31. 또한 보중익기탕을 포함한 한약 처방은 경추성 어지럼증 환자군에서도 증상 호전이 보고된 바 있어18, 본 증례 처방 구성의 간접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환자의 과로와 허증 경향을 고려하여, 항피로 및 항산화 효과가 보고된 녹용24을 함께 투여하여 기혈 회복을 보완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HRV 검사상 교감신경 우세의 자율신경 불균형이 확인되어, 침 및 전침 치료를 자율신경 조절 및 어지럼증 완화 목적으로 시행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침 치료 후 HF의 증가 및 LF/HF 비율의 감소가 보고되었고19, 시상하부・연수·중뇌의 중추 자율신경 조절 경로를 통해 교감-부교감 균형을 회복시킬 가능성도 제시되었다25. 특히 족삼리(ST36)의 저주파 전침 자극은 nNOS (Neuronal Nitric Oxide Synthase) 발현 조절 및 엔도르핀, GABA(Gamma-Aminobutyric Acid)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유도하여 교감신경 과활성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고 보고되었다25. 또한 자율신경 기능 이상이 병태생리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경추성 어지럼증에서도 침치료의 유효성이 보고된 바 있다17. 선행연구에서 주로 사용된 혈위는 풍지(GB20), 백회(GV20) 등이었으며, 합곡(LI4), 곡지(LI11), 족삼리(ST36), 태충(LR3)을 포함한 다혈위 구성 침 치료 효과도 보고되었다17.
본 증례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질적 원인이 배제된 비회전성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환자에서, 양약 치료로 호전되지 않던 증상이 한의복합치료를 통해 개선됨을 확인하였다. 둘째, 어지럼증의 강도 뿐 아니라 보행 회복까지 함께 확인함으로써, 비회전성 어지럼증의 한의치료 효과를 실제 기능 회복의 측면에서 제시하였다. 셋째, HRV로 자율신경계 균형 회복을 객관적으로 확인하여, 자율신경 불균형을 동반한 환자군에서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특히 LF/HF 비율의 감소는 교감신경 우세 상태의 완화를, TP의 증가는 전반적인 자율신경 활성도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증례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일 증례보고로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둘째, 한약치료·침치료・전침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 각 치료의 독립적인 효과를 분리하여 평가하기 어렵다. 셋째, HRV 측정이 3회에 그쳐 자율신경계 변화의 상세한 추이 파악에 한계가 있다. 넷째, 치료 기간 중 고혈압 관리를 위해 Losartan이 함께 투여되었으므로, 혈압 강하 효과가 자율신경 지표 및 어지럼증 호전에 부분적으로 관여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치료 종료 후 추적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아 증상 재발 여부 및 HRV 지표 유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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