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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al of Internal Korean Medicine > Volume 42(6); 2021 > Article
한의 임상 복진법 -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opinions of experts on abdominal examinations in Korean Medicine included in the curriculum of the College of Korean Medicine.

Methods

Among Korean doctors, 14 experts on abdominal examinations were interviewed; the experts included 9 professors of Korean internal medicine, 1 expert in diagnostics of Korean Medicine, 1 primary care Korean medicine doctor, and 3 executives of a (former) Korean association of the abdomen. The interview consisted of questions regarding recognition of the clinical importance of abdominal examinations, how to perform abdominal examinations, the most frequent abdominal examination findings encountered in clinical practice, and the definition of some of the abdominal examination findings.

Results

Most interviewees recognized abdominal examinations as important and used them in clinical practice. Opinions on additions and corrections were collected regarding observation items, posture, method, and order during abdominal examinations. Abdominal examination findings that were common clinically were abdominal fullness (腹滿), epigastric stuffness (心下痞鞕), abdominal tenderness, epigastric fullness (心下滿), and rib distention (胸脇苦滿). The answers to the question related to the definitions of abdominal examination findings included consent and supplementary opinions regarding definitions of deficiency-excess, cold-heat, abdominal tenderness, tension of abdominal muscles, succession sounds, and borborygmus; these were mainly selected based on abdominal symptoms that are highly quantifiable.

Conclusions

In the future,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study, additional research related to the drafting of a standard abdominal examination in Korean medicine should be conducted to provide an opportunity to increase the reliability of Korean medicine diagnosis.

Ⅰ. 서 론

한의학에서는 망(望), 문(問), 문(聞), 절(切) 사진(四診)의 전통적인 진찰법을 통해 질병을 진단해왔다1. 그 중 절진(切診)에는 맥진(脈診), 복진(腹診), 척부(尺部) 및 배부(背部) 진단 등이 포함되는데, 맥진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연구가 미비한 상황이다2.
복진은 진복(診腹), 후복(後腹), 안복(按腹)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3, 복부 긴장도, 색깔, 압통, 경결, 팽만, 복피의 두께 등 복부에서 관찰되는 여러 증상과 징후를 종합하여 환자의 한열허실(寒熱虛實)의 정도와 담음(痰飮), 어혈(瘀血) 등 병리 산물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여 치료근거로 활용하는 한의 진단법 중의 하나이다4,5.
복진은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최초 기재되어 복진 증치(證治)가 수립되었으며, ≪상한론(傷寒論)≫과 ≪난경(難經)≫에 이르러 체계적인 복진 진단법과 다양한 복진소견이 수록되게 되었다2. 이후 금원사대가를 지나 중의학과 한국의 한의학에서는 유교문화 등의 영향으로 임상적 적용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으나, 일본에서는 ≪상한론≫ 전파 이후 본격적 연구를 통해 복진법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6. 2006년경 국내에서는 ‘복치의학회’가 설립되면서 난치성 질환 및 증상에 대한 한의학 임상에서 복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었지만 임상사례 보고를 위주로 전개되는 양상이어서, 복진법을 한의임상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표준 방법론, 정량화 연구에는 도달하지 못했다6.
현재 한의과대학 교과 과정상 소개되고 있는 복진법은 내과학과 진단학 분야인데, 구체적인 복진의 수행 방법을 제시하고 있긴 하나 서로간 통일된 진단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서, 향후 복진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의학에 대한 신뢰도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의 복진법은 한의임상에서 흔히 활용되는 진단법으로 아직 한의 복진법 상 다양한 진단지표에 대한 정량화, 객관화가 수행되어 있지 않고, 이를 통한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아 임상한의사들간에서도 그 수행 방법과 각 복진 소견간 진단과 판단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실제 임상에서 교과과정상 제시된 복진법이 적용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복진법을 포함한 한의진단법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의진단 각 분야의 객관성을 확보한 후, 관련 한의진단기기의 개발과 이에 대한 임상적 적용 및 유의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최근 국가지원 연구과제로서 한의 복진법을 정량화할 수 있는 한의복진기기를 개발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여 유용성이 확인되기도 하였다7. 이렇듯 한의 복진법에서도 변증이나 맥진, 설진 등과 같이 정량적 측정을 통한 표준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조사에서는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 제시된 복진법을 바탕으로 임상 및 진단 분야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집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여 향후 한의 표준 복진법 도출의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II. 연구 대상 및 방법

1. 조사 개요

1) 전문가 대상 인터뷰 조사방법

현재 한의과대학 교과과정(비계내과학 교재)에 수록된 복진법을 바탕으로 한의 복진법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조사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전문가의 심층적인 의견 수집을 위한 설문이어서, 복진을 임상에서 직접 수행하고 있거나, 학술활동을 진행한 경험이 존재하거나, 한의진단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를 대상으로 삼았고, 본 인터뷰는 복진법에 대한 최초의 전문가 인터뷰인 만큼 개별 면접법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인터뷰를 위한 복진 관련 설문지를 먼저 제시해 주었고, 해당 전문가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답변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대상자 선정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전문가 대상자는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다. 복진을 임상에서 수행하는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 교수, 한의진단학교실 교수, 복진을 임상에 적용하고 있는 1차 진료 임상한의사, (구)복치의학회 소속 임원(한의사)을 대상으로 하였다. 먼저 선정된 대상자 24명에게 이메일로 설문지를 발송하였고, 답변을 보내온 대상자에게 2-3차에 걸쳐 이메일과 유선전화를 통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최종 대상자로 선정된 인원은 한의과대학 내과학 교수 9명, 한의진단학교실 교수 1명, 1차 진료 임상한의사 1명, (구)복치의학회 소속 임원 3명으로 총 14명이었다.

3) 인터뷰 진행 방법 및 분석

인터뷰 진행은 2016년 3월 15일~21일까지 이루어졌다. 인터뷰를 위한 질문지는 현재 한의과대학 교과과정(비계내과학)에 수록된 복진법을 바탕으로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에 근무하는 한방내과학 교수(PJW)가 정리하여 질문을 구성하였고, 문항의 적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팀에서 재검토하여 질문의 내용이나 문구 등을 수정보완하였다.
인터뷰 시 대상자들에게 조사의 목적과 연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였고, 동의를 구한 다음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각 인터뷰는 대상자의 상황에 따라 이메일과 유선전화를 이용하였고 최초 설문지를 제시하여 답변을 받은 후 추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결과는 총 14명의 답변 내용으로서 이 중 유사한 답변과 상이한 부분을 비교할 수 있도록 문항별로 정리하였다. 본 연구는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질적 연구이므로 분석에서 통계적인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2. 조사 내용

인터뷰 내용은 크게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한의 복진법의 임상적 중요도에 대한 대상자들의 인식을 확인하였고, 한의과대학 교과과정(비계내과학)에 기술된 내용을 바탕으로 각각의 복진 방법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동의여부)을 수집하였다. 복진 방법에는 복진 시 관찰해야 할 항목, 복진 자세와 방법, 복진의 순서가 포함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서 제시한 대표적인 복진 소견 중 임상에서 호발하는 소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향후 한의 복진법의 정량화/객관화를 전제로 정량화/객관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한의복진기기 개발 국가연구과제 수행에서 보고한 정량화 가능한 복진구성요소에서 선정) 일부 복진 소견에 대한 정의와 관련 내용을 질문하였다.

III. 결 과

1. 인터뷰 대상자의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14명의 대상자들은 모두 한의사였으며, 한의과대학 내과학 교수 9명(64.3%), 한의진단학교실 교수 1명(7.2%), 1차 진료 임상한의사 1명(7.2%), (구)복치의학회 소속 임원 3명(21.4%)으로 구성되었다(Table 1).
Table 1
Classification of Interviewees
Number Group Clinician
1 A Professor of Internal Korean medicine Yes


2 B Yes


3 C Yes


4 D Yes


5 E Yes


6 F Yes


7 G Yes


8 H Yes


9 I Yes

10 J Expert in Diagnostics of Korean medicine No

11 K Primary care Korean medicine doctor Yes

12 L Executives of (former) Korean association of abdomen Yes


13 M Yes


14 N Yes

2. 한의 복진법의 임상적 중요도

1) 임상의 여부

대상자 14명 중 한의진단학교실 교수(J)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임상의에 해당하였다.

2) 복진의 활용 정도

임상의에 한하여 복진을 한의임상에 활용하는지, 활용한다면 어느 질환영역에 활용하는지(내과 질환에만 적용하는지 혹은 모든 질환에 적용하는지) 질문하였다.
(구) 복치의학회 소속 임원 1명(L)을 제외하고, 임상의 13명 중 12명은 모두 복진을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12명 중 한의과대학 내과학 교수 8명(A, B, C, D, E, F, G, H)과 복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임상한의사 1명(K)은 복진법을 주로 내과 질환에 적용한다고 응답했고, 한의과대학 내과학 교수 1명(I)과 (구)복치의학회 소속 임원 2명(M, N)은 내과질환뿐만 아니라 모든 질환에 복진을 활용한다고 응답하였다.

3) 한의 복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본 조사에서 유일한 비임상의인 한의진단학교실 교수(K)는 한의 복진법이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3. 복진 방법

1) 한의 복진 시 관찰해야 할 항목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서 복진 시 관찰해야 할 사항으로 제시한 항목은 총 8개로, ① 복벽 과민성 강약/마비 유무, ② 복벽 경연(긴장도 및 탄력성), ③ 경결⋅압통 유무, ④ 복강 내 상태(위내정수, 진수음, 복명, 종양), ⑤ 복부동맥 박동항진 유무(동계), ⑥ 상복 및 하복의 비교, ⑦ 특정 복증 유무, ⑧ 흉부 및 협부의 변화이다8. 대상자들에게 ①부터 ⑧까지의 항목을 제시하고, 추가로 관찰해야 할 항목을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청진기를 활용한 장연동음 청진과 복부 타진에 의한 복부 가스 패턴의 확인(F), 환자가 호소하는 주소증(N)을 추가로 관찰해야 한다는 응답이 있었다.

2) 복진 자세와 방법

다음은 한의과대학 교과과정8에 제시된 복진 자세 및 방법을 항목화하여 나열한 것이다.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아래 내용이 적절한지, 수정 혹은 추가할 사항이 있는지를 질문하였다.
① 환자를 반듯하게 누이고 두 다리를 뻗게 한다.
② 환자의 두 손은 다리의 측면에 자연스럽게 놓게 한다.
③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복부에 힘을 주지 않게 한다.
④ 시술자는 환자의 오른쪽에 서는 것이 좋으며 진찰에 앞서 손을 충분히 따뜻하게 하고 평온한 기분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임한다.
⑤ 상복부를 가볍게 어루만져(按撫) 긴장을 풀리게 한 다음 서서히 복진을 행한다.
⑥ 필요시는 무릎을 세우도록 하여 복벽의 긴장을 이완시킨 후 심부(深部) 진찰을 한다.
⑦ 의사는 환자의 오른쪽에서 오른손의 식지, 중지, 무명지로 진찰한다. 이때 손가락 면으로 행하며 손가락 끝으로 행해서는 안 된다. 또한 압박을 가할 때는 손가락 관절과 손목으로 행하며 팔꿈치와 어깨로 행해서는 안 된다.
⑧ 진찰 전 환자의 식사관계, 대소변 관계를 알아보아야 하며 과로한 경우는 휴식을 시킨 후 복진을 행한다.
⑨ 복벽을 갑자기 두드리면(叩打) 환자는 반사적으로 복벽을 긴장시켜서 심부까지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으며 진수음(振水音)이 불분명해질 수가 있으므로 신경질적인 환자는 우선 상복부를 가볍게 몇 번 쓰다듬어 적응케 해서 긴장이 해소된 후에 타진(打診)하여야 한다.
⑩ 비만하거나 복벽의 긴장이 강한 경우에는 한 손만으로 심부를 충분히 촉지할 수 없으므로 양손을 겹치되 아래쪽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위쪽의 손에 힘을 주어 누르면 심부(深部)의 상태를 알기가 용이하다.
⑪ 주의하여야 할 점은 처음 누를 때(按壓) 갑자기 강하게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신경이 과민해져 있으므로 갑자기 복벽에 손을 대면 놀라서 복근을 긴장시킨다. 특히 젊은 여자,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 간지럼을 타는 사람, 그리고 복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아주 가볍게 손을 접촉하여 적응시켜야 한다. 또한 환자가 과도하게 복부에 신경을 집중시킨다든지, 무서워하지 않도록 즐겁고 일반적인 화제 등으로 말을 건넨다든지 하면서 편안함을 주도록 하며 정중하면서도 부드럽게 시행한다.
대상자 14명 중 8명(B, C, D, F, G, H, I, K)은 상기 복진 내용에 대하여 내용을 추가거나 수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⑥에 심부 진찰을 위해서 무릎을 세워도 복벽의 긴장이 이완되지 않으면 호기 시에 압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자는 의견(F), ⑥과 ⑦ 사이에 손바닥 면으로 복부를 전체적으로 넓게 누르면서 전체적인 복부의 전반적인 탄력과 압력, 동계 유무 등을 확인한다는 항목의 추가가 필요하다는 의견(L)이 있었다. 그 외 ①을 ‘환자를 반듯하게 누이고 두 다리를 살짝 굽혀 무릎 밑에 베개 정도 높이로 고정시키도록 한다’로 수정하자는 의견(G)이 있었다. 한편, 의사가 약을 투여할 근거로서 의의를 지니는 복진소견을 환자의 주소증과 연관 지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대상자(N)도 있었다.
자세와 방법에 대한 상기 내용을 조금 더 명확하게 기술하고 복진 순서를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대상자(J)도 있었다. ⑧은 복진 전 문진사항에 해당하므로 복진 방법에서 가장 먼저 배치하고, ⑦, ⑨, ⑩, ⑪은 복진 중 유의사항으로 따로 분류하여 기술하고, ⑥의 슬관절 굴곡과 ⑨의 타진은 일반적인 복진 후 선택적으로 행하는 행위이므로 가장 뒤쪽에 배치하여 따로 두는 것이 좋으며, 복진 수행 시 관찰하는 포인트를 순서대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하였다.

3) 복진의 순서

한의과대학 교과과정8에서 기술한 복진의 순서는 다음과 같으며, 이를 제시하고 이 순서와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와 수정 사항을 질문하였다.
① 복부전체의 상태, 즉 복부의 피부색택, 긴장, 이완은 어떠한가? 전면이 팽만하여 있는가? 함몰하여 있는가?(舟狀腹) 장관의 연동이 있는가?(연동불안) 그리고 양측이 이완되어 있는가?(蛙腹) 등을 살펴본다.
② 우선 오른손으로 가볍게 전복벽(全腹壁)을 문지르듯 쓰다듬어 본다. 숙달되면 이것만으로도 대개 어느 부위가 긴장 혹은 이완되어 있는가 하는 것과 심부 저항의 유무를 알 수가 있다.
③ 상복부(上腹部), 제부(臍部), 하복부(下腹部)로 나누어 진찰을 하는데, 상복부에서는 복직근(腹直筋)이 어느 정도 긴장되어 있는가? 긴장되어 있다면 그것이 상복부에 국한되어 있는가? 제하(臍下)까지 뻗쳐 있는가? 또는 긴장해서 얇고 팽팽해져 있는가? 혹은 심부에 가라앉아서 긴장되어 있는가? 혹은 상복부 전체가 강하게 긴장되어 있는가? 등에 주의한다.
④ 백선(白線)이 요함(凹陷)되었는지 폭이 넓어졌는지를 본다(폭이 넓은 것은 허증[虛證]에 속한다).
⑤ 안압(按壓)은 처음에 상복부에서 시작하고 늑골궁(肋骨弓) 하연(下緣)에서 흉곽 안쪽을 향하여 눌러본다. 연하고 용이하게 손가락이 흉곽 안쪽으로 들어가는지, 환자가 긴장하고 있어서 저항감을 느끼며 답답함을 느끼는지 또는 고통을 느끼는지를 살핀다. 이것으로써 「흉협고만(胸脇苦滿)」의 유무를 알 수 있다.
⑥ 다음에 상복부 심부(深部)의 변화를 진찰하는데, 복벽을 눌러서 표면이 긴장되어 있는 것 같아도 저력(底力)이 없는지, 심부까지 충실한 긴장력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복벽이 연할 때는 「위부진수음(胃部振水音)」을 검사한다. 이것은 손가락을 복벽에 수직으로 향하여 두들겨보든지 혹은 손가락을 복벽에 대고 급속히 반복해서 눌러본다. 그러면 ‘꼬르륵꼬르륵’ 또는 ‘출렁출렁’하는 소리가 난다. 「위내정수(胃內停水)」가 현저할 때는 상복부의 복벽을 약간 강하게 흉부에서 배꼽 방향으로 쓰다듬거나 환자에게 급속하게 반복하여 배에 힘을 주게 하여도 상기와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⑦ 이어서 제부(臍部), 즉 중복부(中腹部) 진찰을 시작한다. 제(臍)의 상태는 어느 정도의 병변을 암시한다. 이 부위에서는 복부동맥의 박동항진, 긴장, 압통의 유무 등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복부에서 맥의 박동이나 동계(動悸)를 자각하는지, 그 부위는 어디에 있는지 문진한다. 동계(動悸)의 부위는 심하부(心下部), 제상(臍上), 제하(臍下) 그리고 좌우(左右) 등으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⑧ 하복부(下腹部)에서는 우선 복벽의 긴장을 본다. 그것이 전체적으로 팽만·긴장하고 있는지 혹은 이완하고 있는지, 그리고 긴장이 복직근 내에 한정되어 있다면 그 긴장이 상부에서 계속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치골연합(恥骨縫合)의 가장자리가 위주가 되면서 상부로 파급된 것인지를 확인하여 둔다. 또 이 부위 피부의 지각이상 여부를 조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⑨ 심부(深部)에서는 특히 총장골동맥(總腸骨動脈)의 우측에 긴장, 압통과 혈관외부분(血管外部分)의 저항, 경결(硬結) 등을 조사한다.
⑩ 복부 전체를 통하여 동통이 있는 부위나 답답한 부위를 눌러서(按) 거안(拒按) 또는 희안(喜按)을 구별한다.
⑪ 장관이 촉지되는지, 복명(腹鳴)이 있는지, 그리고 장의 연동이 손에 감지되는지 등도 본다.
인터뷰 대상자 중 10명(B, C, D, E, G, H, I, K, L, M)은 상기 순서에 대하여 동의하였다. 다른 의견으로 ③과 ④의 순서 교체하자는 답변(J)이 있었는데, 이는 교과과정에서 전체 복부 진찰을 먼저 한 다음 상복부(上腹部), 제부(臍部), 하복부(下腹部)로 나누어 진찰하는 것을 지시하였으므로 전체 복부 진찰에 해당하는 백선 관찰을 앞으로 당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하게 백선을 관찰하는 ④를 ②에 앞서 시행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A)이 있었고, 현재 교과과정에 기술된 순서에 동의하지만 ④를 ②에 앞서 시행하는 방안도 좋다고 응답한 대상자(M)도 있었다. 한 명의 대상자(F)는 복진의 순서를 정하는 것은 모든 부위를 빠짐없이 진찰하기 위한 목적도 있으므로 위에서 아래로 시행하고, 같은 위치에서는 중앙을 먼저 시행한 후 좌우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양 협부를 진찰하는 ⑥을 상복부를 진찰하는 ⑤ 앞에 시행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복진 내용에 대해서는 ④에서 백선요함을 허증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다는 의견(E)이 있었다. 복벽에 지방이 적어 마른 체형의 경우 백선이 잘 관찰될 가능성이 큰데 마르다고 해서 허증이 되어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보았다. 또한 제부 상부의 복부대동맥, 제부 좌우 斜下方의 총장골동맥은 정상적으로 모두 경결이 촉진되는 부위인데 ⑨에서 총장골동맥 주변부의 경결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답변(F)이 있었다. 한 대상자(D)는 교과과정 상 복진 방법과 순서 내용에서 마지막 ⑪ 이후에 ‘흉부의 크기와 복강의 크기를 비교한다’를 삽입하여 체질 판단의 보조자료로 활용해야한다는 추가 의견을 제시하였다. 앞서 한편, ‘복진 자세와 방법’에서 복진을 환자의 주소증과 연관 지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던 대상자(N)는 복진의 순서에서도 방법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주소증과의 연관를 지어 한약을 투약한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각 전문가의 동의 여부는 Table 2로 정리하였다.
Table 2
Interviewees’ Agree on the Abdominal Examination Methods in Korean Medicine
What to look for when examining the abdomen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Yes Yes Yes Yes Yes No Yes Yes Yes Yes Yes Yes Yes No

Consent rate 85.71%

Postures and methods of abdominal examination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Yes Yes Yes Yes Yes No No No Yes Yes Yes No Yes Yes

Consent rate 71.43%

Order of abdominal examination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Yes Yes Yes Yes Yes No Yes Yes Yes No Yes Yes No Yes

Consent rate 78.57%

4. 복진소견

한의과대학 교과과정8에서 제시한 복진 소견은 다음과 같았다.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임상에서 가장 호발하는 소견 5개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1) 팽만(膨滿) 관련 : 복만(腹滿), 심하만(心下滿), 소복만(少腹滿), 소복종(少腹腫), 연동불안(蠕動不安)
2) 복벽긴장도 관련
(1) 긴장(緊張) : 흉협고만(胸脇苦滿), 협하경만(脇下硬滿), 심하비경(心下痞硬), 심하지결(心下支結), 심하비견(心下痞堅), 심하비(心下痞), 결흉(結胸), 이급(裏急), 복리구급(腹裏拘急), 소복현급(少腹弦急), 소복구급(少腹拘急)
(2) 이완(弛緩) : 심하연(心下軟), 소복불인(少腹不仁)
3) 심재성 변화 관련 : 저항(抵抗), 경결(硬結), 종괴(腫塊), 압통(壓痛), 복동(腹動), 복명(腹鳴), 진수음(振水音)
복만과 심하비경을 선택한 응답자가 각각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7명이 압통을 선택하였다. 심하만, 흉협고만, 심하비를 선택한 응답자가 각각 6명이었고 경결 5명, 심하연 4명, 이급과 진수음 각 3명, 소복만과 소복불인 각 2명, 심하지결, 저항, 복동, 복명 각 1명 순이었다.

5. 복증의 정의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서 복진 방법에 이어 복증과 치료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복진 소견을 바탕으로 한 복증의 정의가 명확하여야 진단이 객관성을 가질 수 있으므로, 대상자들에게 일부 복증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였다. 조사 항목은 복진 상 허실, 한열, 압통, 복직근 긴장, 위내정수음, 복명음으로, 복진 연구 시 정량화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복진 소견을 위주로 질문 대상을 선정하였다. 각 항목별로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상 정의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동의 여부나 추가 의견을 수집하였다. 한열의 경우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을 바탕으로 임상적 의미를 고려하여 환자가 자각적으로 느끼는 한증 및 열증을 바탕으로 정의하였다.

1) 복진의 허실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상 복증 내용 전반에 걸쳐 나와있는 있는 복진 상 허실에 대한 기술을 간단히 정리하였다. ‘복부 자체가 무력하고 연약한 것은 허증으로 간주한다. 복벽이 비후하고 긴장되어 있어 탄력성이 좋을 경우 세게 압진을 해서 복부 깊숙한 부위에서 저항감이 느껴진다면 실증으로 간주한다8’로 허실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질문하였다.
대상자 중 9명(B, C, D, E, G, H, I, L, M)은 동의한다고 응답하였고 이 중 한 명(I)은 희안(喜按), 거안(拒按)이 추가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응답하였다. 대상자 A는 허증의 정의에 심하비, 심하연, 심하부 진수음의 개념을 포함하고, 문진(問診) 소견도 포함할 수 있다면 대변상태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허증과 관련하여 대상자 J는 무력⋅연약을 허증으로 간주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복부가 무력⋅연약하면서 비후되어 있는 경우에도 허증으로 보아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비만(痞滿)할 경우 자각적으로 답답함을 호소하지만 실제로(외형적으로) 팽만되어 있지 않는 경우는 허증, 타각적인 긴장이 함께 관찰되면 반표반리, 무력⋅연약하지 않고 긴장 압통이 함께 나타나면 실증으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한 감별법으로 판단된다고 응답하였다.
대상자 F는 복직근 구련의 경우 급성 복증(acute abdomen)이나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 경우 허증으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복벽이 긴장되어 있다는 이유로 실증이라고 진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유사하게 대상자 K도 복진 상 명백한 기질적 질환이 없는 만성 소화장애 환자의 경우 이환 기간이 길고 환자들의 전반적인 상황이 허증에 가까울수록 복벽의 긴장도 및 탄력이 항진되는 경우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환자들을 복진상 실증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오히려 이환 기간이 짧은 급성 염증소견(급성복막염, 급성충수염, 급성 위염, 십이지장염 등)일 경우에 복부 깊숙한 부위가 아닌 얕은 부위의 복진소견으로 복벽의 긴장도 및 탄력이 증가되고 현저한 복부압통 및 반발압통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가 오히려 실증에 가까울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가벼운 복부압진에도 복벽의 긴장도나 탄력 증가와 현저한 복부압통, 환자의 반발양상 등이 있을 때를 실증으로 보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복진은 허실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N)도 있었다.

2) 복진의 한열

‘환자가 평상시에 복부(복부 심부)에서 냉감 혹은 열감을 느끼는 상태’로 한열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였다. 9명의 대상자(B, C, E, F, G, H, I, J, M)는 이에 동의하였다.
‘평상시’라는 표현은 증(症)이 아나라 소증(素症)에 해당하는 개념이 되므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대상자(J)가 있었고, 대상자 A는 한증의 정의는 가능하나 열증은 복진 소견만으로 정의하기 다소 무리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복진으로 한열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견(N)도 있었다.
대상자 G는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냉감과 열감 뿐만 아니라 진찰하는 한의사가 복부를 만져봤을 때 느낄 수 있는 한열의 정도를 참고한다고 하였고, 대상자 D도 진찰자가 촉진 시 느끼는 복부 온도를 비교하고 실체 체온상 변화나 적외선 체열측정검사를 통한 복부 온도 변화도 함께 한열의 개념으로 파악한다고 응답했다. 대상자 K는 환자의 주관적인 감각의 표현보다는 음식물에 대한 반응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예를 들면 찬 성질의 액체를 마셨을 때 복부 불편감이나 복통 혹은 설사 등이 나타난다면 한증으로 간주할 수 있고, 열성이나 온성 음식물이나 액체를 마셨을 때 속이 편한 느낌을 받을 경우는 한증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복통시 작열감을 호소한다거나 초급성의 양상이면 열증에 가깝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3) 압 통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서는 복부 진찰 시 압통에 대한 정의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심하비경 등 대표 복진소견을 정의할 때 관찰되는 복부의 다양한 소견 중 하나로 기술되고 있으나, 실제 한의 임상에서는 매우 흔하게 관찰되는 한의 복진 소견이다. 복진에서 압통 소견의 활용 방법을 고려하여 복부 압통 정도와 그 분포는 환자가 호소하는 질환이나 증상의 호전에 따라 변동된다고 판단하는지 질문하였다. 14명의 대상자 중 13명은 동의하였으나, 대상자 N은 동의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지도 않았다.

4) 복직근 긴장

복직근 긴장의 범주에 포함되는 복진 소견으로는 이급과 복리구급이 있다. ‘복부피부 하에 있는 복직근이 구련하여 당기는 느낌’으로 복직근 긴장에 관련된 복진소견을 정의할 수 있는지 의견을 수집하였다. 14명의 대상자 중 13명이 이에 동의하였고, 대상자 A는 심하비경이나 심하지결도 복직근 구련 상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5) 위내진수음

‘위벽이 이완되어 있는 환자나 복벽이 얇은 사람, 내장하수(예: 위하수, 위아토니, 위확장) 등의 경우에는 위장 내에 수분이 체류하여(胃內停水) 이른 아침 공복 시에 진수음(振水音)을 들을 수 있다8’라는 정의에 대하여 동의하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다. 11명의 대상자(A, B, C, D, F, G, H, I, J, L, M)가 이에 동의하였다. ‘이른 아침’이라는 표현을 빼도 좋다는 의견(I)이 있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대상자 E는 ‘진수음’이 아니라 ‘정수음(停水音)’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진수음(succession)은 환자의 호소가 아닌 한의사가 복진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견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정수음’이라고 표현할 경우 환자 자신에게서 자발적으로 발현되는 소리인 복명음, 장명음과 같기 때문에 이들 용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대상자 K는 위하수인 경우도 공복 시 진수음이 없는 경우도 많고, 위벽이 튼실한 경우에도 위장 기능이 만성적으로 저하되어 배출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면 충분히 공복 시 진수음을 관찰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대상자 N은 위내정수음을 복진상 개념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6) 복명음

‘복중뇌동(腹中雷鳴)으로 뱃속에서 꾸르륵 꾸르륵 거리는 천둥소리와 같이 울리는 상태8’로 복명음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였다. 12명의 대상자가 이에 동의하였고, 대상자 A는 ‘천둥소리와 같은’이란 표현보다는 복명음의 증가 상태로 표현하는 것이 명확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대상자 K는 환자들이 복명음을 호소할 때 반드시 천둥처럼 큰 소리가 아닐 수 있어, 본인만 느끼거나 감지할 수 있는 복강 내 소리인 ‘주관적 복명음’과 주위 사람들도 환자의 뱃속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객관적 복명음’으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각 전문가의 동의 여부는 Table 3으로 정리하였다.
Table 3
Interviewees’ Agree on the Definition of Abdominal Examination Findings
Deficiency-excess in abdomen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No Yes Yes Yes Yes No Yes Yes Yes No No Yes Yes No

Consent rate 64.29%

Cold-heat in abdomen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Yes Yes Yes No Yes Yes No Yes Yes No No Yes Yes No

Consent rate 64.29%

Abdominal tenderness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No

Consent rate 92.86%

Tension of abdominal muscles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No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Consent rate 92.86%

Succession sounds at abdomen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No Yes No Yes Yes No

Consent rate 78.57%

Borborygmus

Interviewee A B C D E F G H I J K L M N

Agree No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Yes No Yes Yes Yes

Consent rate 85.71%

IV. 고 찰

본 연구에서는 한의사 중 복진 관련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 수록된 복진법을 바탕으로 한의 복진법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였다. 조사 내용은 한의 복진법의 임상적 중요도, 복진 방법, 임상 호발 복진 소견, 복증의 정의로 구성되었다. 대부분의 인터뷰 대상자는 복진법을 임상에서 중요한 진단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실제 임상에 활용하고 있었다. 복진 방법에서는 복진 시 관찰 항목, 자세, 방법, 순서에 대하여 추가와 수정 의견을 수집하였다. 임상에서 호발하는 복진 소견으로는 복만, 심하비경, 압통, 심하만, 흉협고만, 심하비 등이었다. 복증의 정의와 관련한 질문은 정량화 가능성이 높은 복진소견을 위주로 선정한 허실, 한열, 압통, 복직근 긴장, 위내정수음, 복명음의 제시된 정의에 대해 동의 여부와 보완의견을 조사하였다.
복진은 임상에서 변증을 도출하거나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한의임상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진찰하는 한의사에 따른 주관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한계가 있어 복진법의 표준화와 측정지표의 객관화, 정량화가 필요한 실정이다7. 복진 정량화와 진단 표준화에 앞서, 현재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 수록된 복진법 내용에 대한 검토와 실제 임상 적용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986년에 최초 발간되어 2009년에 개정된 ‘한방진단학9’에서는 한의 복진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2008년에 ‘비계내과학’8에 수록된 복진법과 몇몇 용어를 제외하고는 동일하다. 이후 2015년 말 대한한의진단학회에서 집필에 착수해 새 ‘한의진단학10’이 2018년에 출간되었는데, 여기서 복진 관련 내용은 진찰편에 ‘안진(按診)’의 일부로 간주하고, 복부 안진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정도로 간략히 서술되어 있다. 또한 최근 발간된 ‘한의 임상 술기집(OSCE)’에도 ‘한의 복진’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복진법은 ‘비계내과학’에 수록된 내용 외에 더 추가되거나 상세하게 기술된 것이 없는 현실이다. 이는 1986년 ‘한방진단학’에서 최초로 수록된 내용과 대부분 동일하기 때문에 ‘비계내과학’에 실린 복진법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와 보완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상 복진법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한 결과 복진 시 관찰해야 하는 항목에서 청진과 타진에 의한 복부 가스 패턴, 환자의 주소증을 추가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협의의 복진은 절진(切診)에 국한된 개념이나 광의의 복진은 망문문절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11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복부 안진 이전에 문진(問診)과 문진(聞診)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겠다고 판단된다.
한편, 현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의 복진 자세와 방법, 순서는 다소 장황하게 기술되어 있어 추후에는 이들을 항목화하여 알아보기 쉽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즉 복진 시 관찰해야 하는 항목, 복진 전 문진사항, 복진 중 유의사항, 복진 순서와 방법의 항목으로 분류하여 기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복진 순서와 방법에서는 현행 교과과정에서 제시한 진찰 순서에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으므로, 기존 순서에 맞추어 시행하되 세부적인 복부관찰 부위의 경우 복부 전체, 늑골궁 하연, 상복부, 중복부, 하복부 순서대로 관찰해야 하는 세부 관찰 대상을 정리하고, 그 다음으로 무릎을 굴곡한 상태로 복부 심부를 관찰하게 하는 등 추가하는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진 소견이나 복증에 대해서는 이미 교과과정에서 대표소견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으나, 그 정의와 진찰 방법에 대해서도 향후 임상에서 활용이 용이하고, 통일된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복진기기 개발 등 복진의 객관화 연구 추세에 맞추어 복진 상 정량화 가능성이 높은 복진 소견을 중심으로 전문가 의견을 수집하였다. 복진 상 허실에서 허증은 복부가 무력하고 연약한 상태라는 것에는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하였지만, 복부 탄력성의 여부만으로 허실을 구분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복진 상 한열의 경우 환자 평상시 느끼는 주관적 냉감 혹은 열감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진찰자가 관찰할 수 있는 복부의 한열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압통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환자의 증상 호전에 따라 복부 압통의 정도와 분포가 변동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향후 치료 전후 압통의 차이를 특정 한의치료 효과 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내진수음’은 진찰하는 시기를 이른 아침이나 공복 시로 한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보다 명확한 판단을 위해서 위내진수음의 존재 여부만이 아닌 하루 중 진찰 시점, 식사 여부를 같이 기술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상에서 자주 관찰되는 복증의 경우 이에 대한 문헌적인 근거를 폭넓게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 합의를 통해 수정⋅보완된 정의와 진찰법을 제시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교과과정 상 제시되는 복진법과 실제 한의 임상 간 괴리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의 복진법에 대해 최초로 실시한 심층적 인터뷰라는 의의가 있지만, 델파이법과 같은 별도의 합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실제 임상 및 진단 전문가들은 현행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에 수록된 복진법의 상당부분을 동의하고 있어 다소간의 차이만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일부 복진상 정의, 진찰방법이나 순서의 경우 보완과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본 조사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향후 표준 복진법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향후 본 조사에서 언급된 보완점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복진법에 대한 초안을 마련한 후, 전문가의 합의 과정을 포함한 진단 연구를 수행되어 한의표준 복진법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V. 결 론

본 조사를 통해 현행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상 수록된 한의 복진의 방법 및 순서, 빈발하는 복증의 개념 및 정의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집한 결과 전문가들은 현행 복진법의 대부분 내용에 대해 동의하였으며, 복진 진찰의 순서 및 방법 일부와 일부 복증의 정의에 대한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향후 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의표준 복진법의 초안 작성 등 관련된 추가 연구가 진행되어 한의 진단의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2017년도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산업기술혁신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하였음(No.10060251, 한⋅양방 융합 복진 기반 기능성 소화불량 진단기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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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Kim YJ. A Study on “Hong Guo Fu Zhen(中國腹診)”. Dongkuk Universit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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