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섬유근육통(Fibromyalgia, FM)은 수면장애, 피로, 생체 및 인지적 증상, 심리적 장애와 관련된 일반적인 근골격계 통증 및 압통점을 특징으로 하는 주로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이고 다요인적이며 병인이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만성 통증 증후군이다1,2. 인구의 2~4%가 앓고 있고 전체 환자의 5~20%만이 남성 환자이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여 60세 이상 여성의 약 7%가 이환된다고 한다. 또한, 류마티스 내과에 내원하는 환자의 10~20%가 섬유근육통 환자로 알려져 있다3. 약물요법4, 인지행동요법5, 운동요법, 신경차단요법6, 대체요법7 및 기타 접근법이 섬유근육통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지만, 원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현재 임상적으로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환자의 증상 호소는 뚜렷하지 않고 고질적인 경우가 많으며, 몸 전체에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에 치료하는 것이 어렵다.
한의학적으로는 섬유근육통 증후군을 肌痺와 筋痺의 범주로 볼 수 있는데, 그 원인은 虛, 邪, 瘀의 세 종류로 요약된다. 선천적으로 氣血이 허약한 경우의 虛, 임상적 증후에 따라 전신의 근육과 관절의 통증을 주소로 한다는 점에서 風寒濕의 邪氣가 침범하였다고 보는 邪, 오랜 손상으로 瘀血이 발생하여 氣血의 운행이 순조롭지 못하게 된다는 관점의 瘀로 구분된다. 치료 시에는 整體的인 관점에서 肝脾腎의 기능실조를 고려하여 益氣養血, 驅除外邪, 活血祛瘀 등의 방법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8. 기존 연구에서 한의약 복합치료9,10 및 추나요법과 침치료11가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섬유근육통과 관련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본 증례에서는 경추통을 비롯한 전신통과 신체 기능 장애로 강남자생한방병원에 입원 중에 섬유근육통 증후군 진단을 받은 환자 1명에 대해 한방치료를 시행한 후에 얻은 유의한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II. 대상 및 방법
2. 치료 방법
1) 침구치료
동방침구제작소의 0.25×40 mm 호침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압통점 주위(風池(GB20), 肩井(GB21), 天宗(SI11), 巨骨(LI16), 大腸兪(BL25) 兩方 約2寸) 부위와 양측 척추기립근에 자침하였으며 유침시간은 각 15분이었다. 양측 肩井(GB21), 척추기립근 부위에는 침전기자극술을 2 Hz로 15분간 적용하였다.
2) 약물치료
주치료 약물로는 자생한방병원 원내처방인 청파전신방2호(白屈菜, 牛膝, 木瓜, 五加皮, 玄胡, 羌活, 蒼朮, 當歸, 乾地黃, 赤芍藥, 威靈仙, 獨活, 陳皮, 沒藥, 乳香, 紅花, 砂仁, 甘草, 生薑, 大棗로 구성), 청파양근탕(菟絲子, 五加皮, 牛膝, 狗脊, 杜沖, 補骨脂, 枸杞子, 防風, 肉蓯蓉 등으로 구성), 오두양근탕(청파양근탕 加 烏頭)과 양심탕(生薑, 乾地黃, 當歸, 白茯苓, 白茯神, 遠志, 黃芪 (蜜灸), 柏子仁, 酸棗仁, 川芎, 半夏(薑), 人蔘, 甘草, 桂皮, 五味子로 구성), 청신바로환(白屈菜, 牛膝, 木瓜, 五加皮, 玄胡索, 羌活, 蒼朮, 當歸, 白朮, 狗脊 등을 환약으로 제조)을 복용하게 하였다. 청파전신방, 청파양근탕, 오두양근탕, 양심탕의 용량은 2첩으로 1일 3회 균등하게 나누어 食後 水煎服하였다. 수면 전 우황감맥원(우황청심원과 감맥대조탕의 합방)을 복용하게 하였다.
3. 평가 방법
2) EQ-5D
EQ-5D는 EuroQol group에서 개발한 일반적 건강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이다. 5개 항목에 대한 질문과 전체적인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간단하게 빨리 평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EQ-5D는 한국인에게서 유효성을 검증한 측정도구로 건강관련 삶의 질 평가에 객관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보여진다12.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등 5개의 객관식 문항을 3가지 수준의 척도인 ‘전혀 문제없음’, ‘다소 문제 있음’, ‘심각한 문제 있음’ 등의 형태로 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점수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였다. 입원 당시와 퇴원 당시 2차례 측정하였다.
III. 증 례
1. 성 명 : 정◯◯
2. 성별/나이 : 여성/48세
3. 주증상 : 경추통, 견관절통을 비롯한 전신통
4. 부증상 : 기력저하, 수면장애
5. 발병일 : 2010년 06월 일상생활 중 發
6. 과거력 : Rickets(2014), Thyroid nodule(2012), Hypothyroidism(2012), Myoma uteri(2012)
7. 가족력 : HTN(母)
8. 현병력 상기 환자 보통체격(156 cm/51 kg)의 48세 여환으로 상기 발병일에 증상 발생하여 2016년 06월 01일 Local 정형외과에서 C-SPINE MRI 상 “C3/4/5/6/7 Bulging, Desiccated disc change at C-SPINE, Disc extrusion at L4/5/S1, Desiccated disc change at L4/5/S1, Straightening at L-SPINE” 진단받은 후 물리치료 및 약물치료 하였으나 별무호전하여 본원 OPD 거쳐 입원함.
9. 검사소견
1) ROM
(1) C-SPINE ROM : 정상
(2) Rt. Shoulder ROM : 정상
2) 방사선 검사
(1) C-SPINE MRI with CTL(2016년 06월 01일 촬영)
① Bulging disc at C3/4/5/6/7
② Desiccated disc change at C-SPINE
③ Disc extrusion at L4/5/S1
④ Desiccated disc change at L4/5/S1
⑤ Straightening at L-SPINE
10. 양약 치료 입원 당시 칼시오연질캡슐(비타민A 및 D제), 원더칼D츄어블정(칼슘제), 씬지로이드정 0.1 mg (갑상선, 부갑상선호르몬제), 모빅시캄캡슐(해열, 진통, 소염제), 알마게이트정(제산제) 각각 용법대로 복용, 입원 후 모빅시캄캡슐, 알마게이트와 같은 성분의 모빅캡슐, 알마겔정, 낙센에프(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엑소닌(근이완제), 스틸녹스(수면진정제 및 신경안정제) 처방 받아 복약
11. 치료 경과
1) 2016년 8월 3일 : 입원 당시 경추부 NRS 6, 좌측 견관절 NRS 7, 우측 견관절 NRS 6으로 측정되어, 청파전신방2호, 청신바로환 복약 시작
2) 2016년 8월 7일 : 통증의 제어를 위해 본원 가정의학과 통해 모빅캡슐 7.5 mg(해열, 진통, 소염제), 알마겔정(제산제) 처방 받아 복약 시작
3) 2016년 8월 12일 : 수면 불량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어 양심탕으로 처방 변경
4) 2016년 8월 26일 : 통증의 제어를 위해 본원 재활의학과 통해 낙센에프정(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알마겔정(제산제), 엑소닌정(근이완제) 처방 받아 복약 시작
5) 2016년 8월 27일 : 통증 등의 증상 호전을 위해 양심탕에서 청파양근탕으로 처방 변경
6) 2016년 8월 29일 : 수면 장애 관리를 위해 취침 전 우황감맥원 1알 처방 추가
7) 2017년 9월 1일 : 다발성 통증으로 인한 류마티스 질환 의심되어 RA factor 검사 시행, 검사 상 이상소견 별무
8) 2017년 9월 9일 :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다발성 통증으로 본원 재활의학과 협진 하에 섬유근육통 진단 받음.
9) 2016년 9월 10일 : 통증 등의 증상 호전을 위해 청파양근탕에서 오두양근탕으로 처방 변경
10) 2016년 9월 12일 : 수면 장애 관리를 위해 본원 가정의학과 통해 스틸녹스정(수면진정제 및 신경안정제) 처방 받아 취침 전 1회 복약 시작
11) 2016년 9월 17일 : 통증 등의 증상 호전을 위해 오두양근탕에서 청파전신방2호로 재변경
12. 평가 및 결과
1) NRS
2) EQ-5D : 입원 당시 측정한 EQ-5D 총점은 11점이었고, 퇴원 당시 EQ-5D 총점은 10점으로 약간 감소하였다.
3) 호소하는 부증상 : 입원 기간 중 동반되었던 수지관절통 및 슬관절통이 호전되었고, 입원 당시 호소하였던 복통 및 복부 불편감, 수면 장애 등이 개선되었다.
13. 입원 중 주요 검사 결과
1) LAB 소견(Table 1)
IV. 고 찰
섬유근육통은 광범위한 통증, 피로, 수면 장애, 인지 장애,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특징지어지는 만성 질환이다13. 유럽과 미국의 일반 인구의 2.9~3.8%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되며14,15, 임상의 대다수의 환자가 여성이다16.
한의학적으로는 섬유근육통 증후군을 肌痺와 筋痺의 범주로 볼 수 있고, 그 원인은 虛, 邪, 瘀의 세 종류로 요약된다. 치료 시에는 整體的인 관점에서 肝脾腎의 기능실조를 고려하여 益氣養血, 驅除外邪, 活血祛瘀 등의 방법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8.
본 증례의 환자는 6년 이상의 경추통 및 상지 방사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C-SPINE MRI에서 약간의 디스크 팽윤 소견을 보이긴 했으나 이외에는 환자의 경추통 및 상지 방사통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다. 또한 견관절통, 수지관절통, 슬관절통을 함께 보이고 있었고, 섬유근육통을 대표하는 기능장애인 수면장애를 호소하고 있었으며, 통증 부위가 다양해지고 통증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안장애도 함께 호소하고 있었다. 본원에 입원한 상기 환자를 디스크 팽윤에 따른 통증에 입각해 치료를 시작했으나 크게 통증이 호전되지 않았고, 그에 따른 수면장애가 악화되어 본원의 추나 약물인 청파전신방2호에서 양심탕으로 처방을 변경하여 투약하였다. 양심탕은 生薑, 乾地黃, 當歸, 白茯苓, 白茯神, 遠志, 黃芪 (蜜灸), 柏子仁, 酸棗仁, 川芎, 半夏(薑), 人蔘, 甘草, 桂皮, 五味子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근심과 시름, 지나친 사려로 심(心)을 상하였거나 일에 지쳐 심신(心神)이 부족해져서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양심탕으로 처방을 변경해서 15일간 투약한 결과 환자가 호소하는 수면장애는 완화되었고, 이에 환자의 통증을 치료하는데 집중하기 위해 청파양근탕으로 처방을 변경하였다. 청파양근탕은 토사자, 오가피, 우슬, 구척, 두충, 보골지, 구기자, 방풍, 육종용 등의 약재로 구성된 처방으로 근육과 뼈, 인대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과 디스크 주변 염증과 붓기를 가라앉히는 항염증효과가 있다. 척추 및 신경 병증의 강한 통증이 감소한 후 조골세포를 증대시키고, 근육, 인대의 기능을 증대 시키는 약재들과 전신의 통증을 제어하는 약재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처방이다. 청파양근탕으로 처방을 변경하여 투약하는 동안 통증이 더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호전이 없었고, 경추통 이외에도 수지관절 및 슬관절, 기타 특징적인 부위에 다발성의 통증이 유지되었다. 이에 류마티스 병증을 의심하여 2016년 9월 1일 본원 가정의학과 협진 하에 RA factor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이상 소견이 없었고, 2016년 9월 9일 본원 재활의학과 협진 하에 섬유근육통 진단을 받았다. 2016년 9월 10일 청파양근탕에 去風寒濕邪, 溫經, 止痛하는 효과가 있는 烏頭를 가한 오두양근탕으로 처방을 변경하였는데, 이는 상기 환자의 섬유근육통이 風寒濕邪에 의한 것으로 본 것으로 체열을 높여 장관운동을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처방 변경 이후 지속되던 NRS가 감소하였고, 이에 항염증효과, 조골세포의 활성효과, 신경재생촉진효과, 말초성 진통효과, 장기능 안정효과 등이 있는 청파전신방2호17로 처방을 재변경하여 퇴원 시까지 지속하였다. 퇴원 시의 NRS는 입원 당시 경추부 7, 좌측 견관절 8, 우측 견관절 7점에 비해 감소하여 모든 부위의 NRS가 3으로 측정되었다.
섬유근육통은 1990년 미국 류마티스 학회(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ACR)에서 제안한 분류기준18에 의해서 진단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광범위한 근골격계의 통증, 18개의 특정부위 중 11군데 이상의 압통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하게 된다(Table 2)
Table 2
상기 환자의 경우 입원 당시에는 섬유근육통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였고, 이후에 섬유근육통의 진단 요건에 해당하는 압통점 지점과 비교해 본 결과 양측 후두부, 하부경추, 승모근, 극상근, 상완골 외과, 둔근, 무릎의 압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총 18개의 압통점 중 12개 부위 이상에서의 압통을 느끼고 있었고 전신의 광범위한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었으므로 섬유근육통의 진단기준에 부합한다.
섬유근육통의 병인에 대해 Rodriguez-Rodriguez et al.19 등은 섬유근육통 증상과 중증도와 유전적 위험인자와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했고, Staud20는 면역체계와 섬유근육통의 병적 반응의 존재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했으나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섬유근육통 환자의 대부분은 부적합한 임상적 반응에 의존하고 정확한 임상적 특징을 잡기가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환자마다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고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SSRI, amitriptyline, duloxetine, Pregabalin 등의 약제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21. 따라서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는 많은 환자들은 보통의 의학 외에도 보완 대체 요법을 이용한다. 가장 최근의 독일 소비자 보고서에서는 거의 모든 섬유근육통 환자가 섬유근육통 관리를 위해 적어도 하나의 보완 대체 치료법을 사용했으며, 그 중 대다수는 온열 요법(67.0%)을 사용하였고, 동종요법과 같은 보완 대체 치료법, 식이보조제와 비타민(35.2%), 식이요법(34.6%), 침구요법(28.5%), 요가 또는 태극권과 같은 명상요법(18.4%) 등을 이용했다고 보고했다22. 섬유근육통의 한의학적 치료에는 기존 연구에서 한의약 복합치료9,10 및 추나요법과 침치료11가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섬유근육통과 관련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본 증례에서는 약물 및 침치료 등의 한방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양약 치료를 함께 진행하게 되었기에 한방치료의 정확한 효과를 알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많은 증례 보고에서 나아가 임상 대조 연구를 통한 추가적 근거가 마련되어 만성 통증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효과의 기전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