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와 진단 방법, 화학요법 등의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대부분의 암 환자의 치료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항암화학요법은 재발위험을 감소시키고 생존율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1. 항암화학요법은 여러 종류의 암에 효과를 나타내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저하, 피로, 말초신경병증, 발진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2. 예를 들어, 말초신경병증(chemotherapy 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의 경우 신경독성 항암제(platinum계, taxane계, vinca-alkaloid계, thalidomide, bortezomib)의 체내 축적으로 인해 나타난다3.
CIPN은 신경 축삭의 수초 손상으로 말초신경 조직의 파괴나 변성이 일어나 발생하며, 골수기능부전에 이어 두 번째로 빈도가 높은 신경독성 부작용 중 하나이다. 약물투여 1달 후 암 환자의 68.0%가 겪게 되며, 암 생존자의 40.0%는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CIPN을 경험하거나 심한 경우 불가역적인 후유증을 갖는다4. CIPN의 증상은 투여한 항암제의 용량, 투여기간 등에 따라 다르나 손발에서 감각장애(저린감, 시린감, 작열감, 감각저하)와 운동신경의 장애(근력저하, 근육경련)을 동반하여 기능적 장애와 더불어 일상활동에 방해를 준다. 일상활동의 방해는 수면장애나 우울과 불안 등을 초래하여 환자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5.
현재까지 암 환자의 CIPN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제한적이다. 증상이 발생하면 투여중인 항암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함으로써 신경 손상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권고되는 방법이며6, 치료를 위해 이온 채널을 조절, 항염증 싸이토카인(cytokines) 표적하는 치료, 또는 항산화 효과를 가지는 glutathione, mangafodipir, duloxetine 등의 약물을 사용하나 CIPN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은 명확하지 않다7. CIPN을 겪는 환자들은 CIPN의 증상 완화를 위해 침, 마사지, 운동, 보온 등 다양한 비약물적인 방법을 개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8.
CIPN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과 치료제의 부재에서 환자들의 증상 완화와 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한의학적인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중국의 메타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약치료는 CIPN 환자들의 통증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이 결과는 소규모 환자를 이용한 연구로 유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연구9와 림프암 환자10의 CIPN에 대한 연구만 보고되어 있을 뿐, 항암화학요법에 의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의 CIPN에 있어서 한의치료에 의한 통증 감소에 대한 효과를 보고자 한다.
III. 증 례
1. 성별/연령 : 남/66
2. 주소증
1) 항암화학요법으로 유발된 말초신경병증(chemotherapy -induced periperal neuropathy, CIPN) : 양쪽 3, 4번째 근위지절간관절(proximal interphalangeal joint, PIP)의 굴곡 시 심화되는 지속적인 통증(Numeral Rating Scale(NRS) 3)과 간헐적으로 양쪽 무릎과 발목 관절 가동 시 심화되는 불편하고 뻐근한 통증(NRS 5)을 호소하였다. 무릎과 발목 관절은 압통 외에 발적, 열감, 부종은 없었으나 기상 시 심화되는 뻐근함을 동반한 간헐적 비함요부종(NRS 7)을 호소하였다.
2) General weakness : 보행이나 용력시 간헐적으로 심화되는 호흡곤란(dyspnea on exertion, DOE) (NRS 3)이 5분가량 지속되며 우측 협륵부에 별무원인없이 심화되는 저릿한 통증(NRS 5)을 호소하였다.
3. 발병일 및 진단명 2020년 6월 30일 영상검사 결과로 폐암, Squamous cell Carcinoma(RLL, cT3N0M0, cIIB) 진단받았다.
4. 과거력
1) Diabetes Mellitus : 2015년경 진단받아 p.o.med 복용 중
2) Hyperlipidemia : 2015년경 진단받아 p.o.med 복용 중
3) L-spine HIVD : 2006년경 우측 하지 저림으로 수술 시행
4) RCT : 2010년경 업무상 발생한 우측 견부 통증으로 진단받은 후 수술 시행
5. 가족력 : Diabetes Mellitus
6. 사회력 : 흡연(40pyrs [6년전 금연]), 음주(-)
7. 현병력
상기 66세 남환은 2020년 6월 24일 마른 기침으로 진영병원에 내원하여 시행한 Chest CT 상 이상소견으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센터 Chest CT 상 lung cancer, T3N2Mx 진단받고, 2020년 7월 27일 삼성병원에 입원하여 right lower lobectomy(RLLobectomy)를 시행하였다. 2020년 9월 21일 Rt. pneumothorax 발생하여 삼성병원 내원하여 thoracostomy 시행하였다. 이후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총 4회 항암화학치료를 받았다(Table 1). 항암화학치료 후 proximal muscle weakness (특히 하지부) 및 양쪽 손의 강직이 발생하였고, 2021년 2월 20일 경 증상이 심화되어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신경외과와 재활과 진료를 받았으나 증상 유지되었고, 적극적인 한방치료 원하여 2021년 4월 27일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호흡순환기클리닉에 입원하여 한방치료를 시행하였다.
Table 1
Timelines of Chemotherapy
8. 영상검사(Chest CT)
1) 2020년 06월 30일 : 6.5×4.3×5.9 sized mass with microlobulation at the RLL superior segment. enlarged subcarinal, and right interlobar, hilar LNs, probable metastatic LNs. no evidence of bony destruction at the adjacent right 8,9th ribs. → lung cancer, T3N2Mx(Fig. 1A)
Fig. 1
The Chest Computed Tomography.
A : Chest CT at diagnosis. The size of mass was 6.5×4.3×5.9 cm in RLL superior segment (2020.06.30).
B : Chest CT after RLLobectomy (2021.04.14).
2) 2021년 04월 14일 : s/p RLLobectomy for lung cancer. no evidence of intrathoracic metastasis. no evidence of stump area recurrence(Fig. 1B).
9. 입원 치료기간 : 2021년 4월 27일부터 2021년 6월 1일까지 36일간
10. 양약치료
2021년 4월 21일부터 지속적으로 TARGIN CR 10/5 MG TAB(*복합*Oxycodone) 10 mg과 GLIATAMIN 400 MG TAB(Choline alfoscerate) 1Tab을 하루 2회, 아침 저녁 식후에 복용하였다. 그 밖에도 당뇨병과 고지질혈증 치료제를 경구 복용하였다.
11. 한약치료
1) 침치료 : 일회용 stainless steel 멸균 호침(직경 0.20 mm, 길이 30 mm, 동방침구사, Korea)을 사용하여, 1일 2회 八邪(EX-UE9), 수배부 양측 PIP관절 중심, 合谷(LI4), 尺澤(LU5), 中封(LR4), 太谿(KI3), 內膝眼(EX-LE4), 犢鼻(ST35), 血海(SP10), 梁丘(ST34)혈에 자침하였다. 평보평사로 염전 자극하였으며 유침시간은 20분이었다.
2) 한약치료 : 본 증례의 한약치료는 다음과 같다
(1) 우차신기환(Uchasingihwan) 38 g : CIPN 증상 완화를 위해 2021년 4월 28일부터 오후부터 5월 6일까지 아침까지 1일 3회 식후 투약하였다(Table 2).
Table 2
Composition of Uchasingi-whan (38 g)
(2) 우차신기환 50 g : 소화불량과 변비를 호소하여 우차신기환에 익지, 육종용, 용안육을 가한 처방을 2021년 5월 6일 오후부터 6월 1일 아침까지 1일 3회 식후 투약하였다.
(3) 삼칠충초캡슐 : 2021년 4월 28일 오후부터 6월 1일 아침까지 1일 3회, 1회당 250 mg 캡슐 2정을 식후 투약하였다. 삼칠충초캡슐 250 mg : Panax notoginsentg Radix 81 mg, Cordyceps militaris 61.5 mg, Panax ginseng C.A. Meyer 61.5 mg, Boswellia carterii BIRDWOOD 46 mg.
12. 평가방법
1) Numeric rating scale(NRS) : 주관적인 통증을 계량하기 위하여 NRS를 사용하였다. 환자가 느끼는 가장 심한 강도의 통증을 ‘10’으로, 통증이 없는 상태를 ‘0’으로 가정했을 때 환자가 자각하는 통증 정도를 숫자로 표현하도록 하였다. 입원 기간 동안 매일 기상 직후인 오전 6시경 평가하였다.
13. 치료경과
2021년 4월 27일부터 1일 1회 침치료를 시행하였으며 입원 익일 양쪽 3, 4번째 근위지간관절통증이 심화되어 입원 시 NRS 3이 NRS 4로 증가되었다. 입원 11일째부터 16일째 되는 날까지 양쪽 근위지간관절의 통증이 급격히 호전되어 NRS 0-1까지 경감하였으나 별무원인에 의해 통증이 심화되어 NRS 2-3으로 증가하였다. 입원 21일째 되는 날 보호자가 TARGIN 감량을 원하여 복약을 2회에서 1회로 감량한 후 NRS 2로 호전되었고, 퇴원 시까지 유지하였다(Fig. 2). 입원 시 NRS 3이었던 DOE는 입원 3일째부터 NRS 1로 감소하였고 퇴원 시까지 유지하였으며, 양쪽 손의 비함요부종은 NRS 7에서 NRS 5로 감소하였다(Fig. 2).
IV. 고 찰
본 증례를 통해 한의치료로 항암화학요법에 의한 말초신경병증을 겪는 폐암 환자의 통증완화 효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의 환자는 66세 남자 환자로 편평상피세포성 폐암 진단 후 RL lobectomy를 시행하고 4차례 항암화학요법으로 CIPN이 발생하였다. 증상이 심화되면서 한방병원에 입원하여 침과 한약 치료를 받았다. 환자에게 우차신기환과 삼칠충초캡슐을 처방하고, 침 치료를 매일 시행한 후 통증에 대한 NRS를 측정하였다. 한의치료 후 양쪽 손의 근위지간관절 통증과 비함요부종이 감소하였고, 호흡장애도 개선되었다.
적극적인 암 치료와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등은 암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켰고, 항암화학요법은 여러 치료법 중 대표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종류의 암 치료를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폐암도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의 근간의 이루며,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근치적 수술을 한 환자도 개발 방지를 위해 시행한다. 생존기간의 연장과 증상의 완화의 효과는 있으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암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아졌다11. 오심, 구토, 탈모, 점막염, 말초신경병증, 피부 및 손톱 변색, 감염, 빈혈, 출혈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항암화학요법에 의해 발생하며 이로 인해 고통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12.
항암화학요법으로 유발된 말초신경병증(CIPN)은 신경독성 항암제(platinum계, taxane계, vinca-alkaloid계, thalidomide, bortezomib 등)의 축적으로 말초신경계에 있는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 등에 염증, 손상 및 퇴화를 초래하며, 주로 손과 발에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13. Platinum계 약물로는 cisplatin, oxaliplatin, carboplatin, Nedaplatin 등이며 광범위의 고형 암 치료에 사용한다. Platinum계 약물에 의한 신경독성은 튜뷸린(tublin)의 화학적 변형, DNA 복구와 복제의 방해, 배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a) 뉴런의 apoptosis의 축적과 산화적 스트레스에 의한 다인성의 손상 메커니즘에 의해서다. Paclitaxel, docetaxel, cabazitaxel 등이 포함되는 taxane계 약물은 세포분열과 세포이동 방해, 말단 감각 축색변성을 유도하며, 이 중 paclitaxel은 배후신경절의 뉴런에 고농도로 축적된다14. 비록 CIPN을 유발하지만 plantinum계와 taxane계 약물은 비소세포페암에 상당한 반응률을 보이며, carboplatin과 paclitaxel의 병용투여는 다른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적용된다15. 본 증례의 환자는 총 4회 paclitaxel과 carboplatin 항암요법을 시행 하였으며(Table 1), 치료 후 수족부위 근위부 근력약화(특히 족부) 및 양쪽 손의 강직이 발생하였다. 입원 시 양쪽 3, 4번째 근위지절간관절의 굴곡 시 통증과 간헐적으로 양쪽 무릎과 발목 관절 가동 시 불편하고 뻐근한 통증을 호소하였다.
침치료는 말초를 자극하여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경 내 혈류 순환을 촉진시킨다. 촉진된 혈류는 신경세포의 수초와 축삭의 재생을 유도하여 말초신경의 회복을 도와줄 수 있어16 다양한 암 환자의 CIPN 증상 호전을 위해 침 치료를 시행한 보고가 있다17. CIPN의 감각과민, 감각저하, 통증, 이상감각 등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비증(痺證)에 속한다. 비증 치료의 상용혈18인 팔사혈, 합곡, 척택을 취하고 증례 문헌17을 바탕으로 CIPN에 사용된 혈자리와 증상과 상관성을 고려하여 침치료를 시행하였다.
침치료와 함께 우차신기환, 삼칠충초캡슐을 처방하였다. 우차신기환은 腎陽을 溫補하는 金匱腎氣丸에 우슬, 차전자를 가한 것으로 腎陽不足으로 인한 脚重脚腫, 小便不利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우차신기환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빈뇨증상에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oxaliplatin에 의한 말초신경독성 억제효과와 paclitaxel/carboplatin 병용으로 유발된 말초신경병증 완화를 보고하였다. 우차신기환의 임상증례보고를 참고하여 본 증례 환자에게 처방하였고 Fig. 2에서 알 수 있듯이 입원 11일부터 CIPN 관련 통증이 NRS4에서 0에서 1사이를 유지하였다. 암성 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oxycodone과 naloxone을 구성 성분으로 하는 targin정의 복용회수 감소에도 NRS는 유지되었다. 입원 9일째부터 환자의 소화불량과 변비 증상을 고려하여 익지, 육종용, 용안육을 가하여 우차신기환을 처방하였다. 익지는 溫中散寒, 開胃攝睡하는 효능에 의해 복통설사, 구토, 식욕부진의 증후에 사용하고, 육종용은 滋潤한데 膩滯하지 않는 특징으로 대장경에 들어가 대변을 통하게 한다. 용안육 脾氣에 작용하여 滋膩하지 않으면서도 壅氣하지 않는 滋補에 양호한 약물이다19. 식욕부진과 변비는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74%가 격는 흔한 증상으로20,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우차신기환에 가하여 처방하였고 증상을 개선을 보였다.
삼칠충초는 항종양, 신생혈관형성 억제 등의 효능을 지닌 항암플러스를 폐암치료 한약제제로 발전시킨것으로 삼칠근, 동충하초, 인삼, 유향의 4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 약재들은 비소세포성 폐암세포주의 증식을 억제, apoptosis를 유도하고 염증 억제의 효과를 가지며, 비소세포성 폐암환자들에게 처방하였을 때 암 크기의 유지 및 증상 호전과 환자의 활동이 개선됨이 보고되었다21,22. 폐절제술을 시행한 암환자들은 흉통과 호흡곤란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 본 증례 환자도 페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입원 당시 호흡곤란을 호소하였다. 삼칠충초가 폐암 환자의 호흡곤란과 부종에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어22 환자의 호흡곤란과 하지의 비함요부종에 대한 증상 호전을 위하여 처방하였다. 한방병원 입원 후 CT 검사 결과가 없어 암의 상태는 알 수 없으나 입원시 NRS3 정도로 호소하였던 호흡곤란은 치료 시작 3일 후부터 NRS 1 이하를 유지하였다(Fig. 2). 입원 당시 NRS7이었던 부종은 NRS3-4를 감소하였다.
본 증례 환자의 CIPN에 의한 통증과 호흡곤란은 침치료, 우차신기환과 삼칠충초캡슐 복용에 따른 증상 호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증례를 통해 폐암환자의 CIPN 증상 개선을 위해 한의학적 치료가 유용함을 제시하고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단일 증례 연구로 NRS 점수로서 일률적으로 증상을 평가하여 치료효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향후 BPI-SF worst pain score23나 total neuropathy score24 등의 특성화된 평가도구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의 도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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